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을 키우려면 주식시장을 공정하게 만들어야

등록 2021.01.22 20:51수정 2021.01.23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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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기획재정부는 대주주 요건을 강화하는 법안을 시행하려다가 개인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을 받았다. 국민청원에까지 올라와 24만 여명의 참여가 있었고 청와대의 답변이 이어졌다. 이미 여러 사람들이 이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으므로 필자가 더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몇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초심자들에게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 본다.

현재 코스피 종목당 10억원 이상이거나 지분율 1%를 넘기면 대주주에 해당되므로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이건 시대 변화를 보지 못한 탁상공론이다. 40년간 30배 커진 경제규모에서 10억원은 아무런 영향을 끼칠 수 없다. 현재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530조원 정도다. 10억원이 대주주라면 명함도 내밀 수 없다. 그저 1년간 배당수익률(분기 배당 합산)이 2% 정도일 뿐이다.

대주주는 기업의 경영에 영향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정의해야 한다. 현재 외국인 대주주 기준은 25%를 초과해야 한다. 개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불공정한 주식시장의 제도 중 하나인 대주주 지분율 금융시장이 불공정하면 판이 커지기 어렵다 ⓒ 한국경제

 
이와 더불어 다분히 위헌의 소지가 있는 연좌제의 문제가 있다. 직계존비속(친가·외가 조부모, 부모, 자녀, 손자·손녀 등) 합쳐서 10억 원이 넘으면 대주주가 되어 세금을 더 내야 한다. 할아버지부터 자녀와 손주들, 배우자가 모여서 어떤 종목에 얼마의 돈을 넣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얘기다. 바꿔 말해, 장기 투자로 복리 수익을 만들기 힘든 구조가 되므로 중산층이 늘어날 수 없다는 뜻이 된다.

앞선 글에서 단타로는 부를 이룰 수 없으며 오히려 재산상의 손실만 본다는 사실을 알았다. 트레이딩으로는 판이 커지지 않는다. 달나라 가는 세상에서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지금 서울시내 전세금이 10억원을 훌쩍 넘은(강남은 20억원 대) 상황에서 가족합산 10억원은 현실을 도외시한 금액이다. 

연좌제 철폐와 함께 손익통산도 필요하다. 이익을 거둔 해에 세금을 내는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손해를 본 경우에도 원천징수를 한다면 불합리하다. 미국이나 영국, 독일 등의 서구권에서는 이득을 본 경우에만 세금을 낸다. 즉, 손실과 이익을 상계하여 차익이 났을 때만 세금을 매기므로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정책이다.(손실 이월 기간이 무제한)

위조지폐를 만들어내는 무차입 공매도

무차입 공매도의 문제도 심각하다. 이는 한마디로 말해 위조지폐를 발행하는 일이다. 가령, 어떤 회사가 계속되는 실적악화로 파산 위험이 높다고 해보자. 그러면 현재 시점에서 일단 외상으로 팔아놓고 향후 주가가 더 떨어지면 재매입하여 이익을 내는 방법이다. 이때, 외상매도를 하기 위해서는 해당 주식을 갖고 있는 주주에게 꾸어와야 한다
 

위조지폐를 발행하는 무차입 공매도 불공정한 주식시장의 제도 중 하나로서 개인 투자자는 공매도를 못한다 ⓒ SBS Biz

 
그런데 무차입 공매도는 이런 빌리는 과정이 없으므로 위조지폐를 만들어내는 것과 똑같다. 개인들은 이것이 불가능하지만 기관이나 외국인들은 제 맘대로 할 수 있다. 이렇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다.

2018년 삼성증권은 무차입 공매도를 통해서 무려 112조원의 위폐를 발행했다. 이렇게 증시를 교란했음에도 5천만원 과태료라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한두 번이 아니다. 이미 드러난 것만 수차례에 걸쳐서 이루어졌다. 이와같이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불법 행위에는 강력한 처벌이 따라야한다.

필자는 공매도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목내이(木乃伊) 기업에게 우리의 세금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 순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렇게 하려면 개인 투자자들도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게 판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나라별 GDP 순위에서 한국의 위치는 13위 코로나19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2020년 GDP 순위는 더 상승할 것으로 보임. ⓒ the Global Economy

   
앞으로 1천년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통일 이후 엄청나게 발전할 우리의 앞날을 예상하고 준비해야 한다. 제도가 불공정하면 주식시장이 발달하기 어렵다. 더 나은 조건을 따져서 외국으로 자본이 움직이기 때문에 국부 유출이 될 수 있다는 소리다. 국내 금융시장이 발달하면 수많은 참여자들이 진입하여 판이 커진다. 중산층이 두터워지면서 인구도 늘어나고 세수도 저절로 증가한다. 정부는 사다리 걷어차기를 하지말고 개천에서 용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틀만아비는 법과 제도를 만들어 힘의 이동을 통제한다. 가장 상위의 틀만아비는 정부로서 체제 구축과 유지를 통해 고정된 수입원을 얻는다. 국민들이 내는 세금이다. 이 재원을 가지고 복지를 비롯하여 우리네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있다. 틀만아비의 하위 개념으로 마당잡이가 있다. 생산수단(기업)을 창출 또는 장악함으로써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는 무리다. 당대의 언어로 바꾸면 플랫폼이다. 

애플 스토어, 통신 시스템, 문화 인프라, 금융 서비스 등등. 사람들이 해당 플랫폼 안에 머물도록 하여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게 만든다. 그러나 부동산에 편중된 경제구조에서는 이러한 플랫폼의 발전이 몹시 더디다.

만약, 서브 프라임이 한국에서 발생했더라면 우리는 외환위기 때처럼 심각한 상황에 빠졌을 것이다. 미국은 달러라는 기축통화를 살포하여 위기를 수습했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 정책입안자들이 '금융투자는 전혀 해보지 않았다'는 말은 결코 자랑이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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