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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 "최재형상 폐지 안 해... 기념사업회와는 소통하겠다"

추미애 수여 논란에 "기준에 부합해 준 것"... 최재형기념사업회에 같은 이름 상 있기도

등록 2021.01.27 18:32수정 2021.01.2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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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는 고 김상현 의원(아들 김영호 의원 대리수상)과 유인태 전 국회사무처장,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에게 최재형상을 수여했다. ⓒ 광복회

 
"일반 대중은 최재형 선생을 모르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광복회 차원에서 그분의 특징과 업적을 살려 최재형상을 제정한 거다. 고 김상현 의원이나 유인태 전 국회사무처장, 추미애 법무부장관도 이에 부합해 상을 준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광복회 최재형상에 대해 이 상을 제정하고 수여한 광복회 김원웅 회장이 26일 저녁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김 회장은 "최재형 선생은 이토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에게 보통 사람은 살 수 없었던 당시 최고급 권총이었던 브라우닝을 사줬다. 혹시 불발하거나 고장날 것을 우려한 것"이라면서 "광복회는 그런 선생의 뜻을 받들어 재정적으로 독립운동가와 후손들에게 지원책을 마련해 준 인물들을 찾았고 이에 광복회 상벌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금까지 3회에 걸쳐 최재형상을 수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복회 '최재형상'은 지난 2020년 5월 독립운동을 재정적으로 도운 고 최재형 선생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상이다. 
 

안중근 의사와 최재형 상해 임시 정부 재무부장관 블라디보스톡에서 사업에 성공한 거부 최재형은 찾아온 안중근 의사를 지원하며 거사를 지원했고 안중근의사 처형후 그가족들을 돌봤고 전재산을 헌납하며 조국광복을 위해 싸우다 일본에 의해 총살되였다. ⓒ 전상중


최재형 선생은 구한말 노비 출신으로 러시아에 건너가 큰 부를 이뤘다. 과정에서 러시아 연해주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생계를 돕고 학교 등을 세워 지원했다. 당시 러시아 정부가 지방정부 시장으로 최 선생을 추천할 만큼 한인사회의 대표적 지도자로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로 평가받았다. 특히 재산 대부분을 임시정부와 안중근 의사 활동 등을 지원하는 데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선생은 러시아어로 난로라는 뜻의 '페치카 최'로 불렸다. 하지만 1920년 4월 일본군에 의한 '4월 참변' 때 체포돼 순국했다.

그러나 지난 25일 광복회가 퇴임을 앞둔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최재형상을 수여하자 '독립운동가최재형기념사업회'는 입장문을 내고 "'최재형상'을 후손과 본 사업회 승인 없이 수여한다는 것은 최 선생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라며 반발했다. 또 기념사업회는 "여야를 초월해 국민적 존경을 받는 최재형 선생의 이름을 빌려 상을 수여하는 것은 광복회 정관에 금지된 정치활동"이라며 "김원웅 광복회장 개인의 사욕을 채우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지적했다.

광복회는 추 장관의 최재형상 수상 사유에 대해 "일제 후작 작위를 받은 친일파 이해승의 땅 등 공시지가 520억 원(시가 3000억 원) 상당의 친일 재산 171필지의 국가귀속을 위해 재임기간 중 노력한 점 등을 인정해 수상자로 선정했다"라고 밝혔다.

추미애 최재형상 수여에 '기념사업회' 반발... 광복회 "친일파 재산 귀속에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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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는 고 김상현 의원(아들 김영호 의원 대리수상)과 유인태 전 국회사무처장,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에게 최재형상을 수여했다. ⓒ 광복회

 
이날 김원웅 회장은 <오마이뉴스>에 "최재형상이 논란되는 것이, 그것도 일제강점기 친일행위를 했던 <조선일보>를 중심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면서 고 김상현 의원이 최재형상의 첫 번째 수상자가 된 이유를 상세히 밝혔다.


"1990년대 초 초선 의원할 때다. 당시에는 독립운동 지사들이 몇백 명 살아계셨다. 하지만 시내버스를 탈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한 분들도 많았다. 그래서 당시 중진이었던 김상현 의원에게 대책 마련을 호소했고 이후 김 의원이 직접 나서 기재부를 통해 생존 독립운동가들을 지원해주는 방안을 마련했다. 현재 스물한 분 남은 생존 애국지사들이 지금까지도 한 달에 몇십만 원이라도 생계비를 받게 된 이유다."

이어 김 회장은 최재형상의 두 번째 수상자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처장에 대해서도 "유 사무처장의 배려로 광복회가 국회 안에 있는 카페를 운영하게끔 됐다"면서 "카페 운영 수익금 전액은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된다. 그것이 카페 운영의 조건이었다. 지금까지 광복회가 하지 못했던 독립운동가 후손들에 대한 장학금 지원을 카페 운영을 통해 가능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또 김 회장은 추미애 전 장관에게 상을 수여한 것 역시 "국가로부터 지원받지 못하는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위한 자금마련 사업에서 추 장관은 해당부처 장관으로서 큰 역할을 했다"면서 "친일파 은닉재산을 몰수하는 과정에서 친일파의 은닉재산이 국가에 귀속되는 데 역할을 했다. 그 금액이 지난 1년 동안 공시지가로 520억 원에 달한다. 재임기간에 애써준 추 장관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왜 자꾸 민주당과 관련된 인물에게만 상을 주냐 따지는데 김상현 의원은 고인이 된 분이다. 정계 은퇴한 지도 20년이 넘었다. 유인태 사무처장도 정치를 떠난 분"이라면서 "정당 소속 여부를 떠나 독립운동가 지원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상을 줄 순 없는 일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이 국회 카페를 왜 광복회에 줬냐고 지속적으로 문제 삼았다. '장학금 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따지기만 했다. 독립운동가 후손들에게 장학금 재원을 마련하는 걸 따지는 (야당) 정치인들에게 최재형상을 줄 순 없는 것 아니냐?"

최재형기념사업회에도 같은 상 있어... 광복회 "해당 단체와 소통하겠다"

하지만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이미 최재형기념사업회에서 같은 이름의 상을 제정해 수여하고 있다. 기념사업회 측은 이 상이 2019년 5월 정기총회를 통해 제정됐음을 기념사업회 조례를 통해 밝히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10월 최재형기념사업회는 최재형 선생 순국 100주년 추모식에 주식회사 에스디바이오센서 조영식 회장에게 '국내 거주 고려인 동포들을 위한 한글 야학에 대한 재정적 후원과 고려인들의 복지를 위해 헌신적으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최재형상 본상을 수여했다. 사업회는 또 러시아 우수리스크 민족학교를 지원하는 등 평소 재외동포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공로로 영산그룹에 대해 최재형상 단체상을 수여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오마이뉴스>에 "앞으로는 관련 단체와 교감 및 소통을 하며 사전 검토를 거쳐 최재형상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기념사업회와의 협의를 약속했다.

한편, 27일 오후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최재형상을 없앤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광복회 핵심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보도는 오보"라면서 "보도와 달리 최재형상을 없애지 않는다. 다만 보도가 나온 것은 광복회 내부에서 전결 문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해프닝이다. 종전처럼 최재형상을 계속 이어가고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재형 #광복회 #김원웅 #추미애 #유인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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