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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쓴 서평은 '미끼'를 던진다

독후감·서평 쓰는 법 ①

등록 2021.02.16 09:32수정 2021.02.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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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 픽사베이

 
중고등학교 수행평가로 독후감이나 서평을 쓴다. 2020년부터 초등학교 이상 '한 학기 한 권 읽기' 독서 활동 수업에 매 학기 독후감이나 서평을 쓰는 과정을 진행한다. 대학입시 수시모집에 서울대 자기소개서에 '자신에게 큰 영향을 준 책을 3권 이내로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여 주십시오'라는 질문을 선택했다. 대학이나 직장에서 보고서 작성할 때 책 일부라도 가져와서 문구 인용 정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 수준이라면 글쓰기 필수 능력 중 하나가 서평 쓰기라고 말할 수 있겠다.

막상 서평을 쓰려면 어떻게 채울지 막막하다. 시간마저 촉박하면 글쓰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평소 서평이라면 그저 책 한 권을 읽은 후에 감상문 정도로 편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학교에서 점수를 매기는 과제나 서평을 써달라는 개인적 부탁이라도 받으면 상황이 달라진다. 그저 편안한 글쓰기가 부담스러운 작업으로 바뀌고 만다. 인터넷을 켜고 #서평 쓰기, #서평 잘 쓰는 방법, #서평 예시 등 여기저기 키워드를 두들기면서 내용이나 형식을 급하게 찾아 헤맨다. 더 잘써볼 요량으로 괜찮은 형식도 찾아보고 다른 서평도 찾게 된다. 역시 서평 쓰기가 만만치 않다.


서평을 '책의 내용과 특징을 소개하거나 책의 가치를 평가한 글'이라고 정의한다.
서평(書評)이란, 글자 그대로 글을 평가한다는 말이다. 서평쓰기 요령을 간단히 설명하면, 어떤 책을 읽고 '좋다 혹은 나쁘다' 또는 '같은 생각이다 혹은 다른 생각이다'라는 어투로 내용을 설명하고 개인적인 평가 사실을 먼저 내려본다. 여기에 합당한 평가 근거나 이유를 제시하면서 비평을 덧붙인다.

책을 쓴 저자의 주변 정보나 집필 배경까지 소개하면 책 내용이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조금 어려운 단어를 빌리자면 맥락(Context)까지 살피라는 말이다. 서평은 책을 먼저 읽은 경험자로서 '괜히 시간만 버렸다' 또는 '돈 가치 이상이라 추천한다'라며 분명한 의견을 전달하는 수단이다. 다시 말해 책을 구매하려는 독자에게 미끼를 던지는 역할이라는 말이다.

과연 서평에 담아야 할 내용은 무엇인가. 책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와 서평을 쓰는 사람의 주관적 해석, 이 두 가지 정보를 채워야 한다. 객관적인 정보란 책을 소개하는 일반적인 항목이다. 책 이름, 저자 이름, 배경 지식 등이 기본 정보에 해당한다. 아직 책을 읽지 못한 독자라도 쉽게 알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방식이 좋다.

주관적 해석이란 인상적인 구절, 나의 경험과 의견, 평가와 추천 포인트 등을 말한다. 서평을 쓰는 사람만이 느끼고 판단하는 주관적인 소감을 담아낸다. 객관적 정보와 주관적 해석을 함께 담아야 서평 모양이 갖춰진다. 하나씩 나열하면, ⓵도서명(제목) ⓶저자 소개 ⓷배경 지식 ⓸작가 의도 ⓹줄거리 요약 ⓺인상 깊은 구절 ⓻나의 평가와 소감 ⓼추천 포인트로 항목들을 정리할 수 있다.

독후감 쓰기가 우선이다. 독서 감상문 또는 독후감부터 출발해야 서평 쓰기가 수월하다. 독후감 쓰기를 기초로 생각하라는 이야기다. 독후감 쓰는 요령은 간단하다. 책을 읽은 후에 전체 줄거리와 느낀 점을 쓰면 충분하다. 수학 공식처럼 요약하면 '책 소개+줄거리 내용+읽은 소감'을 적으면 완성이다. 먼저 책 소개와 함께 내용 흐름을 줄거리로 요약 정리한다.


독서 감상문을 '독서와 감상문'으로 쪼개서 차례로 쓰는 일이다. '독서'부터 시작한다. 객관적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로 책 내용을 먼저 적는다. 여기에 '감상문'으로 연결하여 주관적 감상을 적어서 마무리한다. '객관적 독서'는 책을 읽은 후에 객관적인 정보를 독자에게 알리는 과정이다.

책 내용을 육하원칙에 맞춰 정리하면 줄거리 요약이 가능하다. 여기에 개인의 느낌이나 생각을 '주관적 감상' 과정으로 연결한다. 책 전체에서 느껴지는 감정이나 특별히 인상이 남는 한 부분이라도 개인 소감으로 밝힌다. 내용이 구체적이면서 자기 경험이 묻어난다면 글을 읽는 사람에게 공감을 끌어낼 수 있다.

저자에게도 '질문'을 던져야 한다 

독후감에 비평과 가치를 더한 글이 서평이다. 단순한 줄거리나 느낌을 담는 그릇이 독후감이라면, 서평은 책이 전달하는 모든 의미를 파악하려는 노력을 담아야 한다. 그래서 책을 고르는 단계부터 자기 생각을 어떻게 담을지 생각해야 서평 흐름이 자연스러워진다.

서평 쓰기는 주관적 평가와 객관적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 저자에게도 반드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책을 쓴 저자의 시간과 경험이 책에 오롯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책 내용만 쑥 훑고 지나가면 줄거리만 읽은 셈이다. 깊이 들여다봐야 저자의 문제의식과 현실, 그리고 작품세계까지 파악할 수 있다. 모든 정보를 압축해서 독자에게 제공하는 안내문이 바로, 서평이다.

서평은 독자에게 책을 소개하고 추천하는 역할을 한다. 서평을 읽으면 독자가 책을 선택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마치 특정 제품을 써본 전문가가 사용 후기를 작성하여 그 평가 글을 읽는 것과 마찬가지다. 가령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보고 그 장단점을 제품 사용 후기로 실감이 나게 적어 올린다. 자외선 차단제 제품 사진도 찍고, 직접 얼굴에 바르는 장면까지 함께 싣는다.

그러면 소비자들이 이러한 제품 사용 평가를 읽어보고 구매를 결정에 참고하게 된다. 반대로 제품 단점을 조목조목 지적해서 악평을 올리면 오히려 제품이 팔리지 않을 것이다. 바로 서평이 책 구매에 직접적인 판단 근거로 작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독자 피부에 와 닿도록 조목조목 짚어줘야 서평도 실감이 난다.

책을 읽어보니 그저 좋았다며 두루뭉술하게 쓰는 방식을 피한다. 모처럼 귀한 음식 대접을 받고 감사 인사로 "식사 맛있었습니다."라고 대충 던지는 말투같다. 최소한 편안한 식사 분위기나 정갈한 밥상 차림이라도 구체적인 칭찬과 느낌을 표현해야 감사함이 전달된다.

책에 대한 평가도 구체적 정보나 유용한 지식을 담아야 그 느낌이 전달된다. 재미와 감동을 주는 포인트도 덧붙이면 보인다. 단, 과도한 칭찬 일색의 서평은 책을 광고하는 느낌을 준다. 읽는 사람은 추상적인 칭찬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신뢰하기 마련이다.

*독후감·서평 쓰는 법 ②로 이어집니다.
#독후감 #서평 #독서 #작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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