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지율 상승이 의미하는 것

[주장] 여권의 지지층이 더불어민주당에게 보내는 메시지

등록 2021.01.21 11:28수정 2021.01.2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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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실에서 제2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경기도


지난 20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모든 도민에게 10만 원씩 지급하는 '2차 재난기본소득'을 공식 발표했다. 이재명 지사의 이 같은 공약은 최근 사면 발언으로 지지율 하락에 고전하고 있는 이낙연 대표와 지지부진한 개혁성과를 보이는 더불어민주당과 확연히 대비가 된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8월 광복절 집회 이후 주요 이슈에 대한 선제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하며 지속적인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3%에서 23%로 상승하며 지지율 1위
 

<그래프-1>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 최근 13개월 추이 (%, 한국갤럽) ⓒ 박민중


지난 15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이낙연 당 대표의 지지율 하락이다. (지난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으로 조사,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이낙연 대표는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 24%에서 28%를 기록하며 사실상 독주를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사면 발언으로 이낙연 대표의 지지율은 10%까지 추락했다. 반면, 이재명 지사는 지난 8월 2차 코로나 재확산 국면에서 발 빠른 대처와 선제적인 진보적 정책을 선점하며 13%에서 19%로 급등했다. 이재명 지사는 처음으로 이낙연 대표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이 시점을 계기로 차기 대선 주자 구도는 이낙연 대표의 독주체제에서 이낙연, 이재명, 윤석열 3자 구도로 재편되었다. 

지난 8월 2차 코로나 확산이 1차 변곡점이라면, 얼마 전 이낙연 대표의 사면 발언은 이재명 지사와 윤석열 총장의 2강 체제로 바뀌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이낙연 대표에서 빠진 여권의 지지층이 이재명 후보로 옮겨가고, 법무부 징계에 대해 윤석열 총장 측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면서 윤석열 총장이 문재인정부를 대항하는 야권의 대표주자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윤석열 총장은 정당의 후보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안정적인 지지율을 보여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난 하반기부터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은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분명하다. 

지지부진한 개혁성과에 대한 불만

현재 여권의 핵심 지지층과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의 가장 핵심적인 불만은 문재인정부(행정부)와 더불어민주당(입법부)의 개혁이 더디다는 점으로 보인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를 보고 80%에 이르는 시민들은 행정부의 무능함과 탐욕에 촛불로 응수했고,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문재인정부다. 2017년 행정부는 바뀌었지만 입법부인 국회는 더불어민주당이 제1당이기는 했지만 123석에 불과했기 때문에 주도적인 입법 개혁에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사실을 시민들도 알았기 때문에 문재인정부의 답답한 개혁성과를 이해해줄 수 있었다. 나아가 20대 국회에서 야권의 발목 잡기를 눈으로 경험한 시민들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여권에 180석이라는 전무후무한 입법권력을 안겨주었다. 이로써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로 이루어지는 민주주의 국가권력에서 시민들이 만들어 줄 수 있는 개혁의 합법적 토대는 모두 만들어 주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시민들의 이러한 성원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과 사법개혁, 대북관계 등은 아직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4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여전히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노숙 농성을 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지난 19일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이 지난 1년 2개월 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17가지 혐의 중 15가지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하자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지난 70년 간 이어온 한국 사회의 강고한 기득권을 개혁하는 일은 쉽지 않다고 하소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시간이 없다. 지난 총선에서의 '180석'은 시민들도 한국 사회의 기득권과 언론의 지형을 알기 때문에 만든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임기 3년차까지 국정지지도 50-60%대를 기록하며 유리한 여론지형을 만든 것도 마찬가지다. 

필자는 이러한 집권여당의 답답함에 따른 반작용으로 나타난 결과가 바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선전이라고 생각한다. 당내 기반이 취약하고 국회 경험이 없는 이재명에게 높은 지지율을 보내는 것은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보고 싶은 모습을 지금 이재명 지사가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기대심리가 투영된 것이다. 이낙연 대표에서 이재명 지사로 지지를 선회한 여권의 지지층은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지사의 정책에 대해 비판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재명 지사의 개혁적인 스탠스에 힘을 실어주고 같이 추진하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시민들이 만들어준 180석의 제도적 권력을 시민들의 니즈에 맞게 사용하지 못한다면,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은 더욱 상승할 것이다. 
#대선후보 #지지율 #이낙연 #이재명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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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박민중입니다. 생일은 3.1절입니다. 정치학을 전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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