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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목재 재활용, 무엇이 문제인가?

[주장] 목재자원 순환이용 막는 환경규제 개선이 절실하다

등록 2021.02.10 20:18수정 2021.02.1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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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방문한 독일 폐목재발전소는 3~4등급 폐목재를 파쇄하여 발전연료로 사용하고 있었다. 연료 품질에 특별한 규제는 없지만, 독일연방대기규제법에 의해 대기배출 물질은 철저히 관리되고 있었다. ⓒ 유성진

 
산림에 심은 나무는 물과 햇빛을 통해 탄소는 흡수하고, 산소를 우리에게 제공하며 자란다. 다 자란 나무는 흡수한 탄소를 고정하며 좋은 목재로 주거공간에서 다양한 형태로 활용된다. 쓸모가 없어 버려지는 폐목재를 물질 재활용하면 그동안 산림의 나무는 더 자라나며 지구온난화를 막아줄 수 있다.

물질 재활용 할 수 없는 폐목재는 발전 연료가 되어 태울 때, 가지고 있던 탄소가 배출되는 탄소중립 에너지이다. 결국 나무는 우리에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소중한 자원이기에, 버려지는 폐목재 순환이용 체계 구축이 절실한데 환경 규제는 오히려 재활용을 위축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국토 63%가 산림이다. 나무는 울창하지만 경제림 부족으로 목재자급율 15%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외화를 주고 수입한 목재와 목재 제품은 폐목재로 배출되어도 인체에 유해한 석유화학 물질이 아니고 천연자원인 식물바이오매스이다.

유럽연합에서는 폐목재를 1~4등급으로 구분하여, 깨끗한 1~2등급 폐목재는 물질재활용 우선하고 3~4등급 폐목재는 에너지로 연료로 사용하도록 한다. 일본에서도 품질 상태에 따라 물질 재활용과 에너지연료로 유연하게 사용되고 있다.

탄소중립사회를 추구하는 상황에서 폐목재의 효율적인 순환이용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재활용 활성화에 발목을 잡고 있는 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조사해 보았다.  

복잡한 폐목재 분류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들조차 불법 처리?
 

나무를 가공해 사용한 오염되지 않은 폐목재는 다양한 물질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 유성진

 
폐기물관리법에서 폐목재 분류코드를 사업장일반폐기물 14종류, 생활폐기물 3종류로 구분하고, '건설폐기물재활용촉진에관한법률'에 별도로 폐목재 코드가 있어 총18 종류로 분류하고 있다(폐기물시행규칙 별표4).

복잡한 폐목재 분류코드 때문에 재활용 통계마저 뒤죽박죽이다. 환경부가 통계한 2018년 폐목재 발생량은 220만톤이다. 하지만 실제 최종 재활용되고 있는 수량은 오히려 발생량을 크게 초과한다.

환경공단이 발표한 발전소 연료 폐목재고형연료(Bio-SRF)가 한 해 200만톤이고, 나무판 원재료로 사용되는 수량이 100만톤이다. 심지어 폐목재 분류기준에 들어가지 않는 것에 적용하는 그 밖의 폐목재(51-20-99)로 분류한 것이 한 해 80만톤이나 폐목재고형연료(Bio-SRF)로 공급되어 환경부 발생량 통계의 40%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가정에서 배출하는 생활폐가구를 수거한 지방자치단체들조차 폐목재 분류코드에 맞게 처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목재재활용협회에서 조사한 결과 2020년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이 발주한 228건의 대형폐기물(폐가구)처리 용역입찰에서 생활폐기물_폐가구류(91-10-01~03)를 재활용허가가 없는 사업장일반폐기물_폐목재(51-20-01~13,51-20-99) 재활용 사업자들에게 발주 처리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폐가구는 발전연료가 될 수 없으니, 재활용자와 발전소는 불법?
 

가정에서 배출한 폐가구는 3~4등급 폐목재로 물질재활용보다 발전연료로 활용되어야 한다. ⓒ 유성진

 
가정에서 배출되는 생활폐가구는 접착제가 사용된 나무판(파티클보드, MDF)의 표면에 다양하게 표면을 코팅하거나 테두리에 화학물질이 사용된 3~4등급 폐목재이다. 물질 재활용보다는 에너지 연료로 사용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문제는 환경공단 "고형연료 선별가이드"에 따르면 생활폐가구에 사용된 합판, 파티클보드, MDF(중밀도섬유판), 방부목은 표면코팅 등으로 Bio-SRF 원료로 부적정하다고 발표했다는 점이다.

