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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출근 첫날 1억 오른 호가... 들썩이는 재건축

매물 거둬들이고 호가 올리는 강남·여의도... "재건축 속도전에 집값 급등 우려"

등록 2021.04.08 16:09수정 2021.04.08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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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 구축 아파트 단지. ⓒ 연합뉴스

  
'재건축 속도전'을 강조해온 오세훈 서울시장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잠실과 강남 등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호가가 오르고 있고, "지금이 제일 싸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오 시장이 서울시청으로 첫 출근을 한 8일, 서울 재건축 단지들의 분위기는 개발 기대감으로 달아오르고 있었다. 강남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매매 호가는 직전 거래가격에 비해 1억원 가량 높아졌다. 이 아파트에서 현재 판매자의 희망가격(호가)은 24억~26억원 수준인데, 24억원도 "싸다"는 말이 나온다. 이른바 '오세훈 효과'였다.

잠실 지역 A부동산 관계자는 "원래 3~4월은 거래가 잘 안됐는데, 오세훈 시장이 되고 나서 민간 재건축은 풀어준다고 하니까 문의가 나오고 있다"며 "직전 매매거래 가격보다 1억원 정도 높게 매물들이 있고, 24억원이 가장 싸다"라고 말했다.

1억 올라간 호가... 매물도 거둬들였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가격이 더 올라갈 조짐도 보인다. B부동산 관계자도 "지금 나온 매물도 집주인에게 다시 확인해서 매도 의향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며 "재건축 속도가 빨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펴져, 가격을 올려서 내놓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 재건축 대장주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호가가 오르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문의 전화가 부쩍 늘고 있다. D부동산 관계자는 "전화가 여러 통 오는데, 가격은 시장이 바뀌어서 올라갈 수 있다"며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 가격은 당연히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재건축 단지들이 많은 여의도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여의도 시범아파트(24평)의 경우 최근 매매가 이뤄진 가격은 17억대 후반이었지만,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물로 나온 가격은 18억을 훌쩍 넘겼다. 18억원이 넘는 매물도 싸게 나온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의도 T 부동산 관계자는 "18억원에 나온 매물은 급매물로 싸게 나왔고 사실상 마지막 매물"이라며 "그 다음에 나오는 매물은 19억원이 넘고, 더 큰 면적은 25억 원이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당선으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층고제한도 50층으로 완화하고, 지구단위계획도 발표되고 사업이 진행되면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높아지는 집값 급등 우려... "공공주택에 우선 순위 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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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경선 당시인 지난 2월 3일 서울 노원구 재건축 단지 인근 부동산에서 노후 아파트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 국회사진취재단


광진구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자양한양 아파트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아파트의 최근 매매 거래가격은 13억3500만원(118㎡)이었는데, 현지 부동산에 나오는 호가는 16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그마저도 매물이 많지 않다.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여기는 종 상향을 해줘야 하는데 박원순 시장이 그동안 해주지 않았고, 시장이 바뀌면 그게 될까 기대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팔려고 내놓는 물건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오세훈 시장 당선에 따른 기대심리가 반영되면서 사업 진척 단계에 따라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은 상승 요인이 있다"며 "아파트 가격이 올라 부담이 큰 상황이지만, 호가는 계속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도 우려하고 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오세훈 시장의 공약에 따라 재건축을 중심으로 또다시 집값 급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재건축 속도전보다는 서울의료원 등 공공부지를 활용한 공공주택 공급과 SH공사 아파트 공사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의 정책이 우선돼야 집값 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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