혐한 심리에서 나타나는 논리

혐한의 세계 ⑧

등록 2021.01.18 16:02수정 2021.01.1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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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사람을 싫어한다는 심리학적 의미는 무엇이며 이러한 의미가 혐한의 세계에서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에 대해 두 번에 걸쳐 살펴보려고 한다. 

심리학자가 분석하는 '타인을 싫어한다'는 뜻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태세에서 출발한다. 원시시대부터 인류는 대인관계로부터 얻은 경험을 통해 자신에게 나타나는 이익과 불이익을 구분하고, 발생하는 통계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대상을 기피해 왔다.

현대사회에서도 가정과 사회 등 조직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에 중점을 두고 대상을 관찰하면서, 특정한 대상에 대해 친소관계를 구별해 대응해 왔다. 

싫어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자신에게 해를 끼치거나, 불이익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대상을 꺼려했던 것이다. 자신을 공격해 해를 끼칠 수 있는 대상 뿐만이 아니라, 자신이 공격했던 대상도 포함된다. 이는 상대로부터의 리벤지를 예상해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자신이 공격했던 대상도 자신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후보에 넣어 방어하고 있다.

사람은 특정한 대상을 좋아할 때 뿐만이 아니라 싫어할 때도 에너지가 발생한다. 싫어하는 사람이나 대상을 기피하려면 상대방에 대해 조사와 분석을 해야 하고 적절하게 피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데, 이때에 필요한 에너지를 말한다.

혐한을 확대시키는 것은 싫어함을 공유한다는 뜻인데, 이를 통해 자신만이 가진 싫어한다는 커다란 짐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즉, 경계를 위해 자신에게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줄이면서 방어할 수 있는 총량의 에너지를 증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응원이 되는데, 싫어하는 사람들이 모여 싫어하는 대상을 분석하고 공통점을 발견해 싫어하는 정당성을 쌓아가는 모양새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싫어한다는 것에는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불쾌감도 포함된다. 혐한론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논리의 괴리와 비약이 이를 뒷받침한다.


'혐한 비지니스'뿐만이 아니라 인간이 싫어한다는 속성을 이용해 비지니스에 활용하는 예는 얼마든지 있다. 가령 누구라도 쓴 약을 싫어하기 때문에 단 것을 입힌 알약과 같은 예다. 싫어함을 이용하여 사업으로 바꿔가는 과정에는 분석을 통해 싫어함에 대응하는 방식을 전환시킨다는 데에 있다.

사실 싫어한다는 것을 결집시켜 좋은 에너지로 발산시키는 방법은 한일간에 서로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스포츠 경기에서 한국과 일본은 서로 싫어하는 상대에게 질 수 없기 때문에 무한의 에너지를 발산시켜 상대를 무너뜨리기를 기대하면서 응원하고 있는 것이다. 

한일 간에 경기가 있던 다음날 식당에서 들었던 이야기이다. 가족이 모여 음식을 주문한 후, 연장자로 보이는 노년 남성이 아들에게 건넨 첫마디가 어제 한일 경기에 대한 결과였다. 우리만 일본을 싫어하는 경쟁상대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우리 이상으로 일본도 한국을 싫어하기 때문에 잠재적인 경쟁의식이 가족 간의 대화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혐한론자들이 주장하는 논리도 여기서 출발하지만, 이러한 논리보다 더 앞서가고 있다. 위와 같은 심리학에서의 논거를 토대로 하지만, 심리학에서 규정하는 싫어한다거나 또는 위험하다는 기준에서 비약하고 있다. 다음회에서는 심리학에서 나타나는 싫어함과 혐한에서 나타나는 싫어함의 차이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혐한 #지한 #한일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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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외형적인 성장과 함께 그 내면에 자리잡은 성숙도를 여러가지 측면에서 고민하면서 관찰하고 있는 일본거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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