한 해 200만톤이나 발전소에 공급되는 폐목재고형연료(Bio-SRF) 대부분은 생활폐가구나 상업시설 실내 내장재 폐목재이기에 환경공단이 발표한 연료기준을 따른다면 사용될 수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생활폐가구(91-10-01~03)로 제조한 고형연료가 환경공단 통계에서는 10만2천톤으로 나오니, 폐목재 분류 때문에 실제 유통되는 통계가 뒤죽박죽인 것이다. 

유럽연합의 독일은 "폐목재명령"에서 3~4등급 폐목재가 발전소 연료로 사용될 수 있도록 유해물질 기준을 허용하고 있으며 다만 연료로 사용하는 발전소는 독일연방배출규제법의 대기오염물질 배출기준을 지켜야 하고, 발전사업자는 최적가용기술(BAT)을 적용하여 배출기준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허가신청 하도록 한다. 즉, 유럽과 일본에서는 폐목재를 바이오매스 발전소에서 사용하는 데 있어 연료품질기준은 유연하지만, 발전소에는 대기유해물질 배출규제를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폐목재 무허가 연료는 허용하고 재활용자는 규제 강화
 

오염되지 않은 폐목재를 연료로 사용하는 것은 허용하면서, 재활용업체 처리는 규제를 하는 상황이다. ⓒ 유성진

 
오염물질이 없는 폐목재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에서 폐기물처리시설 외의 장소에서 폐목재류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동절기에는 폐목재가 땔감용으로 유통되고 있고, 가마솥 해장국 식당에서 폐목재를 태워도 어느 누구도 문제 삼지 않는다.

그런데 환경부가 지난해 5월 27일 전국적으로 심해지는 가연성쓰레기의 방치폐기물 사태를 근절한다며 폐기물관리법 및 하위법령 개정을 통해 폐기물 배출신고 의무가 없는 사업장 생활계폐기물로 규정하는 "일일 300kg 미만, 일련의 공사로 5톤 미만 발생하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이라도 재활용 사업자에게 들어올 경우에는 "모든 입고 차량의 정보(사업자번호, 차량번호, 소재지, 연락처, 적재중량)를 환경공단 올바로시스템에 입력하도록" 의무화했다.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폐목재를 소량씩 배출하는 제조, 물류사업장에서는 폐목재를 재활용자사업자에게 처리할 경우 배출자 정보가 입력되어 배출신고 대상으로 지정될 우려로 인해 재활용처리 보다 오히려 불법 처리와 방치폐기물이 되는 풍선효과까지 발생한다. 

기후변화 심화로 친환경과 탄소중립은 시대적 요구이다. 천연자원인 나무는 생장할 때 흡수한 탄소를 목재제품으로 사용하는 동안에도 탄소를 고정하다가, 최종적으로 연료로 태울 때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연료로 인정한다. 

신재생에너지제도 영향으로 폐목재는 환경부 발생량 통계를 크게 초과하는 수량이 등급에 따라 물질재활용과 에너지연료로 사용되고 있기에 방치될 이유가 전혀 없다. 환경부는 이제라도 폐목재 분류를 18종류에서 4개 등급으로 간소화하여 지방자치단체가 적법하게 생활폐기물_폐가구를 외부 용역처리 할 수 있도록 하고, 폐목재고형연료 품질기준(Bio-SRF)을 외국처럼 현실화하면서 사용자인 발전소가 대기 유해물질 배출기준을 엄격하게 지키도록 해야 한다.

또한, 사업장 생활계폐기물로 분류되는 소량의 폐목재(1~2등급) 배출자가 재활용업체에 안심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탄소중립 시대 폐목재는 반복 재사용-물질 재활용이 우선시 되어야 하며, 더 이상 재활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바이오에너지 발전소 연료로 사용되어야 한다. 한정된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순환경제체계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모든 폐기물을 획일적으로 관리하는 폐기물관리법에서 다양한 폐기물별로 환경 유해성·재활용성·경제성 등을 고려하여 관리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폐목재 #환경부 #폐목재재활용 #BIO-SRF #바이오매스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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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인류는 지구온난화와 화석연료 고갈이라는 거대한 문제에 봉착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나무라는 자원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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