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권영길의 호소 "김진숙 복직, 비정상에 대한 정상의 출발"

30일 오후 광화문-청와대 인도에서 3500명 동참 촛불시위 예정

등록 2021.01.25 16:44수정 2021.01.25 16:44
0
원고료로 응원
a

25일 서울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김진숙 복직 요구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단식자들 앞에 선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 ⓒ 김종훈

 
"노조 대의원이 돼 어용노조를 고발하는 선전물을 썼다고 이유로, 국가권력은 김진숙을 고문실로 끌고 가 고문하고 병들게 만들었다. 김진숙의 복직은 국가권력의 이러한 만행에 대한 응징이며, 국가권력이 다시는 그러한 만행을 저지르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25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광장 앞에서 열린 '김진숙 해고 35년, 청와대 단식 35일, 오늘 798명 함께 단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김진숙의 복직이 비정상에 대한 정상의 출발"이라면서 한 말이다.

권 전 대표는 "김진숙의 복직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세력들과 한진중공업은 지난 연말로 김진숙의 정년이 됐기 때문에 이 사태를 얼버무리면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이라면서 "이 자리(청와대 분수대 앞)에는 김진숙 복직을 호소하며 자기 몸을 던지는 시민들이 35일째 단식을 하고 있고, 김진숙의 복직을 염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점점 더 뜻을 같이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전 대표의 말대로 그의 뒤에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을 요구하며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35일째 단식하는 송경동 시인과 서영섭 신부, 성미선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김우 권리찾기유니온 활동가, 정홍형 금속노조 부양지부 수석부지부장이 자리했다.

1981년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에 입사한 대한민국 최초 조선소 여성 용접공인 김진숙은 스물여섯이던 1986년 노조 집행부의 어용성을 폭로하는 전단을 배포했다가 대공분실에 세 차례나 끌려가 '빨갱이'로 몰려 고문을 당했다. 그해 7월 '무단결근'을 이유로 해고됐다.

하지만 이어진 해고무효 확인소송에서 김 지도위원은 패소했다. 당시 김 지도위원은 항소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판결이 확정됐다. 김 지도위원이 지난 21일 열린 국회토론회에서 "무료상담을 해주는 노무현 변호사가 '왜 항소하지 않았느냐'고 묻기까지 항소가 뭔지도 몰랐다"며 "그래서 패소가 확정됐는데 그걸 회사가 35년째 우려 먹고 있다"라고 말한 이유다. 

한진중공업은 김 지도위원에게 급여와 퇴직금 등을 지급하면 법적으로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복직 결정을 미루고 있다. 한진중공업의 법정관리사인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도 노동계의 복직 요구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김진숙 복직 외치며 798명 동조단식... 30일 촛불집회 예정
 
a

25일 서울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김진숙 복직 요구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35일째 단식 중인 서영섭 신부와 김우 권리찾기유니온 활동가. ⓒ 김종훈

 
이날로 35일째 무기한 단식을 잇고 있는 송경동 시인은 "지난 19일 정세균 국무총리와의 면담에서 1월 안에 문제해결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면서 "이번주 중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박병석 국회의장과의 면담 역시 요구한 상태다. 더이상 시간이 많지 않다. 국가폭력에 의한 부당해고 35년, 대통령과 정부가 나서서 부당해고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송 시인과 함께 단식을 잇고 있는 서영섭 신부 역시 "개인적으로 2014년 유민아빠가 단식할 때 함께 단식을 한 문재인 대통령을 기억하고 있다. 그때 문 대통령은 결연했고 정의로운 눈빛을 보여줬다. 나는 다시 그 눈빛을 확인하고 싶다"면서 사태 해결을 위한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연대 단식에 나선 박승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도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에 기대하는 모습은 과거 적폐 정권에 의해 피해를 겪은 당사자에게 애정 어린 회복조치하는 것"이라면서 "왜 전두환 정권이 저지른 패악과 피해를 김진숙 노동자 한 사람이 짊어져야 하나. 불의의 해고와 불법적인 폭력에 왜 현 정부는 침묵하고 동조하고 방조하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와 청와대 참모는 어떻게 정권을 잡게 됐는지, 민주시민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다시 한번 깊이 되새기라"면서 "시민들이 김진숙 노동자가 복직할 때까지 함께 싸우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정부의 결단뿐"이라고 재자 강조했다.
 
a

25일 서울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김진숙 복직 요구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35일째 단식 중인 성미선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정홍형 전국금속노조 부산양산 수석부지부장. ⓒ 김종훈

 
김 소장의 말대로 이날 오전 8시 기준 고진수, 김란희, 강경표, 강경희, 강금주, 강명자, 강명희, 강미, 강상훈, 강주선, 강한울 등 시민 798명은 '김진숙 복직, 해고금지'를 외치며 자발적으로 연대단식에 들어갔다. 

황철우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집행위원은 "작년 연말 복직돼야 할 김진숙 노동자가 여전히 복직하지 못하고 거리를 걷고 있다"며 "오는 30일 광화문 광장에서 3500명 규모의 대규모 촛불시위도 개최할 예정이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50미터 간격의 1인시위 형태로 촛불시위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지난 2020년 12월 30일 부산 호포역을 출발해 청와대까지 도보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은 '희망뚜벅이'를 자처하며 김 지도위원과 함께 걸음을 잇고 있다. 오는 2월 7일 청와대 앞에 도착할 예정이다.
#김진숙 #권영길 #복직 #청와대 #문재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3. 3 [단독] 윤석열 장모 "100억 잔고증명 위조, 또 있다" 법정 증언
  4. 4 "명품백 가짜" "파 뿌리 875원" 이수정님 왜 이러세요
  5. 5 '휴대폰 통째 저장' 논란... 2시간도 못간 검찰 해명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