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희종 교수 "진해 미군부대 세균전 실험 가능, 조사해야"

진해미군세균부대추방 경남운동본부 초청 기자간담회 ... "인력 채용 현장이 중요"

등록 2021.03.02 20:24수정 2021.03.0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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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종 서울대 교수(수의학). ⓒ 윤성효

 
'면역학' 전문가 우희종 서울대 교수(수의학)는 창원진해 미군해군부대에서 '세균전 실험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진상규명 필요성을 지적했다.

우 교수는 2일 창원 '공유공간 0518'에서 '진해미군세균부대추방 경남운동본부'가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미군의 '세균전'에 대해 이야기 했다.

미국의 세균전 실험 위탁업체(바텔)가 2020년 3월 서울, 동두천, 부산, 대구, 왜관, 창원진해에 '세균전 운영할 직원'을 모집했던 것이다.

해당 인력의 주요 임무는 "센토시스템(세균전실험)을 통해 탐지, 식별, 조사 등 모니터링 작업과 화학, 생물학, 방사능 무기(CBRN) 방어 수행"으로 되어 있었다.

이후 창원진해에도 미군이 '세균전 부대'를 운영한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경남운동본부는 창원시에 '진상조사'를 요구했고, 창원시가 주한미군측에 공문으로 요청했던 것이다.

미해군진해함대지원부대는 2020년 7월 창원시에 보낸 공문에서 "세균전 부대를 운영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운영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진해미군해군부대에 '세균전 시설'에 대한 의혹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진해 거론되는 '센토 체제' 확립 별도 예산"

우희종 교수는 "미국은 화학생물무기(세균) 실험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하지만, 미국 의회가 승인한 예산서에 보면 관련 지출 내용이 들어 있다"고 했다.

미국은 2019년 국방부 예산평가서(2016~2019년)에 '살아있는 매개체 실험'이란 항목이 포함된 세균전 계획 예산에 350만 달러를 편성했던 것이다. 그후 미국은 2019-2020년에는 진해에서 거론되고 있는 '센토 체제' 확립을 위한 별도 예산을 비정하고 있다.

우 교수는 "미국은 화생방, 핵과 관련한 큰 틀 안에서 생물무기 조기경보체제를 세워 시행하고, 2013-18년 국내 '쥬피터' 프로그램에 이어 이를 보완할 최종 지역 현장 체제로서 2019-2020년 동안 센토 시스템 개발이 진행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우 교수는 "미군은 세균전과 관련해 우리 정부에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부 정보도 철저하게 거짓말로 대응하고 있다"며 "많은 일반 시민들한테 설명을 해도 '정말 그럴까'라는 믿지 못하는 반응인데, 국제 협약에 의한 금지 사안으로서 대외적으로는 철저히 비밀에 붙여지는 생물무기 내용이기에 그것이 자연스럽다"고 했다.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2020년 유엔 연설에서 했던 '생물무기 다자간기구 설치' 제안을 거론한 우 교수는 "유엔 총회에서 왜 그런 이야기를 하지? 하며 유엔 출입기자와 일반 시민들은 낯설어 했다"며 "그러나 한 나라의 대통령이 언급할 정도라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이 사안이 허황되거나 막연한 의혹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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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종 서울대 교수가 3월 2일 창원 '통일촌'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진해미군세균부대추방 경남운동본부 관계자들과 함께 했다. ⓒ 윤성효

 
그는 "세균전 실험은 실제 진행되고 있다. 강대국에 의해 약소국들이 생물무기와 관련해 영향을 받고 있다. 여전히 강대국의 힘 관계 속에서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2018년 조지아공화국에서는 73명이 사망했고, 이것이 생물무기 실험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러시아 조사단에 의해 밝혀졌다.

우 교수는 "생물무기와 관련한 명확한 물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국제협약으로 금지되어 있다. 물증이 있다면 유엔 안보리에서 조사단이 파견된다"며 "비밀 사항이나 음모, 허황된 것이 아니라는 게 2018년 조지아공화국 사망사건과 작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발언으로 잘 드러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 교수는 "미국이 세계에서 세균실험을 한다는 흔적이 바로 예산이다"며 "미 의회에 신청한 국방부 예산에는 이 사업과 관련해 매년 몇 백억 달러가 상정된다"고 했다.

