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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서 아시아계 여성 짓밟은 용의자 체포... 증오범죄 기소

공개 수배 끝에 체포... 모친 살해하고 가석방된 노숙인

등록 2021.04.01 09:09수정 2021.04.0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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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 여성 폭행 사건의 용의자 체포를 알리는 미국 뉴욕 경찰 증오범죄 전담팀 트위터 계정 ⓒ 미국 뉴욕경찰

 
미국 뉴욕 한복판에서 아시아계 여성을 갑자기 폭행한 흑인 남성 용의자가 체포됐다.

뉴욕경찰(NYPD) 증오범죄 전담팀은 31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해당 용의자를 체포했으며, 증오범죄 및 폭행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체포한 용의자 랜던 엘리엇(38)은 지난 29일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한 고급아파트 앞에서 마주 보며 걸어오던 아시아계 여성을 갑자기 발로 강하게 걷어찼다. 

그는 바닥에 쓰러진 여성을 향해 "당신은 이곳에 속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아시아계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며 여러 차례 더 짓밟고 현장을 떠났다. 

더구나 사건이 벌어질 때 아파트 로비에 있던 경비원 3명이 용의자의 폭행을 보고도 말리거나 여성에게 도움을 주키는커녕 오히려 아파트 현관문을 닫는 모습까지 공개되면서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경찰은 아파트의 보안용 감시 카메라에 찍힌 용의자의 폭행 영상과 얼굴을 공개했고, 주민들의 신고를 받아 노숙인 쉼터에 있던 그를 체포했다. 

AP통신, N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용의자는 지난 2002년 모친을 살해하고 감옥에 수감됐다가 2009년 평생 보호관찰을 조건으로 가석방됐다. 


또한 아파트 관리업체도 논란이 된 경비원 3명에게 정직 처분을 내리고,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관리업체 측은 성명을 내고 "아시아계 미국인 공동체에 대한 모든 폭력과 차별, 혐오를 반대한다"라고 밝혔다. 

폭행 말리기는커녕 문 걸어잠궈... 경비원들 정직 처분 
 

아시아계 여성 폭행 사건을 방관한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논란을 보도하는 NBC 방송 갈무리. ⓒ NBC

 
피해자인 65세 필리핀계 여성은 구급차에 실려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으며, 골절상을 당한 것으로 나타나 입원 치료를 받고 전날 퇴원했다.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용의자의 폭력은 역겹고 터무니없으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피해자를 돕지 않은 것도 용납할 수 없다"라며 "당신이 누구든 위험에 처한 동료 시민을 도와야 하며, 이는 증오범죄 해결 방안의 일부가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중국에서 처음 발병했다는 이유로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가 급증하고 있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막기 위한 전담 기구를 설치하기도 했다. 

NBC는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증오 및 극단주의 연구센터의 발표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 내 전체 증오범죄가 7% 감소했지만,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는 오히려 150% 가까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특히 뉴욕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는 2019년 3건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28건으로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뉴욕경찰 증오범죄 전담팀은 최근 지하철 안에서 아시아계 남성을 폭행한 흑인 남성을 공개 수배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뉴욕 지하철서 아시아인 무차별 폭행... 아무도 안 말렸다)
#미국 #아시아계 #증오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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