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살리는 불씨, 세계유산축전 전국 4곳서 열린다

공주·부여·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 수원화성, 안동, 제주

등록 2021.02.01 16:03수정 2021.02.0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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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위기에서 문화유산으로 지역주민에게 위로가 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에 마중물이 된 문화재청의 세계유산축전이 올해 8~10월 전국 4곳에서 개최된다.

세계유산축전은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국내 세계유산의 가치·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개최된 문화유산 활용 복합 축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경북 안동(하회마을, 봉정사, 도산·병산서원),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서 다시 열리며, 수원화성, 백제역사유적지구(충남 공주·부여, 전북 익산)가 새롭게 추가됐다.
 

올해 8월 처음 열리는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축전 장소 중 공주 송산리고분군 ⓒ 문화재청

 
문화재청이 지난해 처음 시작한 세계유산축전은 각 지역 세계유산의 특성,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 역사적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세계유산 이해·전달·해석의 페스티벌이다. 중앙정부가 지자체를 지원하는 지역문화재 활용사업으로 공연·전시 유형의 가치 향유 프로그램과 세미나, 강연·워킹투어, 체험·교육 등 세계유산 이해 증진을 목표로 하는 가치 확산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7월 한국의 서원, 8월 경북(안동·경주·영주), 9월 제주에서 열린 2020 세계유산축전은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두기, 기록적인 장마와 연이은 태풍과 겹치며 축전 진행에 많은 제약이 따랐지만, 각 지역에 소재한 세계유산을 중심축으로 지역문화와 예술, 콘텐츠가 문화적 백신이 되어 지친 지역주민과 관광객을 치유하는 마음 방역이자 희망의 빛이 되었다.

문화관광연구소 ㈜티앤엘컨설팅(TNL)의 「2020 세계유산축전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세계유산축전에 참여한 방문객의 종합만족도는 7점 척도에 6.21점으로 이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86.83점으로 집계됐다. 제주도 방문객의 설문조사 데이터를 보면 방문동기에 대해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고 싶어서'가 가장 많이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치 향유에 대해서는 '일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색다른 체험과 세계유산에 대한 새로운 발견', 가치 확산은 '자연 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문화유산에 대한 자부심을 느꼈다'라고 분석됐다. 지역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제주 자연유산의 가치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되었다', '제주 지역을 홍보하는 데 기여하였다',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였다' 순으로 조사됐다. 세계유산축전 방문객의 전반적 인식은 축전 개최가 지역 발전에 사회·문화·경제적 선순환을 이끈다는 것이 모니터링 결과를 통해 확인되었다.
 

지난해 경북 세계유산축전에서 선보인 안동 하회마을의 '선유줄불놀이' 모습 ⓒ 전통플랫폼 헤리스타

지난해 제주 세계유산축전에서 가치 확산 프로그램으로 선보인 '만장굴 전 구간 탐사대' 모습 ⓒ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지난해 3개소의 세계유산축전 모니터링을 총괄한 김지선 한양대 겸임교수(관광학박사)는 "세계유산축전의 인지도 제고를 위해 지속성 확보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으로 국내 관광 진흥과 외래 관광객 유치, 세계유산 가치 확산을 목표로 축전 프로그램은 유산의 특징을 나타낼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요구된다. 궁극적으로 세계유산축전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인 발전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0년 역대 최대 규모 예산이자 최대 비율 증액으로 예산 1조 원 시대를 개막한 문화재청은, 2021년 예산도 2020년보다 4.6% 증액되었다. 올해 세계유산축전은 지난해 3개소에서 4개소로 늘어났다.

더불어 세계유산 20건과 세계기록유산 3건을 활용한 총 23선의 '세계유산 활용 프로그램'이 전국에서 펼쳐지며, 충북 보은, 경기 수원, 전북 익산 등 5개 지역에서는 미디어파사드(프로젝션맵핑), 인터랙티브 아트 등의 실감형 ICT 기법으로 '세계유산 미디어아트'를 선보인다.


문화재정책은 2020년을 기점으로 원형 중심의 보존에서 문화유산을 알고, 찾고, 가꾸어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활용으로 획기적 전환을 이뤘다. 일상을 송두리째 바꾼 코로나19의 위기를 겪으면서 그 변화는 가속됐고, 문화의 뿌리이자 창의성의 원천인 문화유산은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다.

문화재 활용 분야 예산은 2020년부터 대폭 확대돼, 전국에 특색있는 문화유산 방문코스(Korean Heritage Route)를 구축하는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과 세계유산축전, 기존의 생생문화재, 문화재야행 등 지역문화재 활용사업까지 모두 관광산업을 돕기 위해 그 불씨를 계속 지폈다.

문화재 활용 정책으로 지역 발전의 교두보를 마련한 김종승 문화재청 활용정책과장은 "문화유산의 보존과 함께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 지역의 문화유산은 지역 정체성의 표상이며 자산이므로 지역 발전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며 "문화재 활용이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누구나 일상에서 배우고 즐기며 맘껏 누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첨단기술, 예술, 관광과 어우러져 미래 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역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 개발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백제역사유적지구 중 익산 미륵사지 전경 ⓒ 문화재청

 
올해 열리는 4개소의 세계유산축전은 지방자치단체(광역·기초)를 중심으로 백제세계유산센터, 충남문화재단, 익산문화관광재단, 수원문화재단, 세계유교문화재단 등 각 지역의 문화전문기관이 주관하며, 축전별 집행위원회와 총감독, 사무국 등 전담조직이 가동된다. 또한 프로그램별 참여단체, 문화기획자, 예술인, 지역주민이 축전을 함께 만들어 가는 거버넌스를 구축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무대, 조명, 음향과 시설, 물품 등 프로그램 구현과 연관된 업계의 내수 진작에도 도움을 주며, 축전 운영에 필요한 인력의 고용을 창출한다. 무엇보다 숙박, 식사, 쇼핑 등 방문객의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져 위축된 지역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문화유산은 역사와 전통의 산물이며 우리의 뿌리를 찾아가는 디딤돌로 새로운 문화창조의 샘물이 되어 다양한 열매를 맺는다. 2021년 신축년 드디어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이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래의 등불을 다시 밝힐 2021 세계유산축전이 주목되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가 발행하는 한류콘텐츠 문화미디어 [전통플랫폼 헤리스타]에 함께 게재됩니다.

[글 = 이창근 칼럼니스트]
: 문화정책을 전공한 예술경영학박사(Ph.D.)로 문화산업컨설턴트인 동시에 콘텐츠산업을 읽고 쓰는 작가(Content Writer)로 활동.
#세계유산축전 #세계유산 #문화유산 #문화재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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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와 문화산업을 화두로 글 쓰는 칼럼니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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