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찬 전시·명품 경관... 그냥 지나치면 섭섭한 석봉미술관

동구리호수공원·무등산·만연산이 한눈에... 옥빛 하늘 옥상에 ‘깜놀’

등록 2021.02.27 14:41수정 2021.02.2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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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화순 동구리호수공원 입구에 자리한 화순군립석봉미술관 ⓒ 박미경

 
미술관은 어렵다.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돼도 선뜻 문을 열고 들어서기 망설여진다. 미술이 어렵게 느껴지다 보니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 감상도 어렵게 느껴진다.

부담 없이 들어와 마음 가는 대로, 느낌 가는 대로 편하게 작품을 감상하며 된다며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지만 미술관에 발을 들여놓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우리 동네, 자주 오가는 길목에 위치한 미술관이라면 다르다. 내가 사시사철 각기 다른 매력이 입소문나면서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한 화순 동구리호수공원에 자리 잡은 '화순군립석봉미술관'에 자주 드나드는 이유다.

최상준 대표의 고향사랑 담긴 석봉미술관
 

석봉미술관 전시실 2층 남화토건 최상준 대표이사의 흉상 ⓒ 박미경

 
2018년 10월 22일 개관한 석봉미술관은 한국 근대 건설사의 산증인으로 꼽히는 남화토건 석봉 최상준 대표가 2016년 10월 고향 화순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미술관 건립과 소장 작품 기증을 제안하면서 지어졌다.

석봉미술관에 소장된 480점의 작품 중 437점도 최 대표가 무상으로 기증한 것이다. 최상준 대표의 고향은 화순이다. 남화토건의 본사도 화순에 있다.

석봉미술관 2층에는 '내 것을 내놓고 나누면 행복이 더욱 커진다'는 철학을 갖고 고향의 문화발전을 위해 자신의 것을 아끼지 않고 내어 놓은 최상준 대표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그의 흉상이 전시돼 있다.

연중 다양한 작품 전시


석봉미술관이 있는 동구리호수공원은 작은 농업용저수지에 불과했다. 하지만 도심 속 공원으로 가꾸려는 노력이 이어지면서 사시사철 다른 매력을 뽐내는 지역명소로 자리 잡았다.

석봉미술관은 호수공원 입구에 자리해 공원을 찾은 이들의 발길이 자연스레 향하면서 개관한 지 2년여밖에 되지 않았지만 5만여 명이 다녀갔다. 코로나19 여파로 오랜 휴관이 이어지면서 2020년과 올해 방문객이 줄기는 했지만 다양한 전시가 이뤄지면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중견 화가 지암(芝菴)김대원 화백의 ‘경계의 확장’ 전 ⓒ 박미경

 
석봉미술관에서는 오는 4월까지 수묵채색화를 그리는 중견 화가 지암(芝菴)김대원 화백의 '경계의 확장' 전이 열린다. 4월부터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20주년을 기념하며 기획된 '김대중 아카이브전', 화순군의 군화이며 대표축제의 주제인 '국화'를 주제로 한 '국향, 흩날리다' 전 등이 열릴 예정이다.

미술관에서 책도 읽고, 경치도 즐기고
 

옥석 바닥 그리고 옥빛 하늘 ⓒ 박미경

 
석봉미술관의 자랑 중 하나는 동구리호수공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3층 옥상이다. 호남의 명산 무등산국립공원과 화순의 명산 만연산도 한눈에 들어온다.

옥상 문을 열면 산에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온몸을 휘감는다. 흑백의 옥석 바닥은 신발을 벗어 던지고 걸어보라 유혹한다. 머리 위로 펼쳐진 옥색 하늘이 숨을 멈추게 한다.

1층에는 작지만 다양한 장르의 책들로 가득 찬 도서관이 있어 화순나들이에 지친 몸과 맘에 쉼을 선물한다. 2층 전시실 앞 아기자기한 탁자와 의자가 놓인 쉼터에서 바라보는 화순읍 시가지도 멋스럽다.

교육·체험 프로그램도 다채로워
 

석봉미술관 동구리 어린이미술학교.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열리지 못했다. ⓒ 박미경

 
석봉미술관에서는 다양한 계층을 위한 교육·체험 프로그램이 연중 운영된다. 미술의 기초를 다지고 싶은 성인들을 위한 '기초소묘 미술교실', 미술관 큐레이터를 꿈꾸는 청소년들을 위한 진로체험 프로그램은 미술과 미술관을 친숙하게 한다.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을 위한 어린이 미술학교에서는 전시 작품을 감상하고 창의적인 활동을 유도하는 내용과 형식으로 운영된다. 작품 감상 후 주어진 재료로 자신만의 느낌을 담은 작품만들기를 통해 미술과 친해지게 한다.

'문화가 있는 날'이 있는 매월 마지막 주에는 큐레이터의 이야기가 있는 전시해설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석봉미술관은 인구 6만여 명에 불과한 농촌 지역 화순군에 있지만 건물의 웅장함은 대도시 미술관 못지않다. 

화순군립석봉미술관은 화요일~일요일, 하절기(3월~10월)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동절기(11월~02월)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연휴 포함)는 휴관한다.
 

1층 도서실도 누구나 부담없이 들어갈 수 있다 ⓒ 박미경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은 섬세함...계단의 미학 ⓒ 박미경

 

석봉미술관에서 바라 본 동구리 호수공원...멀리 무등산과 만연산이 보인다. 봄에 철쭉이 피고 녹음이 우거지면 더욱 장관이다. ⓒ 박미경

 

동구리호수공원 철쭉... 봄이 되면 석봉미술관 맞은 편 호수 둔덕 전체가 출쭉으로 가득 찬다. ⓒ 화순군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화순클릭에도 실립니다.
#화순 #동구리 #석봉 #석봉미술관 #화순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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