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대구 방문 윤석열 "'검수완박'은 부패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

여당 수사청 추진 재차 비난... 정세균 '자중하라' 경고엔 "드릴 말씀 없다" 소신 행보 예고

등록 2021.03.03 15:36수정 2021.03.03 15:48
57
원고료로 응원
a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직원과의 간담회를 위해 대구고검과 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 추진에 공개 반발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고 비난했다.

3일 오후 대구고검·지검을 방문한 윤 총장은 수사청 법안 반대 취지를 묻는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하며 "헌법정신에 크게 위배되는 것으로 국가와 정부의 헌법상 책무를 져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정부패 대응이라고 하는 것은 적법 절차, 방어권 보장, 공판중심주의라는 원칙에 따라 법치국가적 대응을 해야 하는 것"이라며 "재판의 준비과정인 수사와 법정 재판 활동이 유기적으로 일체가 되어야만 가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경제, 사회 제반 분야에 있어 부정부패를 강력히 대응하는 것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국가와 정부의 헌법상 의무"라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검사장회의를 비롯해 (수사청 설치에) 대한 대응 방안을 고민하느냐'는 질문에 "지금 검찰 내부 의견들이 올라오면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수사청 법안이 강행되면 총장직에서 사퇴할 것인가'란 질문에는 "지금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엔 "이 자리에서 드릴 말씀은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가 윤 총장을 향해 "무책임한 국민 선동"이라며 "자중하라"고 한데 대해서는 "제가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면서 자신의 소신 발언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


윤 총장은 오랜만에 대구를 방문한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 "제가 27년 전에 늦깎이 검사로 사회생활을 첫 시작한 초임지"라며 "여기서 부장을 했고 몇 년 전에 2년간 저를 또 따뜻하게 품어줬던 고향이다. 정말 감회가 특별하고 고향에 온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 윤 총장 찾아 인사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응원해"
 
a

3일 오후 대구지방검찰청 정문 앞 도로에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권영진 대구시장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권 시장은 윤 총장에게 "헌법 가치를 수호하는 윤 총장의 행보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a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직원과의 간담회를 위해 대구고검과 지검을 방문한 가운데 윤 총장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앞서 윤 총장은 검찰청 입구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권영진 대구시장과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윤 총장이 차에서 내리자 권 시장은 꽃다발을 전달하며 "대구 오신 걸 환영한다. 요즘 너무너무 애를 쓰신다"고 인사했다.

권 시장은 "저는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려는 총장의 노력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응원하고 지지한다. 잘 다녀가시라"고 말했다. 이어 권 시장은 자신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윤 총장에게 건넸다.

권 시장은 윤 총장을 만나러 온 이유를 묻는 질문에 "내가 검찰총장들 오면 다 만났는데 일정이 빡빡해서 여기서 보자고 했다"며 "저기(검찰청 건물 입구)로 가면 직원들이 부담될까봐 들어오는 입구에서 잠깐 보고 인사만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고검 입구에서는 윤 총장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화환과 함께 '윤석열 총장님의 대구 방문을 환영합니다', '당장 총장직을 내던지고 구국의 대열에 앞장서 주십시오' 등의 현수막을 펼친 채 환영했다.

이들은 윤 총장이 검찰청 입구에 내리자 "윤석열", "대통령"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윤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일부 시민들은 검찰청 건너편 도로에서 '윤석열의 반헌법-반법치를 규탄한다', '정치검찰 해체하라' 등의 현수막을 걸고 대구 방문을 규탄했다.
 
a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대구고검을 찾은 가운데 윤 총장 지지자들과 반대하는 시민들이 대구고검 입구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다. ⓒ 조정훈

  
a

3일 오후 대구고검 입구에서 윤 총장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화환을 놓고 '윤석열 총장님의 대구 방문을 환영합니다', '당장 총장직을 내던지고 구국의 대열에 앞장서 주십시오' 등의 현수막을 펼친 채 환영했다. ⓒ 조정훈

#윤석열 #중대범죄수사청 #대구고검 #권영진 #검수완박
댓글5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그래서 부끄러웠습니다"... 이런 대자보가 대학가에 나붙고 있다
  3. 3 [단독] 김건희 일가 부동산 재산만 '최소' 253억4873만 원
  4. 4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5. 5 [동작을] '이재명' 옆에 선 류삼영 - '윤석열·한동훈' 가린 나경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