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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이소영 "동료가 하루아침에 성폭력 피해자... 장혜영에 연대"

"'성희롱 참고 넘어간다'가 81.6%... 정치권 내 성폭력, 모두의 성찰 필요"

등록 2021.01.26 10:51수정 2021.01.2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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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은 지난해 7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 남소연

 
"우리 중 누구도 이 문제를 성찰하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장혜영 의원, 그리고 우리 사회의 많은 피해자들이 안전하고 온전하게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26일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의왕과천)이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을 두고 한 말이다. 지난 25일 정의당은 김종철 대표가 같은 당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했다는 사실을 공개해 큰 파장이 일었다.

이소영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장혜영 정의당 의원에게 위로와 존중 그리고 연대의 마음 보낸다"라고 밝혔다.

그는 "2018년 시작된 미투가 우리 사회의 경종을 울렸음에도 정치권을 포함한 우리 사회 곳곳에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성폭력 사건과, n번방 사건 등 SNS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성범죄 사건들을 지켜보면서, 우리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이, 때로는 스스로가, 또 때로는 내 동료들이 하루 아침에 성폭력 피해자가 되는 일들을 마주하게 된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장혜영 의원은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 이번 사건을 당당히 밝히고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다움'과 '가해자다움'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지극히 당연하고 자명한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큰 질문을 던졌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우리 사회 성폭력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닌, 남성 중심적이고 위계적인 사회 문화가 그 원인"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사회 제도와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여성가족부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희롱에 대해 '참고 넘어간다'는 답변이 81.6%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라며 "이번 사건을 비롯해서 우리가 아프고 괴롭게 고백할 수밖에 없는, 정치권 내 성폭력 사건들에 대해서, 우리 모두의 자성과 성찰이 필요하다"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이소영 의원의 이날 발언 전문.

[전문] "장혜영 그리고 우리 사회의 많은 피해자가 온전하게 일상 복귀할 수 있길"

"정의당 장혜영 의원에게 위로와 존중, 그리고 연대의 마음 보냅니다. 2018년 시작된 미투가 우리 사회의 경종을 울렸음에도 정치권을 포함한 우리 사회 곳곳에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성폭력 사건과, n번방 사건 등 SNS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성범죄 사건들을 지켜보면서, 우리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이, 때로는 스스로가, 또 때로는 내 동료들이 하루 아침에 성폭력 피해자가 되는 일들을 마주하게 되는 일임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장 의원은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 이번 사건을 당당히 밝히고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다움'과 '가해자다움'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지극히 당연하고 자명한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모든 사람에게 큰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번 사건은 성폭력을 가하는 사람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지위 여부를 막론하고 누구든지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으며, 장 의원의 말처럼 누구라도 동료 시민을 동등하고 존엄한 존재로 대하는 데 실패하는 순간, 성폭력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줍니다.

우리 사회 성폭력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닌, 남성 중심적이고 위계적인 사회 문화가 그 원인입니다. 성폭력 사건을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고 외면하는 순간, 우리는 한 뼘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길에서도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극복해야 하는 이러한 사회 문화는 피해자인 여성에게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2차 가해는 물론, 기존의 남성 중심 사회의 문화를 바꾸려고 하는 모든 이들을 주저하게 만듭니다. 우리가 가해자와 가해사실을 비난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거기서 한 걸음 더 나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성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성폭력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온전히 밝히고 회복에 집중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사회 제도와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여성가족부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희롱에 대해 '참고 넘어간다'는 답변이 81.6%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 '행위자와 사이가 불편해질까 봐' '소문, 평판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다시 말하면, 성 문제에 대한 조직의 인식과 문제 해결 의지, 역량에 대한 신뢰가 낮기 때문에 피해사실을 밝히고 해결에 나서기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점을 보더라도 피해자가 피해 상황을 해결하고 조속히 일상으로 회복하는 것을 보호하고 보장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번 사건을 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이번 사건을 비롯해서 우리가 아프고 괴롭게 고백할 수밖에 없는, 정치권 내 성폭력 사건들에 대해서, 우리 모두의 자성과 성찰이 필요합니다. 우리 중 누구도 이 문제를 성찰하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잘못을 바로잡는 끊임없는 반성적 노력을 통해 지금보다 더 나은 사회 만들어야 합니다. 장혜영 의원, 그리고 우리 사회의 많은 피해자들이 안전하고 온전하게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관련 기사]
[전문] 장혜영 "2차가해 두렵지만, 정의당과 사회 위한 길" http://omn.kr/1rtrz 
#장혜영 #정의당 #이소영 #미투 #성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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