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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달프고 서럽다" 부산에서 연 백기완 선생 추모문화제

등록 2021.02.19 09:42수정 2021.02.1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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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완 선생 부산 추모문화제 ⓒ 이윤경

 
'서클'에 가입해 '엠티'를 가던 '신입생'들이 '동아리'와 '모꼬지'를 누리는 '새내기'가 되었다. 누구보다 우리말을 사랑하고 지키려 애쓴 백기완 선생 덕분이다.

부산민예총과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가 공동으로 주최한 백기완 선생 추모문화제가 18일 오후 5시 부산시청 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문화제는 예술인들의 춤과 노래, 추모사, 추모시 낭독 등으로 꾸몄다.

문화제의 진행을 맡은 김기영 부산민예총 이사는 "애달프고 서럽다. 백기완 선생은 '혁명이 늪에 빠지면 예술이 앞장선다'라는 말씀을 남기셨다. 선생의 가르침은 예술인들의 가슴에 깊이 남아 있다"라고 애도했다.

백기완 선생의 약력을 소개한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선생이 그토록 바라시던 통일 세상을 못 보고 떠나신 것이 안타깝다. 다른 세상에서도 통일된 세상을 위해 우리를 이끌어 주실 거라 믿는다"라며 울먹였다.
 

김기영 부산민예총 이사,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 박철 목사 ⓒ 이윤경

 
추모사를 낭독한 박철 목사는 "신혼 초였던 서른 살, 목회의 길과 사회운동의 길을 두고 고민하던 때 백기완 선생은 '자네는 처남 김의기의 죽음을 잊어선 안 돼. 김의기 열사의 길을 가야 돼!'라고 말씀해 주셨고 선생의 말씀은 지금까지 비수처럼 꽂혀 있다"라고 회상했다.

박 목사는 "선생은 관념의 유희와 타협을 가장 경계했고 언제나 일관되게 노동자와 농민, 사회적 약자의 곁에서 그들의 친구로 싸워 주셨다"라면서 "통일운동가, 탁월한 글쟁이, 군사독재의 폭압에 맞서 결연히 투쟁했던 투사였으며 평생을 시대의 벽과 싸웠던 청년"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단의 장벽을 넘는 것은 온전히 산자의 몫으로 남았다. 노나메기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세월이 지날수록 선생을 그리워할 것이다. 그동안 백기완 선생이 계셔서 많이 고마웠다"라는 말로 추모사를 마쳤다.

이청산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이사장의 추모시는 김기영 부산민예총 이사가 대독했다. 
 

헌무와 소리 김경미 부산민예총 회원, 양일동 부산민예총 감사 ⓒ 이윤경

 
백기완 선생의 영결식은 19일 11시 서울광장에서 진행한다. 선생의 장지는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 전태일 열사 곁이다.


1933년 1월 24일 황해도에서 태어나 2021년 2월 15일 서울에서 타계할 때까지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살라 앞서 나가신 백기완 선생의 한살매(평생)에 깊은 존경과 애도를 표한다.
 

노래패 민들레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 이윤경

덧붙이는 글 필자는 민주노총 부산본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백기완 #민주노총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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