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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는 하나라는데 양보하는 사람이 없네

[발언으로 뉴스 톺아보기] 보수야권의 후보단일화, 현주소는 '동상이몽'

등록 2021.01.21 10:46수정 2021.01.2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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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 오마이뉴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여야의 각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열기가 더해지고 있다. 나경원 미래통합당 전 의원을 비롯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국민의힘에서 출마선언을 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출마의사를 일찍이 밝혔다. 세 후보 모두 후보단일화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사이의 후보단일화에 대한 접근법은 확연히 다른 모양새다. 
 

지난 1월 8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발언 데이터. ⓒ 스피치로그 갈무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011년 8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 여론조사상 지지율이 50%에 육박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는 여론조사 지지율 5%대였던 박원순 후보에게 소위 '통 큰 양보'를 했다. 2012년 대선에서도 안 대표는 단일화해 문재인 후보를 도왔다. 하지만 지난 8일 안 대표는 "서울시장 야권 단일 후보로 문 정권의 폭주를 멈추겠다"라면서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11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 의원의 발언 데이터. ⓒ 스피치로그 갈무리

 
나경원 전 의원은 공식 출마선언 하루 전, 홍준표 무소속 의원을 만났다. 나경원 전 의원은 자신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결자해지 멤버'로 안철수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함께 언급되는 데 대해 "사실 한 분(안철수 대표)은 고 박원순 전 시장을 시장으로 만들어주신 분이고, 한 분(오세훈 전 시장)은 자리를 내놓으신 분"이라고 반박했다. 

19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나 전 의원은 "단일화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보수 야권단일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 전 시장과 안 대표는 출마를 선언하며 결자해지를 말했는데 가장 좋은 결자해지 방법은 잘할 것 같은 저를 밀어주는 것"이라며 자신이 보수 야권단일후보로 나왔을 때 승산이 있음을 강조했다.   

서울시장을 역임했다가 '무상급식 논란'을 자초한 뒤 사퇴했었던 오세훈 전 시장은 자신이 다른 후보들과 달리 경험이 있다는 점을 가장 큰 경쟁력으로 앞세웠다. "빈사 상태의 서울은 아마추어 초보시장, 1년짜리 인턴시장, 연습시장의 시행착오와 정책 실험을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라면서 보수 야권단일화를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반응은 냉랭하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단일화 대상으로 거론되는 안 대표에게 "더 이상 거론하고 싶지도 않은 사람"이라며 "스스로 자기가 유일한 야당단일후보라는 생각을 하는데 정치 상식으로 봐서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침을 가했다.

지난 7일엔 오세훈 전 시장이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을 전제로한 '조건부 출마선언'을 시사하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무슨 자격으로 협상을 하느냐"라고 오세훈 전 시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후 오세훈 전 시장은 '조건부'를 뗐다. 

'원샷 경선' 제안한 안철수... 국민의힘은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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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 발표회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보수 야권의 화두는 단연 '후보단일화'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자신을 비롯해 야권후보로 분류되는 금태섭 전 의원 등까지 포함하자면서 "국민의힘 경선 플랫폼을 야권 전체에 개방해달라"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사실상 이 제안을 거절하는 모양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 발표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야권 후보를 단일화하는 과정에서 각 당 입장도 있을 수 있고, 예비후보의 입장도 있을 수 있다"라며 "그것을 조정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 야권 단일화의 대의명제에 다 동의하고 있어서 안철수 대표와 싸울 일은 없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우리 당 후보를 뽑아서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 하겠다는 것"이라며 "각 당의 입장이 있는 것이고 거기에 따라 유불리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단일화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누구 하나 판을 양보하는 사람은 없는 형국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스피치로그( http://speechlog.co.kr )의 데이터를 활용해 작성한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스피치로그 리포트에도 실렸습니다.
#안철수 #나경원 #오세훈 #서울시장 #보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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