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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갔지만, 미국 파고든 '트럼피즘'은 남았다

미국에 깊게 새겨진 '트럼피즘'... 명과 암 짚어보니

등록 2021.01.20 14:20수정 2021.01.2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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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는 저물었지만, 그가 남긴 정치적 사회적 유산은 꽤 진하게 남아있다. 이것이 과거형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지배적이지만 아직도 현재진행형임을 부정할 수도 없다. 트럼피즘의 청산과 극복은 당면한 조 바이든 당선인의 과제이지만 우리에게 떠넘겨진 숙제이기도 하다. 지난 4년간 트럼프가 남긴 자국을 더듬어봤다.[기자말]
지난 4년간 트럼프 정권에 의해 만들어진 특이한 사회적 정치적 현상을 가리켜 언론과 일부 정치학자들이 '트럼피즘(Trumpism)'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트럼피즘은 집권 기간 동안 행해졌던 정치, 경제, 군사와 외교 정책에서 골간을 이루고 관통하던 핵심적 가치를 모아놓은 것을 가리킨다. 트럼피즘 실체를 논하기에 앞서 성격을 규정할 때 거론되는 단어가 포퓰리즘과 미국 우선주의다. 이 두 가지 성격은 원래 미국 정치사에 면면히 흐르는 전통과도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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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3일(미국 현지시각) 제럴드 R. 포드 국제공항에서 열린 유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춤을 추고 있는 모습. ⓒ AP=연합뉴스


트럼피즘을 연구하는 몇몇 정치학자는 트럼피즘의 원형을 잭슨 시대의 유산에서 찾으려고 한다. '앤드류 잭슨'은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위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 달러 지폐에 그의 초상화가 인쇄되었다. 제7대 대통령인 '앤드류 잭슨(Andrew Jackson)'은 독립혁명에 참전한 군인이었고,  정치가보다는 군사가로서 명망이 높았다. 퇴역 후 정치가로 변신하여 신생국 미국의 기초를 다지는 막중한 책임을 떠안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제한성과 단점도 많았지만, 그의 포퓰리즘 정책에는 일관된 사상이 흐르고 있었다. 후세의 역사가들이 '잭소니안 민주주의 Jacksonian Democracy'라고 이름 지어 불렀던 것처럼, 그 핵심 사상이란 바로 '주권재민'이었다. 미국이 한때 민주주의의 교과서라 불릴 만큼 세계사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식민지 잔재를 청산하고 독립국의 기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주권의 중심이 시민에게로 옮겨가는 과정이 생생하게 연출되었기 때문이다. 독립혁명이 그 첫 번째 페이지를 장식한 것이라면, 잭슨의 주권재민 실험은 서너 번째 장에 해당할 것이다. 

포퓰리즘과 함께 잭슨 정부를 비판할 때마다 꼬리표처럼 붙어 다닌 것은 고립주의다. 그런데 고립주의 외교 노선은 미국 정부가 줄곧 견지하는 전통적 노선이다. 초대 대통령 워싱턴은 정부를 수립하자마자 신생국 미국이 중립국임을 선포하고 유럽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려 했다. 그의 후임들 역시 독립국의 지위를 보장받고 주권을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 고립주의 노선을 고수했다. 

전통적인 고립주의 외교와 미국 우선주의 외교는 같은 듯하지만 다른 성격을 가진다. 미국은 습관적으로 허약하다고 느낄 때 고립주의 모드로 전환한다. 미국이 고립주의의 긴 잠에서 깨어난 것은 1차 세계대전 직후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경제 대공황기에 접어들면서 다시 고립주의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자국 경제 즉 시장과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2 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시기를 거치면서 미국은 고립주의 노선은 자국의 위상을 높이는 방편의 하나로 사용됐다.  현대사에서 미국이 보여주는 고립주의 노선은 더 이상 당위가 아닌 선택이었다. 자국 중심의 외교, 군사 그리고 경제 정책을 밀어붙일 때 스스로 고립주의 모드로 전환하고 상대를 강하게 밀어붙인다.

