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때문에 지난 달력을 다시 꺼내 들었다

시간이 흘러도 기억해야 할 날들 '일상의 역사'

등록 2021.04.01 15:40수정 2021.04.0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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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역사] 시간이 흘러도 기억되어야 할 날들을 기념일처럼 박아넣었다 ⓒ 전유미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용산참사 발언 때문에 지난 달력을 다시 꺼내들었다.
 
 순간을 기록하지 못하고
기억을 유지하지 못한 우리의 일상은
아무런 힘을 갖지 못한다.

사회적으로 기억해야 할 날들을 달력 위에 기념일처럼 박아넣은 특별 달력 '일상의 역사'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일상의 역사] 시간이 흘러도 기억되어야 할 날들을 기념일처럼 박아넣었다 ⓒ 전유미

 

지난해 말 '같이의 가치 프로젝트'로 제작된 2021년 달력 '일상의 역사'는 디자인그룹 일상의실천과 권민호 작가가 일러스트레이션 아트디렉션을 맡았다. 조아영, 김미정, 박정건 등 16명의 일러스트레이터가 참여했고, 녹색연합, 워커스, PaTI(파티, 파주타이포그라피배곳), 한국여성민우회의 도움과 삼원특수지의 후원, 활동을 지지하는 이들의 선주문으로 만들어졌으나 지금은 판매하지 않는다.
 
흐르고 쌓이는 동시에 힘없이 지워지기를 반복하는 시간을 남겨두고자 우리는 일상의 역사를 기록하고자 한다.

이름 없는 노동자의 잊힌 외침과
쉽게 간과한 기후 위기
그리고 불평등한 인권의 불온한 기록은
없는 각자의 일상이 모여 만든 각성의 순간이다.

행복과 절망의 반복이 이뤄낸 각성의 역사.

우리는 이것을 '일상의 역사'라고 부르기로 한다.
  

[일상의 역사] 시간이 흘러도 기억되어야 할 날들을 기념일처럼 박아넣었다 ⓒ 전유미

 
매월을 상징하는 열두 개의 장면, 일상의 기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절망적인 날들의 세계가 각기 다른 질감의 종이에 담겨 있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20일, 서울 용산구 남일당 건물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사망한 사건으로, 이미 국가인권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기관을 통해서도 원인 규명이 이루어진 상태이다.

그러나 오세훈 후보가 "그 지역 임차인이 중심이 돼서 시민단체 전국철거민연합이 가세해 폭력적 형태의 저항이 있었다"는 발언으로 피해자들에게 원인을 전가시키면서 다시 용산참사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4월 1일, 이례적으로 다섯 글자로 된 공식 논평을 낸 바 있다.

"욕도 아깝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을 놓치는 순간, 피해자들을 향한 망언과 역사적 왜곡은 힘을 얻는다.
 

[일상의 역사] 시간이 흘러도 기억되어야 할 날들을 기념일처럼 박아넣었다 ⓒ 전유미

 
#용산참사 #오세훈 #일상의실천 #일상의역사 #권민호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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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갈 곳을 잃은 옛따책방 쥔장이자 한 아이의 엄마, 그리고 구본주를나르는사람들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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