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의 한반도 정책, 몹시 불길하다

[주장] 미국은 일본에 대한 굴복을 강요하지 말라

등록 2021.03.17 16:01수정 2021.03.17 16:01
0
원고료로 응원
a

토니 블링컨 신임 미 국무부 장관 ⓒ 연합뉴스/AP


일본이 한반도 평화에 역할을 한다고?

미국 민주당 정부는 전통적으로 일본에 경사된 외교정책을 펼쳐왔다. 오바마 정부가 박근혜 정부에게 일본과 위안부 합의와 지소미아 체결을 강요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도대체 일본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무슨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일본에 굴복을 강요하는 것은 우리 한민족 모두에게 너무도 큰 모욕이다.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지금 미국이 일본을 앞세우는 모습을 보노라면, 솔직히 말해, 문제가 되고 있는 램지어의 기본 생각과 과연 무엇이 다를까라는 의문까지 들게 만들고 있다.

위안부 합의를 계속 한국에게 강권할 게 아니라 최소한 일본에게도 역사에 대한 반성과 양보를 권고해야 하지 않는가? 그것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우는 미국에 부합되는 정책이다. 하지만 전혀 그러한 태도를 보이지 않은 미국 정책책임자들의 현재 자세에서 우리는 100여 년 전 불온한 카스라-테프트 밀약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국은 '봉'인가?

더구나 미국은 우리에게 주한미군 주둔비를 엄청 덤터기 씌우고 있다. 올해 주한미군 분담금은 13.9% 인상하고 향후 4년 간 매년 국방예산 증가율을 반영해 올리기로 했다고 한다. 그래서 오는 2025년 한국이 지불해야 하는 분담금은 자그마치 1조 4896억원에 이르게 된다. 반면 주일미군 분담금은 거의 현상 유지 수준인 1.2% 인상에 그쳤다. 한국이 '봉'인가?

현재 주한미군은 미국 자신도 스스로 강조하듯 중국 포위전략의 첨병, 전진기지로서의 위상으로 정착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미국 자신이 오히려 우리에게 주둔비용을 지불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변화된 것이 아닐까.


블링컨의 비현실적 정책, 불길하다

신임 미국무장관 블링컨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계속 보유할 것이며, 미국의 외교 역량은 군사력에 달려 있다고 천명하였다. 그의 일관된 주장은 미국만이 세계를 리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언제나 인권을 내세우지만, 정작 미국은 세계의 주요 인권조약에 거의 비준하지 않고 있다. 또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가 가장 억압적인 세계 50개 정부로 지목한 정부 중 48개 정부에게 미국은 무장, 훈련 또는 자금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블링컨은 이라크를 비롯해 시리아,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을 지지한 '군사주의자'다.

한결같은 미국 우월주의에 '북한 붕괴론'에 토대한 비현실적 '전략적 인내 정책'의 추진자였던 블링컨의 한반도 정책, 몹시 불길하다.
#미국 #일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이상한 영어 사전>,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지금은 이 꽃을 봐야 합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61세, 평생 일만 한 그가 퇴직 후 곧바로 가입한 곳
  2. 2 천연영양제 벌꿀, 이렇게 먹으면 아무 소용 없어요
  3. 3 버스 앞자리 할머니가 뒤돌아 나에게 건넨 말
  4. 4 "김건희 여사 라인, '박영선·양정철' 검토"...특정 비서관은 누구?
  5. 5 죽어라 택시 운전해서 월 780만원... 엄청난 반전이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