그러나 트럼프 재임 시기에 선보인 고립주의는 선택과 당위가 얼버무려진 하이브리드 타입이었다. 트럼프는 자국 경제를 보호해야 하고 강대국의 위상을 재고하는 방편으로 고립주의 노선을 강화시켰다.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 노선이 간혹  레이건 대통령의 '힘의 외교'와 비교되지만, 레이건 시기와 트럼프 시기의 미국은 성격이 다르다. 레이건 시기의 미국은 무소불위의 초강대국이었고 사회주의 소련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가던 와중이었다. 트럼프 시기의 미국은 강대국의 체면을 겨우 유지할 정도로 허약한 상태로 외부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던 와중이었다. 더는 물러날 곳이 없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선택한 것은 체면치레가 아니라 철저히 실리를 추구하는 외교였다. 그 과정이 세련되지 못하고 불필요한 갈등을 초래했다는 것이 '커다란' 문제였다.

잭슨 시기의 고립주의 노선과 트럼프 시기의 고립주의 노선 간의 공통점을 굳이 찾으라 한다면 필자는 주저함 없이 '열등감과 자존심'에 의한 결과라고 첫 줄에서 거론하겠다. 한민족이 '한(恨)'의 정서를 떨쳐버릴 수 없듯이 미국인과 미국 사회를 지배하는 정신문화적 유산은 열등감과 특유의 자존심이다.  이민자의 나라 미국의 탄생은 그 자체가 열등감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우연과 필연이 뒤섞인 일대 사건이었다. 모국 지향적인 문화가 온 사회를 지배하던 시기의 유럽 이주민은 지독한 열등감에 시달려야 했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미국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갖은 멸시와 차별을 참아내고 뼈를 깎아내는 고통을 감수하면서 국가를 일떠세웠다. 미국은 자신감이 충만할 때에는 세계를 무대로 삼아 활보하지만, 그 반대로 자신감을 잃었을 때는 움츠러들고 보신주의를 방패로 삼고 창끝을 예리하게 다듬는다. 잭슨 시기의 고립주의 외교가 지독한 열등감을 떨쳐내는 과정이었다면 트럼피즘이 추구한 미국 우선주의 노선은 실추한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한 조급성의 표현이었다.

무역 전쟁을 일으켰다고 해서 역조 현상이 당장 개선되고 가계 소득이 뚜렷한 증가세로 돌아서는 것도 아니지만, 초강대국의 이미지를 대내외에 각인시킨 것에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보았다. 

트럼피즘에 실체가 없다?

트럼피즘에 실체가 없다는 주장은 주류 언론의 레토릭과도 같다. 트럼피즘의 실체 유무를 따지는 것은 소모적인 논쟁에 지나지 않는다. 실체가 모호하더라도 트럼피즘이라는 미명 하에, 사회 정치적 현상이 때로는 심각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절반에 달하는 유권자가 단순한 지지를 넘어서 트럼피즘에 열광하는 것도 간과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임기 중 두 번째로 탄핵의 시비에 휘말린  미스터 트럼프가 여유만만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것은 막강한 우군의 지원을 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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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 시위대가 지난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서쪽 벽을 기어오르고 있다. 상ㆍ하원은 이날 합동회의를 개최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할 예정이었으나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로 회의가 전격 중단됐다. ⓒ 연합뉴스/AP

 
트럼피즘이 광범위한 대중에 널리 알려진 것은 큐아넌(QAnon)과 같은 게릴라 지지자들 역할이 컸다. 트럼프는 집권 내내 주요 언론의 집요한 공격에 시달려야 했고 그때마다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주요 언론이 정론을 펴지 않고 소문과 추측으로 자신의 정책을 기만하고 왜곡한다는 볼멘소리였다. 그의 대응방식은 스스로 통신사를 자처하고 뉴스를 생산하는 것이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게릴라식 지지자들이 우후죽순처럼 솟아났고 그들은 언론과의 전쟁에 뛰어들었다.

큐아넌(QAnon)은 원래 정치권 내부의 소식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던 '내부자' 소식통이었는데 그 후 수많은 큐아넌(QAnon)의 아류들이 트럼피즘의 실체를 하나씩 만들어나갔다. 가짜 뉴스를 저주하던 트럼프는 '가짜 뉴스' 현상의 최대 수혜자가 되어버린 것이다(관련 기사: '골칫거리' 불리는 트럼프 지지자들, 큐어넌을 아십니까 http://omn.kr/1rbkl).   

