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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혐오·막말 장경훈 사퇴하라"... 결국 자진사퇴

사무금융노조, 하나카드 사장 사퇴촉구 기자회견

등록 2021.04.05 15:27수정 2021.04.0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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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에서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그룹 본사 앞에서 '여성혐오 표현과 임직원에 대한 폭언을 한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사퇴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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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에서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그룹 본사 앞에서 '여성혐오 표현과 임직원에 대한 폭언을 한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사퇴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희훈

 
[기사 보강 : 7일 오후 4시35분] 

"장경훈 사장의 여성혐오 발언 이후 고객들 사이에서 '하나카드를 해지하겠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이유나 사무금융노조 여성국 부장이 5일 서울 중구 하나카드 본사 앞에서 열린 '여성혐오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즉각 사퇴하라'라는 제목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 장경훈 사장은 어디에 있냐"면서 "본인의 사과가 진심이라면 지금 당장 자리에서 내려와라"라고 요구하며 외친 말이다.

지난 3월 26일 KBS보도에 따르면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은 2020년 2월 공식회의 자리에서 "우리가 있잖아. 여자를 구할 때, 예를 들어 룸살롱에 가거나 어디 갈 때 목표는 딱 하나"라면서 "예쁜 여자야. 예쁜 여자는 단가가 있어요. 오늘 갔을 때 옆에 앉으면 20만 원 얼마, 시간당 얼마 이렇게 차지가 정확하잖아. 굉장히 미묘해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사장은 "아무리 예쁜 여자여도 내가 하루 오늘 즐겁게 놀건 모르겠지만, 이 여자하고 평생 간다고 했을 때 너 그런 여자랑 평생 살겠냐, 안 살지. 무슨 이야기냐면 카드를 고르는 일이라는 것은 애인이 아니라 와이프를 고르는 일이거든"라고 덧붙였다.

하나카드 신용카드를 '같이 살 와이프와 같은 가치를 가져야 한다'라고 설명하며 '룸살롱에 갔을 때 목표는 예쁜 여자'라고 발언한 것이다. 당시 회의 현장에는 인사와 마케팅, 사업지원 분야 등 최소 15명 이상의 임원 및 부장이 자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경훈 사장,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받은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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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에서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그룹 본사 앞에서 '여성혐오 표현과 임직원에 대한 폭언을 한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사퇴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희훈

 
장경훈 사장, 지난 1993년 하나은행에 입사해 하나은행 리테일본부장, 하나은행 개인영업그룹 부행장, 하나은행 웰리빙그룹 부행장 등을 역임한 뒤 지난 2019년 3월부터 하나카드 대표직을 맡고 있다. 2020년 상품 포트폴리오 개선과 업무 비용 절감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174.4% 증가한 1545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실적 개선에 힘입어 지난 2월 말에 열린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됐다.


그러나 장 사장은 지난 2020년 1월 DLF 사태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중징계에 해당하는 '3개월 직무정지'를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DLF는 파생결합펀드로, 은행에서 판매한 사모펀드 형태의 상품을 말한다. 금리가 만기까지 일정 구간에 있으면 연 3.5~4%의 수익률을 보장하지만, 일정 구간 아래로 내려가면 손실 구간에 진입하며 최악의 경우 원금을 모두 잃게 된다. 

문제는 KEB하나은행이 영국 CMS(파운드화 이자율스와프) 7년물 및 미국 CMS(달러화 이자율스와프) 5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연동하는 DLF 상품 등을 팔면서 고령으로 난청이거나 심지어 치매에 걸린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금감원 조사과정에서 하나은행은 고객들의 손실 가능성에 대한 내부 문제 제기를 묵살했고, 초고위험 상품인 DLF를 정기예금 선호 고객에게 판매하도록 독려했다고 드러났다.

사무금융노조와 하나카드 노조는 지난 3월 30일부터 하나카드 대표이사실 점거 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이들은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계열사 CEO 인사권을 쥐고 있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책임론도 함께 거론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현 사태의 심각성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김 회장과 장 사장은 더이상 구성원들의 노고로 쌓아 올린 하나금융과 하나카드의 명성에 흠집내지 말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그러면서 노조는 "폭언과 폭행, 성희롱, 괴롭힘 등 근로자에 대한 부당대우로 사회적 물의를 발생시킨 사업장은 예외 없이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대상"이라면서 "명백한 증거와 당사자의 자백까지 나온 직장내 괴롭힘 사건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망설이지 말고 지금 즉시 실시하라"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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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에서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그룹 본사 앞에서 '여성혐오 표현과 임직원에 대한 폭언을 한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사퇴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희훈

 
하나카드 관계자는 5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장경훈 사장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향후에 이런 일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회사는 노조의 '장경훈 사장 사퇴 요구'에 대해 "인사와 관련된 문제라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라고 밝혔다.

한편 노조의 사퇴 요구 기자회견 이후 6일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은 입장문을 내고 "금일 회사 감사위원회가 열렸다. 감사위의 결과와 상관없이 회사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임하고자 한다"면서 자진사퇴했다. 
#하나카드 #장경훈 #김정태 #을지로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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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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