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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국방백서 발간, '정권세습'→'김정은 집권' 표현 변화

9·19 남북군사합의 이행 성과 등 반영... 국방부 "내용적으론 큰 차이 없어"

등록 2021.02.02 13:52수정 2021.02.0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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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위원장, 핵추진 잠수함 개발 공식화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된 발사관 6개를 탑재한(6연장)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 연합뉴스

 
한국의 국방정책을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2020 국방백서>가, 북한의 '정권세습'이란 과거 표현을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으로 변경했다.

2년 전 발간한 <2018 국방백서>와 마찬가지로, '북한은 적'이란 표현은 삭제됐다. 이전에는 국방부는 '동반자'라 명시했던 일본은 이번 백서에서는 '이웃국가'라고만 표현했다.

국방부는 2일 공개한 <2020 국방백서>에서 최근 북한 내부정세와 관련, "북한은 2011년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이라고 평가했다.

이전 <2018 국방백서>에서는 "북한은 2011년 정권세습 이후 조직개편과 인적 교체 등을 통해 정권의 안정성을 유지"라고 적시했었다.

"정권 세습"이란 표현이 "집권"으로 바뀐 데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내용적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면서 "김 위원장이 집권한 지 10여년이 됐기 때문에 주체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른 차이"라고 설명했다.

<2020 국방백서>에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적으로 지칭하는 표현도 직전 발간된 <2018 국방백서>에 이어 사용하지 않았다. 다만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적시했다.

지난 <1995 국방백서>에 처음으로 '북한은 주적'이란 표현이 등장한 이래 <2004 국방백서>에서는 '북한의 직접적 군사위협'으로 대체됐다. 이후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이 발생한 이후 발간된 <2010 국방백서>에서는 '북한은 적'이란 표현이 다시 사용됐다.


국방부는 이후 <2016 국방백서>까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 살상무기, 사이버 공격 등을 주요 안보위협으로 규정하고, "이런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 주체인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을 유지한 바 있다.

<2020 국방백서>는 "북한은 대북제재 장기화와 코로나19로 인해 심화된 경제난 극복을 위해 자력갱생을 지속해 주장할 것"이라며 "사상 무장과 내부통제 강화를 통해 내부결속을 도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북한은 2020년 10월 당 설립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하고 '전쟁억제력'을 공언했다"면서도 "미국에 대한 언급 없이 '선제적으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 향후 북미 대화의 여지를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백서는 또 북한군은 특수전 부대의 위상을 강화하고자 특수작전군을 독립적으로 운용하고 있으나, 별도의 사령부를 편성했거나 사령관을 임명했는지는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동반자→이웃국가' 명명 변화

아울러 국방부는 이전 국방백서까지 '동반자'라 명시했던 일본을 이번 백서에선 '이웃국가'라고만 표현했다. 일본 정부의 일방적 수출규제 조치 이후 한일관계가 불편한 상황에서, 이렇게 정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는 게 국방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에 대해서 국방부는 "미국과 중국 간 전략 경쟁과 갈등이 정치, 경제, 군사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미·중·일·러 간의 역학관계로 인해 동북아 지역의 불확실성 또한 더욱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방백서는 "동북아에서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후 심화되고 있다"면서 "이런 안보환경은 코로나19 상황과 한반도 비핵화 변수가 접목되어 역내 안보구도의 유동성과 불확실성을 증대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미동맹은, 한반도는 물론 지역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포괄적인 전략동맹으로 지속 발전하고 있다"라며 "한미동맹은 한반도 및 역내 평화·번영의 핵심축으로 기능한다"고 설명했다.

<2020 국방백서>에는 2018년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 이행 성과를 비롯해 군사합의 이행 의지와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가동,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한 군비통제 의지 등도 반영됐다.

총 362페이지로 구성된 <2020 국방백서>는 2월 중 정부기관과 국회, 도서관 등에 배포되며 국방부 홈페이지를 통해 내려 받을 수도 있다. 또 영어·일본어·러시아어·중국어로 된 요약본도 상반기 중 발간될 예정이다.
#2020 국방백서 #북한 #비핵화 #일본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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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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