지난 4년간 실체도 없던 트럼피즘이 뿌리를 내리고 '될성부른 나무'로 성장한 배경에는 기성 정치권이 인큐베이터 역할을 자처했기 때문이다. 트럼피즘은 정치 냉소주의를 머금고 자라났다. 트럼프 정권의 탄생 비밀을 알고 싶다면 워싱턴 정가를 들여다보면 그 대답이 절로 나온다. 트럼프 정권과 트럼피즘의 탄생은 정치 냉소주의를 역으로 이용하여 정치화한 일대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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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모인 지지자 향해 주먹 쥐어 보이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할링전의 밸리 국제공항에 도착해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멕시코 국경에 건설된 장벽 완공을 기념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 sungo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연합뉴스


기성 정치인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시종일관 보여주었던 트럼프의 특이한 성격적 특징 또한 정치 냉소주의의 또 다른 현상이다. 정치적으로 소외되고 경제적으로 낙후한 중하층을 하나로 묶어 정치 세력화하는 과정에서 트럼피즘은 생명력을 획득했다. 이보다 더 구체적인 실체를 또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트럼피즘의 등장을 설명하려면 양당 체제를 떠받치고 있던 지지층의 이반 현상을 거론해야 한다. 이전까지 양당체제에 의해 양분되었던 지지층의 성격은 동전의 양면과 같았다. 정책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여줬을 뿐 본질적으로는 다르지 않았다.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던 시기를 전후하여 양당의 전통적인 텃밭에서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었다. 백인 유권자의 이반 현상이 점점 뚜렷해진다.

투표 결과를 결정짓는 중산층의 표심 이동이 특징적이다. 중산층의 경우 자신에게 편의와 먹거리를 제공하는 쪽을 선택하게 된다. 백인 소외 계층의 경우 마음 둘 곳이 별로 없다.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백인 유권자는 공화당에 기우는 성향이 강하다. 그러하기에 공화당 지지층에서의 변화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친트럼프와 반트럼프로 나뉘면서 양 진영 간의 견제와 알력이 심화되고 있다.

아직은 미비하지만, 민주당 내 극우 보수 세력의 이탈 현상도 주목할 만하다. 트럼프 지지 세력 간의 연대가 실제로 이루어질지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서러운 중하층 파고든 트럼프

전통적 지지층의 이반 현상, 당내 갈등, 갈 곳 없는 중하층의 설움 등등 이 틈새를 파고든 것이 트럼프, 트럼피즘이었다. 

조만간 전면에 나서게 될 밀레니얼 세대(30대)의 지지 성향에 따라 정치 지형이 송두리째 채 뒤바뀔 상황도 예상된다. 트럼피즘을 옹호하는 30대는 고리타분한 민주당, 권위 의식으로 가득 찬 공화당보다는 정치판을 아예 아수라판으로라도 만들어 놓고 있는 트럼프에 솔깃한다. '변화를 이끄는 보수' 이것이 밀레니얼 세대가 지향하는 목표일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트럼피즘이 시대의 변화를 이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더 나은 대안이 없는 한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는 것이 미국이 처한 현실이라고 본다. 이 와중에 제3의 세력이 등장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왜 이런 현상이 유독 최근에 자주 일어나는 걸까?  그 모든 이유와 원인을 트럼프 때문이라며 그에게 덮어씌우는 것은 합리적 추론이 될 수 없다. 시대의 흐름으로 이해해야 하며 결국 모든 정치적 문제의 출발점과 종착점인 경제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트럼피즘의 등장과 중산층의 몰락에는 서로 상관관계를 가진다. 한때는 미국의 번영을 일궈냈던 중산층은 예비 실업자군을 형성했고 경제 사정이 악화될 때마다 지속적으로 빈민으로 전락하고 있다.   

2010년 인구조사에서 빈곤층으로 분류되는 인구는 약 12%였다. 백인이 차지하던 비율은 약 10%, 숫자로 환산하면 약 2천 4백만 명이 빈곤계층을 구성했다.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현실에서는 하위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계층이 유럽의 기준으로는 빈곤계층으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하위 중산층이 더해지면 인구의 약 30% 정도가 상대적 빈곤층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또한 저학력 군으로 분류된다. 고급 일자리를 찾아서 대도시로 나올 수도 없기에 그나마 노동 인력이 있어야 하는 농촌과 공업지대에 남게 된다.

