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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오세훈과 태극기 세력 연대"... 사실은?

오세훈, 2019년 태극기 집회 3차례 연설... 2010년 어버이연합 예산 지원도

등록 2021.04.06 16:43수정 2021.04.0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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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4월 5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2019년 10월 3일 개천절 집회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함께 참석한 사진을 들고 질문하고 있다.(영상 갈무리) ⓒ MBC


"태극기 집회 세력과 전광훈 목사와 같이 (연대)하나, 안 하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5일 마지막 양자 토론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과거 '태극기집회' 연설과 시장 시절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지원을 비판했다. 이날 두 후보 논쟁 과정에서 등장한 '팩트'들의 사실 여부를 따져봤다.

[팩트 ①] 박영선, '코로나19 확산' 오세훈 책임론... 사실은 '조국 집회' 참석 

박 후보는 이날 방송기자클럽이 주최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초청 토론회 후반부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오 후보가 연설하는 사진을 꺼내들었다. 지난 2019년 10월 3일 개천절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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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10월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자유한국당의 한정유린타도 및 위선자 조국 사퇴 촉구 집회와 범국민투쟁본부의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무대위에 전광훈 목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올라와 있다. ⓒ 이희훈


박 후보가 "태극기 집회와 함께 하냐"라고 묻자, 오 후보는 "태극기 집회에 가서 연설하는 게 잘못된 건가"라고 반박했다. 이에 박 후보는 "이분들이 소상공인들의 매출에 찬물을 끼얹은 주체"라며 1년 정도 시차가 있는 두 행사를 엮어 오 후보 책임론을 거론했다.

박 후보는 이들 보수 단체가 지난해(2020년) 8월 15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광복절 집회도 주도했고 이후 사랑제일교회 발 코로나19 감염 재확산으로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봤다는 논리다.

박 후보는 지난 3월 24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만난 자리에서도 "(오 후보는) 태극기 부대에 전광훈 목사하고 함께 코로나19, 지난해 8.15 소상공인 매출이 잘 회복되고 있었을 때 찬물을 끼얹은 사람"이라면서 "이 태극기부대에 전광훈 목사와 같이 새 시장이 광화문 광장을 내주면 소상공인들한테 또 어떤 상처를 줄지"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지난해 광복절 집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던 오 후보는 2019년 개천절 집회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반대 집회였다며 "견강부회하면 안 된다"면서 "(사진 밑에 군중은) 조국 때문에 화가 난 분들"이라고 맞받았다.


이에 박 후보는 "이 당시에 매출이 회복되고 있었는데 8.15 집회로 인해 다시 코로나 팬데믹이 생기면서 소상공인들이 다시 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을 맞이했다"면서 "태극기 집회 세력과 전광훈 목사와 같이 하나, 안 하나"라고 계속 공세를 이어갔다.

[팩트 ②] 오세훈 "전광훈 집회에 한 번 나가 연설"... 사실은 최소 3차례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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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 2019년 9월 2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결성식 및 10월 3일 범국민 투쟁대회 출정식’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 퇴진과 조국 법무부 장관의 구속을 외치고 있다. ⓒ 유성호


오 후보는 이날 "전광훈 목사 집회에 한 번 나가 연설했다"고 했지만, 그의 보수단체 행사 연설은 한두 번이 아니다. 오 후보는 개천절 집회 연설에 앞서, 같은 해 9월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 결성식 및 10.3 범국민투쟁대회 출정식'에도 참석해 문재인 정부와 조국 전 장관을 비판하는 연설을 했고, 지난 2019년 10월 25일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촉구 3차 범국민대회'에서도 연설했다.  

특히 오 후보는 9월 20일 출정식에서 "이번에 조국이란 자가 습관성 거짓말 증후군에 중증 환자 같다는 생각을 국민들이 하기 시작했다"라면서 "지금까지 인연을 보면 문 대통령도 거기에 버금가는 환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관련 영상 : [오마이TV] 오세훈 "문 대통령, 거짓말 증후군 중증환자, 반드시 끌어내리자" https://www.youtube.com/watch?v=ylu42U-lQks)  

오세훈 후보도 지난 3월 24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우리 당 주최의 광화문 집회에 갔었고 여러 집회에서 두세 차례 연설했던 걸로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서 오 후보에게 '태극기 부대와 손잡은 극우 정치인'이라는 꼬리표를 붙인 것도 당시 보수단체 행사에 자주 등장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강도 높은 연설을 연이어 했기 때문이었다.

