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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위해 월급 전액 후원했더니... 횡령 의혹

전액 현금 인출 혹은 대표 계좌로... 아임맘 "후원금은 무조건 협회 통장으로 입금"

등록 2021.02.22 07:53수정 2021.02.2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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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미혼모협회 '아임맘' ⓒ 조정훈

      
후원물품 유용 등 의혹에 휩싸인 대구미혼모협회 아임맘에 대해 이번엔 후원금 횡령 의혹이 제기됐다. 후원금을 냈지만 대부분 현금 인출돼 이후 용도를 알 수 없게 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기부금 영수증 처리도 되지 않았다.

최근 아임맘은 모든 후원금은 협회 통장으로 입금하고 기부금 영수증을 꼭 발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임맘 전 직원 A씨는 2017년 자원봉사자로 시작해 최근까지 아임맘 직원으로 일했다. 아임맘은 2020년 3월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사업비 1억 원을 받아 '2020 생소맘 양육미혼모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A씨는 해당 사업 담당자로 지정돼 매달 170만 원의 월급을 받게 됐다. 하지만 그는 넉넉치 않은 단체 상황에 자신의 월급을 기부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아임맘 김아무개 대표에게 이런 뜻을 밝혔다고 한다.

그는 "나는 자원봉사 개념으로 일을 했다. 그래서 나에게 주는 임금으로 괜찮은 직원 한 명을 뽑아 쓰라는 의미로 되돌려 주었다"고 말했다.  A씨는 2020년 4월 첫 월급부터 아임맘 계좌로 이체하는 식으로 후원했다. 그러다가 이체 등이 번거로워 2020년 9월경 월급 통장과 카드를 아예 김 대표에게 맡겼다.

문제는 이때부터 발생했다. 최근 A씨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2020년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치 월급 대부분이 현금지급기를 통해 현금으로 인출됐다.
 

아임맘 전 직원 A씨의 통장 거래 내역. 월급 이외에도 용도를 알 수 없는 돈이 아임맘 계좌에서 이체됐다. ⓒ 조정훈

 
구체적인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2020년 10월말 해당계좌로 월급 170만원이 입금됐지만 며칠 후에 현금으로 인출됐다. 2020년 11월에 입금된 돈 170만원도 이틀 후에 '김○○스마일카드'로 모두 타행 송금됐다. '김○○'은 아임맘 대표 김씨의 이름이다.

이외에도 아임맘으로부터 용도를 알 수 없는 돈 수백만원이 해당 계좌로 이체됐는데 이 또한 모두 현금 인출됐다. 이런 거래는 2020년 10월에 250만원, 12월에 30만원이었다.

A씨는 "김 대표로부터 내가 후원한 돈이 어디에 사용됐는지 들은 적이 없다"며 "기부금 영수증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임맘 "후원금은 무조건 협회 통장으로 입금"

지난달 26일 아임맘은 입장문을 통해 후원금 관리가 투명하게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아임맘은 "김○○ 대표는 개인계좌로 후원금을 받은 적이 한번도 없다"며 "모든 현금 출납은 협회 통장만 사용하는 것이 규칙"이라고 밝혔다. 또 "개인적으로 후원금을 받더라고 무조건 협회 통장으로 입금한다"고 주장했다.

기부금 영수증의 경우 "현금 후원의 경우 모든 직원에게 공지 후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했다"고 덧붙였다.

아임맘은 2017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미혼모 지원단체로 기업 등에서 물품을 후원받아 미혼모들에게 나눠주는 등의 사업을 펴고 있다. 대표 김아무개씨는 2020년 한부모가족 지원에 힘썼다며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아임맘은 <오마이뉴스>의 보도가 계속되자 제보자가 비리를 저지른 당사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표 김씨는 <오마이뉴스>의 전화 연락을 일절 받지 않고 있다. 아임맘 관계자들도 "우리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대표도 사무실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임맘 #미혼모 #미혼모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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