빈민 계층은 보건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의료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는 인구가 약 10%다. 노후 대책은 꿈같은 이야기다. 60세 전후로 은퇴하고 최저 생활비에도 못 미치는 정부 보조금에 의지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앞으로 10년 후, 20년 후에도 지금과 같은 수준의 혜택이(?) 지속될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빈민으로 전락한 이들과 위기에 직면한 중하층 백인에게 '미국을 다시 위대한 국가로 만들자'는 트럼프의 구호는 빈말이 아닌 절박한 호소다.  이들을 가리켜 단순하고 무식하다며 손가락질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 적지 않게 놀란 적이 있다. 울분과 설움을 인종차별, 반유대인 의식으로 표현하는 그들만의 문화적 현상을 들여다보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중상위 중산층 백인들이 트럼피즘에 공감하는 이유를 설명할 방법이 없어진다. 중상위층의 백인이 트럼프에 기대는 현상은 부에 대한 가치관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개인주의적 가치가 지배하는 사회다. 빈곤은 게으름의 결과이고 부는 성실함의 결과다. 복지와 의료는 철저히 개인에게 속하는 문제로 인식한다. 따라서 부의 사회적 분배는 어불성설이다. 복지 정책에 사용될 예산을 늘리려고 세금을 올리는 것에는 항상 반대 입장이다. 부자와 기업의 감세 정책에는 그 누구도 반대의견을 내놓지 않는다. 트럼피즘이 추구하는 작은 정부와 적은 역할에 공감하는 이유다. 이를 미국이 떠안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사회과학적으로 분석해야 옳지 않을까.

트럼피즘의 명과 암

한편, 트럼피즘의 등장으로 미국 정치사에 미칠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해 볼 만하다.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현시기에 찾아온 위기를 직감하고 있다. 관점이 약간 다를 뿐이다. 

미국은 과거에는 위대했으나 현재와 미래는 불안하고 암울하다는 관점과 미국은 여전히 세계를 지배하고 있으며 초강대국의 지위에는 변함없다는 관점이 서로 대립하고 있다. 트럼피즘은 당대의 미국을 들여다보는 프리즘 역할을 했고, 미국이 처한 현실이 무엇인지 가감 없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미국식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완성체나 다름없다고 선전하던 미국식 민주주의의 모델이 허상임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다. 모래성처럼 허물어지는 모습을 이제는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목청 터지도록 '위대한 미국'을 아무리 외쳐봐도 근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미국은 결코 위대해질 수 없다. 근본 문제란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파괴하는 각종 차별주의와 불평등이다.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미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온갖 차별이 만연해왔다. 그리고 불평등을 당연시하고 제도화했다. 계급, 계층 그리고 빈부 간의 격차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고, 이제는 지역 간 갈등의 골마저 깊어지고 있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갉아먹는 근본 문제를 해결하려면 차별과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야겠지만 이마저도 요원한 것은  공동체 의식이 작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공동체 의식을 발동시킬 사상적, 정신적 그리고 문화적 토대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정치권이 나서서 해결해 보겠다는 의지조차도 찾아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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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인과 트럼프 대통령 조 바이든 당선인(왼쪽)과 트럼프 전 대통령 ⓒ EPA=연합뉴스


정권을 되찾았다고 해서 과연 민주당이 흡족해할까? 아마도 지금쯤 골머리를 썩이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지난 4년간 쌓아놓은 트럼피즘 잔재를 처리해야 하는 일은 둘째로 치더라도 결코 해결될 것 같지 않을 난제들이 곳곳에 널려있다.

그중에서도 경제는 늘 정권을 늪으로 빠뜨리는 악재를 생산해낸다. 게다가 팬더믹의 공포감으로 마비된 경제는 십 년 전으로 뒷걸음쳤다. 천문학적 규모의 구제 예산을 집행해도 결국 되돌아오는 것은 가파른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경기 침체다. 그 악순환의 시기가 혹 선거와 겹친다면  민주당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트럼피즘이 남겨놓은 과제는 결국 민주주의다. 아무리 늦었다 하더라도 민주주의의 건설은 언제나 올바른 선택에 가깝다. 다행히도 미국은 민주주의의 토대를 건설해본 경험이 있다. 세계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독립혁명의 전통도 소상히 기록되어 있다.

비록 단 한 차례도 완성시켜 본 적은 없겠지만, 민주주의의 이념과 가치를 실천해야 할 때가 찾아온 것 같다. 거대하고 다양성이 살아 숨 쉬는 나라  미국에서 민주주의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가장 현실적인 삶의 방식이다. 만약 이것을 거부한다면 분열은 불 보듯 뻔한 결과이며, 분열은 곧 연방의 해체를 의미할 것이다.
#트럼피즘 #트럼프 #바이든 #민주주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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