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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부 북한 원전 문서 첫 줄 "내부검토, 공식입장 아님"

미·일 등과 협의 전제... 국민의힘 주장과 상당 부분 배치

등록 2021.02.01 21:45수정 2021.02.0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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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 문서. ⓒ 산업통상자원부

 

"동 보고서는 향후 북한지역에 원전건설을 추진할 경우 가능한 대안에 대한 내부검토 자료이며, 정부의 공식입장이 아님."

산업통상자원부가 북한 원전 건설 추진 관련 문서를 언론에 공개하며 적극적으로 의혹을 반박하고 나섰다. 파일명은 "180514_북한지역원전건설추진방안_v1.1.hwp"로 언론에는 위‧변조 방지를 위해 PDF 형식으로 제공됐다. 해당 자료가 사실이라면, 국민의힘 등에서 제기하는 의혹보다는 정부의 해명 쪽에 더 무게가 실린다.

산업부는 1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산업부의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바, 산업부는 동 사안이 현재 재판중인 사안임에도 불필요한 논란의 종식이라는 공익적 가치를 감안하여 정보공개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붙임과 같이 자료 원문을 공개한다"라고 밝혔다.

이 보도자료에 따르면, 해당 문서는 2018년 4월 27일 제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작성됐다. "향후 남북 경협이 활성화될 경우를 대비하여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한 자료"라는 게 산업부 측의 설명이다. 또한 "추가적인 검토나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이 그대로 종결되었다"라며 "따라서, 이 사안은 정부 정책으로 추진된 바 없으며, 북한에 원전 건설을 극비리에 추진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동 자료로 인해 불필요한 논란이 확산된 것에 대하여 유감으로 생각하며, 이에 해당 자료의 원문을 공개하는 바, 논란이 종식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라고 재차 당부했다.

한편, "일부 보도에서 공개한 530개 삭제 파일 목록을 확인한 결과, 이전 정부에서 작성된 자료가 174개, 현 정부에서 작성된 자료가 272개로 파악된다"라며 "그 외 작성시기 구분이 어려운 문서가 21개, 문서가 아닌 자료(jpg 등)가 63개로 파악된다"라고도 덧붙였다.


미국·일본 등과 협의 전제... 사용후핵연료는 북한 외 반출 혹은 IAEA 감시로

산업부가 공개한 파일은 총 6쪽 분량으로, 상단에는 "내부검토 자료이며, 정부의 공식입장이 아님"이라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1쪽부터 4쪽은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에 대한 ▲ 고려사항 ▲ 추진방안 ▲ 검토의견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5쪽과 6쪽은 지난 1994년 북·미제네바합의로 시작된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의 경수로 원전 사업의 추진경과에 대한 자료였다.

고려사항 첫 줄에는 "의사결정 기구는 미‧일 등 외국과 공동 구성하고, 사업추진조직은 남한의 관련부처가 참여하는 TF로 구성"된다고 쓰여 있다. 또한, 핵무기로 전용할 가능성이 있는 사용후핵연료의 처분방안에 대해서도 미국 등 주요 이해관계자와 협의를 선행해 북한 외로 반출하거나 IAEA의 엄격한 통제 하에 두는 방안 등을 거론했다. 정부가 '극비'로 북한에 원전을 건설하려 했다거나 '이적행위'를 했다는 제1야당의 주장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이 문서는 구체적인 추진방안으로 ▲ 금호지구에 건설 ▲ DMZ에 건설 ▲ 신한울 3‧4 건설 후 북한으로 송전 등 3가지 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후 "북한 내 사용 후 핵연료 처분이 전제될 경우, 1안이 소요시간과 사업비, 남한 내 에너지 전환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설득력이 있다"라면서도 "다만, 현재 북미간 비핵화 조치의 내용, 수준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 현 시점에서 구체적 추진방안 도출에는 한계가 있다"라고 못 박았다. 해당 의견이 공신력을 갖는 확정 내용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한 셈. "향후 비핵화 조치가 구체화되고 원전건설이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추진체계, 세부적인 추진방안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 필요"라고도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전 #북원전건설 #비핵화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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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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