2015년 '살아 있는 탄저균'이 국내에 들어온 것과 관련해, 우 교수는 "미국은 '불활성화'로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당시 우리 정부가 의지가 있었다면 살아 있는 탄저균의 국내 반입 사안에 대하여 유엔 안보리 제소를 통해 밝혀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부산 8부두의 세균전부대는 미국 전체 세균전 실험실의 해군측 본체(미 육군과 공군 관련 생물무기 시설은 평택의 험프리스 기지에 있음)"라고 한 우 교수는 "쥬피터는 전세계 미군의 첨단 실험 분석 시설이고, 거기서 나온 정보를 세계에 있는 미군에 공유하는 시스템이다"고 했다.

이어 "미 의회 센토 자료를 보면, 향후 2~3년에 걸쳐 실험을 진행해 최종 완성한다는 표현이 있다. 진해에 센토 운영 인력을 모집한다는 채용 공고 나면서 미국 센토 시스템의 완성을 위한 실험이 국내에서 진행됨을 알게 되었다. 부산, 왜관 등에 함께 인력 채용을 했다는 말은 한반도가 미군의 전세계 전략의 완성을 위한 실험장이라는 의미"라고 했다.

우희종 교수는 "미군의 최첨단 생물무기 최종 완성 단계의 현장이 한국 땅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미의회의 국방부 예산 내역과 진해를 포함해서 관련 인력 공급을 보면 합리적 추정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이재정 의원은 2020년 10월, 2019년뿐만 아니라 2017년과 2018년에 맹독성물질 3종이 국내에 반입되었다고 밝혀냈다"며 "그 맹독성 물질에는 '리신 톡소이드' 등이 있었다"고 했다.

"인력 채용한 지역에서, 센토 작동하는 현장"

다음은 우희종 교수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 세계에 있는 미군의 생물무기 실험이 몇 군데인가?
"세계 22곳에 있다. 이는 그동안 비밀이다가 2018년에 밝혀졌다. 조지아공화국에 있는 한 건물에서 73명이 사망했다. 당시 미국과 조지아공화국이 비밀 협정을 맺었던 것이다. 그 건물에는 미국의 허락을 받은 사람만 출입할 수 있었다."

- 미군이 부산 8부두의 관련 시설을 공개하지 않았느냐?
"대학교 실습하는 일반 기기 정도였다. 그렇다면 왜 그런 시설에 미국 의회에서 막대한 예산을 주고, 그 막대한 예산은 어디로 갔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미군 측이 관련 핵심 시설을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 생물무기 실험이라고 하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첨단 시설인데, 첨단이라 하면 거대하고 규모 크다고 생각하지만 생물무기는 그렇지 않고 아주 작은 시설로도 가능하다. 가령 집에서 유산균을 배양하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될 것이다. 현장 실험은 작은 도시를 상정해서 실전 연습하는 것이라 보면 된다.

쥬피터 프로그램과 관련해서 2017년 북한의 작은 도시를 상정해 실전 모의 시가전 훈련도 했다. 생물무기는 지극히 소규모로 준비되고 시설이 마무리 된다. 지난 국회 제출 자료에 보면 '리신 톡소이드'의 경우 2나노그램씩 나누어 50개의 시료가 반입되었다. 이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매우 작은 량이다."

- 우리 정부는 세균전에 대해 밝혀내려는 의지가 없는지?
"미국은 독성이 없다고 한다. 2020년 10월, 우리나라 외교부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세균 샘플이 아닌 단백질에 불과한 안전한 물질'이라 했다. 미국 주장을 그대로 말한 것이다."

-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인지?
"소파 개정 운동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 소파 규정도 한미상호방위조약 근거해서 나온 건데 70년이나 됐다. 그동안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70년 전과 지금은 국제사회와 한국의 상황이 많이 변했다. 그런데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잘못이다. 누군가는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 한국이 미군의 훈련 연습장이 되고 있고, 21세기 들어 와서 화생방생물무기실험이 한국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은 근본적인 한미 관계를 재검토해야 한다."