김태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은 지난 3월 24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2019년 10월 3일 오세훈 후보가) 전광훈이 주도하는 태극기부대 집회에 참석해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독재자', '중증치매환자', '정신 나간 대통령'이라며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광기 어린 막말 선동을 한다"라면서 "태극기부대 품에 안겨 증오와 적개심으로 무장한 극우정치인으로 전락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팩트 ③] 박영선도 전광훈 행사 참석... 대리 참석이지만 '차별금지법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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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인권단체 회원들이 지난 2016년 3월 3일 오전 국회 정문 앞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성소수자 혐오-차별 발언' 발언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희훈


이에 당시 국민의힘은 박영선 후보도 전광훈 목사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한 적이 있다고 맞불을 놨다. 실제 박 후보는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 2016년 2월 29일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와 전광훈 목사 등 보수기독교단체에서 주관한 '나라와 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한 3당 대표 초청 국회 기도회'에 당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과 참석해 축사했다.

당시 박 후보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여러분께 다시 한 번 동성애법, 차별금지법, 인권 관련법, 그리고 이슬람 문제, 저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강하게 말씀드린다"며 "동성애법은 자연과 하나님의 섭리를 어긋나게 한다"라고 말해 시민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박 후보는 지난 4일 인터넷언론 기자간담회에서 "그 행사는 당시 김종인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안 가겠다고 해서 대신 간 것이고 그날 이야기한 내용은 가서 이렇게 얘기하고 오라고 해서 그런 것"이라면서 "(오 후보가 전광훈 목사 집회 가서 연설한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팩트 ④] 오세훈 시장 때 어버이연합 급식비 지원... 사실은 '대북전단행사'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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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어버이연합, 탈북자단체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지난 2010년 6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앞에서 천안함 사건 관련 의문점을 담은 서신을 유엔에 보낸 것에 항의하며 "참여연대는 북으로 가라" "참여연대 건물에 불을 지르자" "이적행위를 처벌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 권우성


박 후보는 5일 토론회에서 오 후보에게 시장이 되면 광화문광장 태극기 집회를 허용하겠느냐고 대답을 촉구한 데 이어, 오 시장 재임 시절 대표적 보수단체인 '대한민국 어버이연합' 예산 지원을 문제 삼았다.

박 후보가 "아이들 무상급식 반대하면서 어버이연합 도시락 지원했다"고 지적하자, 오 후보는 처음에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가 "수백 개 단체를 지원하는데 그 가운데 하나"라고 일축했다.

오 후보가 "그렇게 따지면 문재인 대통령이 1개 단체 지원과 큰 경제 정책을 비교해도 될까"라고 반박하자, 박 후보는 "후보의 철학과 관련된 문제다"라면서 "나 같으면 그렇게(어버이연합 지원) 안 한다"고 말했다.

실제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0년 어버이연합이 서울시 예산 1100만 원을 급식비로 지원 받아, 대북 전단 행사에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2011년 9월 27일 서울시 국정감사 당시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은 서울시가 '노인복지' 명목으로 어버이연합에 1100만 원 예산의 급식비를 지원했고, 어버이연합은 이를 다른 보수단체들과 함께 파주 임진각에서 대북 풍선과 전단을 띄운 날 도시락 비용 등으로 지출했다고 밝혔다.

당시 조 의원은 "우리 정부도 남북 관계 등 민감한 사안을 관련해서 대북전단 날리기 자제를 요청하고 있는데 서울시가 이 단체의 예산을 적절하지 않은 방식으로 지원하게 된 것"이라고 따졌다. (관련 기사 : 어버이연합, 서울시 지원받아 '대북전단' 날렸다 http://bit.ly/oEvr1w)
#박영선 #오세훈 #전광훈 #태극기집회 #어버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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