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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젊어진 마운드, 올해 두산이 믿는 구석

[KBO리그] 낮아진 마운드 평균 연령...두산 이끄는 원동력 될까

21.01.28 14:18최종업데이트21.01.2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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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 이후 6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 베어스이지만, 이들에게도 고민은 있었다. 완벽했던 선발진, '판타스틱4'를 구축했던 2016년 정도를 제외하면 뜻대로 마운드가 운영된 적이 없었다.

특히 해를 거듭할수록 마운드의 평균 연령이 높아졌다. 극적으로 통합 우승을 차지한 2019년의 팀 전력을 보더라도 3선발 역할을 해준 이영하를 제외하면 젊은 투수들의 활약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누군가는 확실하게 한 자리를 차지할 정도의 투수가 나타나길 기다렸다.

마침내 2020년, 두산은 희망을 보았다. 결과적으로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머물렀으나 정규시즌을 치르는 동안 젊은 투수들의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이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마운드의 전망을 밝게 했다.
 

(왼쪽부터) 김민규-이승진-박치국 ⓒ 두산 베어스

 
김민규, 이승진의 깜짝 활약... 박치국도 든든했다

기간만 놓고 보면 가장 짧았지만, 임팩트는 강렬했다. 포스트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전천후 활약을 펼치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영하와 유희관의 부진 속에서도 두산 마운드를 이끌어 나간, 김민규가 주인공이었다.

지난해 프로 3년 차를 맞이한 김민규는 정규시즌 29경기에 등판하면서 53.1이닝 1승 2패 1세이브 ERA 4.89로 전년도보다 1군 등판 기회가 많아졌다. 포스트시즌 엔트리 승선에 성공, 총 5경기에 등판해 12이닝 ERA 0.75를 기록했다.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선 2경기 동안 자책점이 없었다.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도 5.1이닝 4피안타 1사사구 1탈삼진 1실점으로, 데뷔 첫 한국시리즈 선발 등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훌륭한 투구 내용이었다. 경기에선 졌어도 두산으로선 향후 선발로 활용이 가능한 투수를 한 명 찾아냈다는 게 희망적이었다.

트레이드로 시즌 도중에 합류한 이승진의 활약도 빠질 수 없다. SK 와이번스에서 두 시즌을 소화했던 이승진은 지난해 2:2 트레이드로 넘어왔고, 즉시전력감으로 활용한 불펜 자원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8월에는 선발로 네 경기를 나서기도 했지만, 9월부터 본격적으로 필승조로 투입되는 경기가 많아졌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승진의 고군분투는 이어졌다. 팀이 치른 12경기 중 무려 9경기에 등판, 특히 한국시리즈에서는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마운드에 올라왔다. 9경기 9이닝 3홀드 1세이브 ERA 3.00으로, KIA 타이거즈에서 이적한 홍건희와 더불어 불펜에 무게감을 더했다.

3년 연속으로 60경기 이상을 등판한 박치국의 공헌도도 인정받아 마땅하다. 무려 63경기에 등판, 71.2이닝을 소화했다. 8경기에 등판한 포스트시즌에서도 7.2이닝 동안 박치국이 기록한 자책점은 1점뿐이었다.
 

올해, 두산은 제 2의 최원준이 마운드에 나타나길 기대하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젊은 투수 성장 기다린다

김민규, 이승진, 박치국 세 선수보다 나이는 많지만, 최원준도 평균 연령을 낮추는 데 있어서 큰 역할을 했던 투수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최원준의 K/BB(탈삼진/볼넷)는 2019년 2.38에서 이듬해 2.69로, 제구 불안 문제를 조금이나마 덜어냈다. 무엇보다도, 그는 팀에 몇 안 되는 10승 투수였다.

두산이 화수분 야구의 대표주자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야수들의 몫이 컸다.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야수가 한 두 명이 아니었음에도 누군가가 그 자리를 메우면서 강팀으로 거듭났다. 올해도 최주환과 오재일의 이탈로 야수진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를 예정이다.

그에 비하면 마운드에서는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오히려 지금의 흐름만 놓고 보면 투수들이 두산의 화수분 야구를 지속시킬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지난해 주축이 되진 않았어도 1군 진입을 노릴 만한 선수가 꽤 있다.

윤명준, 이형범, 김강률 등이 주춤하는 사이 불펜에서 힘이 됐던 채지선이 대표적이다. 특히 팀이 힘들었던 7월과 8월, 많은 경기에 등판해 김태형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다음 달 1일부터 진행되는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포함됐다.

이 밖에도 시즌 중후반에 등판해 성장 가능성을 보인 권휘, 다섯 차례나 선발로 등판했던 박종기, 단 3경기였으나 묵직한 공으로 팬들의 관심을 받은 최세창 등의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김태형 감독 부임 이후 젊은 투수가 가장 많이 등장하기 시작한 지금, 개인과 팀 모두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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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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