- (경남운동본부 하춘수(신부) 공동대표 질문) 지난해 미해군진해함대지원부대가 창원시에 보낸 공문에 보면 진해에 '합동포털보호물 조기경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되어 있는데, 이게 무슨 말인가?
"쥬피터 프로그램 등이 현장에서 가동되는 체제를 말한다. 센토야 말로 그 지역의 현장에 접목이 되는 말단 체제로서, 쥬피터와 통합적으로 연계되어 현장의 자료를 수집하는 관계다. 그렇다면 현장에서 기본 분석과 평가 실험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없다. 인력 채용을 한 지역에서, 센토가 작동하는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게 타당하다.

조기 경보를 위해 병원체나 톡신을 감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성분인지 알아야 하는 거 아니냐. 그렇다면 관련 실험을 해야만 알 수 있는 것이다. 그 시스템이 무슨 목적으로 운영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당장 병원체가 없다 하더라도 그런 목적으로 언젠가는 운영된다는 말 아니냐. 거기다가 사람까지 채용한 것인데, 그것이 어떤 목적으로 무엇을 할 예정인지 알아야 하는 거 아니냐."

- 진해에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는지?
"2019년과 2020년에 걸쳐 기본 체제가 마무리된 센토는 향후 2년 이상 운영된다. 향후 2021년부터 2022년에 걸쳐 실험해서 완성한다는 것이 미국 의회 예산 세목 설명에 나와 있다. 진해를 포함해서 인력을 모집한 곳이 해당된다. 그 말은 향후 2년간 미국의 생물무기 조기경보 체제 완성을 위해 한국이 실험장이라는 말이다. 최소한 국내에서 실험을 마무리 하고 그 결과를 세계에 있는 미군에 공유한다고 보면 된다."

- 미군측의 답변을 보면 '생물학적 위협의 존재를 감지하는 시스템'이라고 하는데.
"한 부분만 말한 것이다. 국내든 다른 나라에서 했던 시료가 오면 실험해서 평가하고 세계에 있는 미군에 알려준다. '감지'라고 하나 지금은 적군이 사용하는 세균무기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감지를 위해서는 물질을 분석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분석 및 평가 실험이 필요한 것이다. '감지하는 시스템'이라는 말에 담긴 의미를 살펴봐야 한다."

- 세계에 미군이 전세계 22군데 실험을 한다고 했는데, 시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사례가 있는지?
"아직 없다. 생물무기 개발은 아주 비밀리에 이루어지고 있다. 전세계 22군데를 보면 오지나 미개발국에 많다. 그런 곳에서 새로운 병원체를 확인하고 군사적 목적에 적합 여부를 실험하게 된다. 우리는 새로운 생물이 나오면 산업에 어떻게 응용할 것인지를 따지는데, 그것은 곧 무기가 될 수 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실험이 진행되더라도 거부할만한 국력이 있는 나라가 많지 않다."

- 조지아공화국 사건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2018년에 발생했고 73명이 사망했다. 작은 건물 하나에서 일어난 것이다. 처음에는 아무도 몰랐는데, 뒤에 조지아공화국 퇴임 행정장관이 양심선언 하면서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외교관 신분이 있는 사람만 드나드는 건물이었고, 거기서 생물무기 실험했던 게 밝혀졌다."

- 생물무기 실험은 다른 나라도 하는지?
"생물무기는 저비용으로 효과를 낼 수 있기에 대부분의 나라들이 한다고 보면 된다. 물론 국제협약으로 생물무기는 금지다."

- 생물무기 실험실 규모는?
"거대한 시설이 필요한 게 아니다. 작은 건물에 조그마한 캐비닛 정도 크기의 생물안전 등급3(BSL3)인 시설만 있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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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미군세균부대추방 경남운동본부는 3월 2일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상규명 촉구 100일 서명운동'을 선언했다. ⓒ 윤성효

#주한미군 #세균부대 #우희종 교수 #창원진해 #미해군진해함대지원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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