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한론 짚어보니... 일본은 왜 혐한을 이용할까

혐한의 세계 ⑨ 혐한심리에서 나타나는 논리2

등록 2021.01.25 16:31수정 2021.01.2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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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관계에서 인접하는 국가와는 사이가 좋은 예가 없다는 것을 혐한론자들은 강조한다. 유럽의 역사에서도 독일과 프랑스와 같이, 주변국과 오랫동안 앙숙으로 지내는 예는 있어도 가깝게 지내는 예는 보기 드물다는 것이다. 물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프랑스와 독일의 정치가들 리더쉽에 의해 구상되어 EU라는 공동체로 실현되는 과정도 빠뜨릴 수는 없다.

하여튼 혐한론자들 논리에 의하면, 한일 간의 대립과 갈등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전쟁까진 아니더라도 한-일 간 마찰이 일어날때, 민간 부문에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한다. 국민의 자세로는 상대국 국민의 심리를 철저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혐한론자는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상대국의 약점과 한일관계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혐한론도 심리학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방어태세에서 출발했는데, 심리적 공격으로 전환시킨 논리이다.
 

2019년 2월 17일 "일한국교단절선언대행진"을 하고 있는 일본 혐한단체(유튜브 채널 それぞれの主張 갈무리) ⓒ 최우현

 
혐한론자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지난번 2호(혐한서 톺아보기)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일본에서 혐한론은 한국에서의 남남갈등에 주목하면서 확대재생산이라고 소개한 바 있는데, 그 연장선에서 왜곡된 논리이다. 즉, 일본에서 생산된 주장보다는,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한국 사정에 대해 확대시켜 주장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의 남남갈등은 이미 일본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현상도 많이 포함하고 있다. 다만 그 정도가 심할 경우,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경계하자는 비판적인 제안도 포함하고 있다. 상대국인 한국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하지만, 한국에서와 같은 남남갈등을 일본은 극복해야 한다라는 내부단속이다.

일본이 혐한을 이용하는 이유 

일본이 혐한을 이용하는 이유는 한국이 지리적으로 가까워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역사적·문화적 등 사회현상이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기에 일본인이 이해하고 수용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미 일본의 신문이나 텔레비전 등 메이저 미디어에서는 일본과의 비교지표에서 한국을 중요한 선진국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혐한론자의 주장에는 설득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혐한론에서는 심리학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본의 불이익에 대해 민감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자산업 중에서는 특히,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반도체 부문에서 한국 기업의 약진에 비해 일본 기업이 눈에 띠게 뒤처질 때에 이를 분석하는 서적들이 봇물처럼 출판되고 있다. 이에 비해 혐한서에서는 한국문화를 분석한 다음, 한국기업과 한국 상품과의 연계성을 찾고 있다. 한류 문화를 세계로 확대시키는 것을 한국정부가 주도하면서, 이런 게 한국 기업, 한국 상품과 관련되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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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전략과 약진을 일본기업과 비교분석한 서적(출판연도는 모두 2011년 ) ⓒ 김광욱


반면 이들은 일본문화에 대해서는 옹호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일본문화에서 장점으로 인식되어온 장인정신을 한국과 비교하여 소개하면서, 이는 똑같이 유교문화권에 속하면서 그 적용을 달리하여 차이가 발생하였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유교의 가르침인 군자불기(君子不器)에 대한 잘못된 해석으로 과학과 기술을 천대한 결과가 조선을 후퇴시켰는데, 이러한 전통이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도 충분히 알려진 내용이 등장하고 있지만, 이러한 지적과 한계를 인식하면서 현장의 경영에서 적절하게 접목하고, 적용시킨 한국 기업의 약진이 돋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반도체산업과 한류문화가 상승효과를 일으키며 세계로 뻗어나간 배경에는 유교 문화와 놀이 문화가 숨어들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혐한론에서는 대기업에 대한 한국사회에서의 비판을 확대시키고 있다. 특히, 한국의 전자산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굳혀가는 시기에 혐한론이 비례하여 확대되면서 한국의 대기업 문화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을 더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무직과 생산직 근로자의 급여, 장기근속 등에 대한 장단점은 일본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인데, 한국의 경우 그 차이가 심화 되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경영합리화 없이 한국의 생산성과 경제지표를 단기간에 높힐 수는 없었을 것이다. '욕하면서 닮아간다'는 말과 같이 장기근속을 자랑하던 일본의 기업들도 어느 새 경영합리화를 우선으로 하면서, 산업에서 도태하는 부문, 채산이 나지않는 부문을 기업에서 구조조정하고 있다. 코로나 영향도 있었지만 2020년은 전년도에 비해 조기, 희망퇴직자의 모집수가 전년도에 비해 2.6배 늘어난 경우이다.

일부 지식인들은 이차대전 이후 독일과 견주면서 일본을 비교하기도 한다. 이차대전시 독일은 유럽을 점령하면서 유럽의 독일화를 목표로 했는데, 패전후 이를 반성하면서 오히려 유럽의 보편적인 가치와 규범을 받아들여 독일의 유럽화를 장려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이차대전시 일본은 아시아를 무력으로 점령하여 일본화하려 했지만, 전후에는 과거에 대한 반성이 철저하지 못했고, 또한 일본의 아시아화가 철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렇지만 오히려 혐한론자들은 일본이 아시아를 기준으로 한 규범에 회귀하는 것에 반대하며, 오히려 후꾸자와 유끼치가 내세운 탈아시아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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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한 #지한 #한일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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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외형적인 성장과 함께 그 내면에 자리잡은 성숙도를 여러가지 측면에서 고민하면서 관찰하고 있는 일본거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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