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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와 분양아파트 공시가격 역전? 서초구청장의 착각

[공시가격 팩트체크②] LH서초5단지는 '토지임대부 분양아파트'... 건물 시세 서초힐스와 비슷

등록 2021.04.08 15:43수정 2021.04.0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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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 논쟁에 불을 붙였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이 지난 4월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1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 오류 사례를 제시하면서 전면 재조사를 촉구하자, 국토교통부도 6일 언론 브리핑에서 이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서로 엇갈리는 양쪽 주장 가운데 어느 쪽이 맞는지, 서울 서초구와 제주도 지역 공인중개사들에게 직접 확인했다[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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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왼쪽)과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정부의 불공정 공시가격 정상화'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검증대상] 서초구, 임대아파트가 분양아파트 공시가격 역전?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5일 임대아파트 공시가격이 분양아파트를 역전한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 서초구 우면동 LH서초 5단지(임대) 84.95㎡(전용면적) 올해 공시가격(안)이 10억 1600만 원으로 상승해, 인근 분양아파트인 서초힐스 동일면적 9억 8200만 원을 뛰어넘었다는 설명이다. 분양 아파트 공시가격 상승률은 23~27%인 반면, 임대아파트 상승률은 48~55%로 2배 가량 높았던 게 역전 현상을 불렀다는 것이다. 

[사실검증]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임대아파트로 착각... 전제 자체가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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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세곡동 서초LH5단지 앞 ⓒ 류승연


하지만 서초구 주장과 달리 LH서초 5단지는 일반적인 임대아파트로 보기 어렵다.

서초구는 5일 "임대 아파트 소유주가 LH공사로 가격 상승에 대한 이의 제기가 없을 것이라는 점과 향후 분양 전환시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기 위한 의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초구가 말한 LH서초 5단지는 분양 전환되는 공공임대아파트가 아닌 토지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해 입주자가 매매, 임대까지 가능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었다. 또한 건물 소유자가 재산세를 내며, 공시가격에 대한 이의 제기도 가능하다. 결국 임대아파트가 분양아파트 공시가격을 뛰어넘었다는 서초구의 전제 자체가 오류였던 셈이다.

실제 서초5단지는 다른 임대 아파트들과 달리 건물 부분은 매매와 전월세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다. 건물에만 한정한 LH서초 5단지 32평( 전용 84.95㎡) 2020년 말 시세는 11억 4천~12억 5천 만 원(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 11억~12억 원(한국부동산원 부동산테크 시세) 정도였다. 건물과 토지를 합한 서초힐스 32평 시세는 KB 14억 4천~15억 1천만 원, 테크 14억~15억 원 정도였고, LH 5단지 토지분(2억~3억 원)을 감안하면 서로 비슷한 수준이다.

LH 5단지 주변 ㄴ공인중개사도 7일 전화통화에서 "LH서초 5단지 32평은 대지권 2억 원 정도를 뺀 건물 시세가 11억 원대 초반에서 12억 원 정도이고, 서초힐스 32평 시세는 14억~14억 5천만 원 정도"라면서 "(땅을 포함한) 집의 가치를 따지기보다 목돈이 적게 드는 LH 5단지를 찾는 수요도 많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조선비즈>도 "토지임대부 분양가 최대 7배 치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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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는 지난해 12월 8일 '서울 강남의 토지임대부 아파트값, 분양가의 7배' 기사(왼쪽)에서 우면동 'LH서초5단지'는 전용면적 84㎡가 12억5000만 원에 매매 계약서를 쓴 것으로 알려졌고, 매물 호가는 12억 2000만~13억2000만 원까지 형성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건물 시세만 따진 것으로, 토지권을 포함하면 2억~3억 원 정도 높아 주변 단지 시세와 비슷하다. 호갱노노에 등록된 현재 전세 시세도 서초힐스 8억 7천만 원, 서초5단지 8억 1천만 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 조선비즈·호갱노노

 
과연 언론은 LH서초 5단지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란 사실을 몰랐을까? <조선일보> 계열사인 <조선비즈>는 지난해 12월 8일 '서울 강남의 토지임대부 아파트값, 분양가의 7배' 기사에서 우면동 'LH서초5단지'는 전용면적 84㎡가 12억5000만 원에 매매 계약서를 쓴 것으로 알려졌고, 건물가격만 따진 매물 호가는 12억 2000만~13억2000만 원까지 형성돼 있다고 보도했다. 아파트 실거래가 비교 사이트 '호갱노노'에 등록된 현재 전세 시세도 서초힐스 8억 7천만 원, LH서초 5단지 8억 1천만 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또한 서초구는 해당 단지 평균 공시가격을 비교한 게 아니라, 같은 층인 서초힐스 20O동 50O호와 LH5단지 50O동 50O호 공시가격을 단순 비교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LH 5단지 올해 공시가격 분포가 9억 3천~10억 7천 원, 서초힐스가 9억 4천~10억 7천 만 원 정도여서 서로 비슷하다고 밝혔다.

[검증결과] 서초구의 임대-분양아파트 비교 자체가 오류

LH서초 5단지와 서초힐스는 분양, 임대를 떠나 서로 이웃한 단지인 데다, 준공 연도와 평형도 비슷하고 LH 5단지가 토지임대부인 걸 감안하면 매매 시세도 서로 비슷했다. 서초구 주장대로 LH 5단지의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이 서초힐스보다 높았고, 일부 동호만 특정해 비교하면 공시가격 역전 현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객관적 비교로 보기 어렵고, 전체 단지 공시가격 분포는 서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만 임대아파트와 분양아파트 사이에 공시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는 서초구 주장 자체가 오류여서 판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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