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해외 관중 불허 결정을 보도하는 NHK 갈무리. ⓒ NHK
올해 7월 개막하는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해외 관중 없이 열린다.
일본 정부, 도쿄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대표는 20일 저녁 회상으로 5자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방침을 결정했다고 NHK와 교도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회의에는 하시모토 세이코 조직위 회장, 마루카와 다마요 일본 정부 올림픽담당상, 고이케 유리코 도쿄지사,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앤드루 파슨스 IPC 위원장이 참석했다.
NHK는 "그동안 올림픽 개최지인 도쿄에서만 2차례나 코로나19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여전히 해외에서의 입국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 따라 해외 관중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일본 내 여론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라고 전했다.
또한 "전 세계 '평화의 제전'으로 불리는 올림픽이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는 계기가 되는 최악의 사태를 피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로써 도쿄올림픽은 일본 국내 관중만 관람할 수 있으며, 이마저도 상한선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와 조직위는 관중 상한 없음, 50% 삭감, 무관중 등 크게 3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경기장 수용 인원의 50%만 받는 것이 유력하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IOC "대회 참가자와 일본 국민 안전 위한 결정"
▲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의 기자회견을 보도하는 NHK 갈무리. ⓒ NHK
지금까지 해외 관중이 예매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티켓은 63만 장이며, 곧 환불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해외 취재진 수용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하시모토 회장은 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다른 나라들의 감염 확산과 변이 바이러스 출현 등으로 올여름까지 자유로운 국경 간 왕래를 보장하기 어렵다"라며 "모든 참가자와 일본 국민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올림픽을 실현하기 위한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관중 상한에 대해서는 "코로나19 관련 상황은 지금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라며 "4월에 기본적인 방향을 결정한 후에도 상황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IOC, IPC도 공동 성명을 내고 "올림픽 참가자와 일본 국민의 안전을 위해 일본 측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하고 수락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 올림픽 팬들은 물론이고 경기를 직접 관람하려고 계획했던 선수의 가족이나 지인들이 실망할 것을 안다"라면서도 "이번 결정은 모두에게 큰 희생이지만, 대회 참가자와 개최국인 일본 국민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일본, 재정 부담 커질 듯... 외신 "전례 없는 결정"
▲ 29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해외 관중 불허 결정 수락을 발표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IOC
일본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해 7월 열릴 예정이었던 올림픽 개최를 1년 미루기까지 했으나, 해외 관중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특히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경기 부양을 넘어 정권 재창출까지 기대했던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최근까지도 해외 관중을 받아들이고 싶다는 뜻을 직간접적으로 피력해왔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게 됐다.
또한 올림픽을 1년 미루면서 개최 비용도 눈덩이처럼 불어났으나, 해외 관중에 의한 수익을 전혀 얻지 못하게 되면서 적자 규모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NHK는 "해외 관중 불허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1천500억 엔(약 1조557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전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해외 관중 불허는) 전례 없는 결정"이라며 "대회 연기와 코로나19 등으로 역사상 가장 돈이 많이 드는 올림픽이 될 것이며, 그만큼 일본의 재정 부담도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이번 올림픽은 현장 관람이 아닌 TV 중계가 중심이 되면서 올림픽 특유의 축제 분위기는 거의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 나아가 미국 뉴욕타임스는 "일본 국민의 80%가 개막을 더 연기하거나 아예 취소하기를 바라는 여론조사까지 나왔다"라며 "해외 관중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올림픽에 대한 일본 국민의 우려가 누그러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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