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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 민주화운동 관련 제적생 3명에 첫 '명예학위' 추진

신청 받아 심사 거쳐 25일 수여... 진홍근, 권재성, 김기석씨 신청하기로

등록 2021.02.05 11:26수정 2021.02.0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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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학교 가좌캠퍼스 민주광장에 세워져 있는 '민주주의 6월항쟁 기념' 표지석의 앞면. ⓒ 윤성효

 
1980~90년대 경상대학교(국립)에 다니다 민주화운동 관련해 졸업하지 못한 인사들이 '명예학사학위'를 받는다. 경상대가 민주화운동 관련해 명예학사학위를 수여하기는 처음이다.

경상대는 이번 주 안으로 신청을 받아 학무회의 심의를 거쳐 오는 25일 열리는 졸업식 때 '명예학사학위'를 수여한다.

그동안 경남유월민주항쟁정신계승시민연대(이사장 정현찬)는 경상대에 '명예학위수여'를 요구해 왔다.

권순기 경상대 총장은 2020년 11월 10일 가좌캠퍼스 민주광장에서 열린 '6월 민주항쟁 기념 표지석' 제막식 때 '명예졸업장 수여' 뜻을 밝히기도 했다.

시민연대는 우선 3명의 신청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1983년 경상대 의과대학에 수석 입학했던 진홍근(57), 1986년 사범대학 국어교육과에 입학했던 권재성(54), 1987년 농과대학 축산학과에 입학했던 김기석(52)씨다.

진홍근씨는 1986년 전두환 군사정부 시절 경상대 내 비공개 민주주의운동 조직인 '자주민주투쟁위원회'의 발족을 주도했고, 6월항쟁 당시인 1987년 6월 27일 경찰에 체포되었다.

이후 그는 구속되었다가 6·29선언 이후 열린 재판에서 구류 판정을 받고 풀려났다. 그는 1989년 의대를 다니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되었다가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고, 이후 김영삼 정부 때 사면복권되었다.


복학하지 않았던 그는 진주민주청년회, 민주주의민족통일 서부경남연합, 민가협(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등에서 활동했다. 그는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등에관한법률' 시행 과정에도 여러 관련자들의 '인보증을 서기도 했지만, 자신은 해당 법률의 한계를 지적하며 거절하기도 했다.

진홍근씨는 "다만 경상대 명예졸업에 대하여는 아버지가 장손 외아들의 한을 품고 작고하셨으니 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 생각하여 받아들인다"고 했다.

그는 "민주화운동 관련 명예졸업의 제안자이자 당사자로서 이에 마음을 내어주신 총장과 여러 관계자들께 다함없는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현재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일하고 있는 권재성씨는 1987년 '언론자유' 투쟁에 참여하고, 1988년 수입농산물 저지 운동과 1989년 '광주학살 5공비리 노태우정권 퇴진 특별위원회' 활동을 했다.

그는 1989년 9월 '참교육을 위한 전국민궐기대회' 시위 도중 구속되어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 1990년 3월 복학했던 그는 학내 민주화투쟁으로 다시 구속되었다.

군대를 다녀온 그는 1995년 김영삼정부 때 사면복권 되어 재입학했다가 4학년 때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되었다. 이때가 세 번째 구속이었다.

2004년 카이에 입사했던 그는 "카이와 경상대 항공우주공학과가 양해각서를 맺을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며 "후배들이 카이에 안정적으로 입사할 수 있는 길을 텄다는 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김기석씨는 1989년 11월 경상대 교문에서 시위하다 연행되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등으로 구속되어 징역 1년을 선고받아 복역했다.

그는 1993년 9월 자취방에서 연행되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되어 징역 1년 6월을 선고 받았다. 그는 1992년 경상대 총학생회 부회장으로 시위를 주도하기도 했다.

김기석씨는 두 차례 구속 수감되면서 미등록으로 제적되었다.

경상대 학사지원과 관계자는 "우리 대학에서 민주화운동 관련해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기는 처음이다"며 "민주항쟁 관련 증빙자료를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명예학사학위를 수여할 것"이라고 했다.
#경상대학교 #민주화운동 #명예학위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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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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