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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스바니-알렉스의 '공통과제', 범실을 줄여라

[프로배구] 1,2차전 각각 71-56득점, 3차전부터 더 치열해질 외인전쟁

21.04.13 16:07최종업데이트21.04.1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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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는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높기로 명성(?)이 자자하다. 실제로 매년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 신청을 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활약하면 높은 공격점유율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는 플레이오프나 챔피언 결정전 같은 단기전에선 더욱 심해진다. 11, 12일 열린 대한항공 점보스와 우리카드 위비의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 1,2차전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한항공의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는 1,2차전 두 경기에서 무려 49.58%의 공격점유율을 책임지며 53.85%의 성공률로 71득점을 기록했다. 요스바니보다는 적었지만 우리카드의 외국인 선수 알렉산드리 페헤이라(등록명 알렉스) 역시 44.55%의 점유율과 51.02%의 성공률로 56득점을 올리며 우리카드의 공격을 이끌었다. 양 팀은 인천에서 열린 1,2차전에서 우열을 가리지 못한 채 1승1패를 기록했다.

양 팀은 2차전까지 합계스코어가 186-185(대한항공 우위)였을 정도로 매우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그만큼 양 팀의 전력이 비슷하기 때문에 이 같은 치열한 승부는 앞으로 남은 시리즈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양 팀 외국인 선수의 활약과 우승에 대한 의지에 따라 챔피언 결정전 향방이 결정될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과연 요스바니와 알렉스 중 우승에 더욱 목 마른 선수는 누구일까.

큰 부상 이후 다시 얻은 기회, 우승으로 한 푼다
 

요스바니는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후 서브리시브에 대한 부담 없이 공격에만 전념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

 
쿠바 출신의 요스바니는 지난 2018년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4순위로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현 OK금융그룹 읏맨)에 지명됐다. 사우디와 이집트, UAE 등 여러 리그에서 우승을 한 경력이 있었고 단 두 시즌을 활약하고 OK저축은행의 '레전드'가 된 로버트 랜디 시몬의 추천도 있었다. 그리고 김세진 감독은 젊은 왼손잡이 공격수 조재성을 함께 활용하기 위해 요스바니를 오른쪽이 아닌 왼쪽 공격수로 투입했다. 

요스바니는 2018-2019 시즌 득점 3위(835점)에 오르며 외국인 선수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시즌 막판 어깨부상으로 벤치로 나가는 횟수가 많았고 팀도 봄 배구 진출에 실패하며 재계약이 무산됐다. 하지만 2018년 트라이아웃 현장에서부터 요스바니를 눈여겨 봤던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최태웅 감독이 2019년 드래프트에서 요스바니를 지명해 그는 다시 V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요스바니는 2019-2020시즌 개막 후 두 번째 경기에서 왼쪽 발목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고 결국 또 다시 한국 무대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부상회복 후 터키에서 활약했던 요스바니는 2020년 외국인 드래프트에도 신청서를 냈지만 어느 팀의 부름도 받지 못했다. 그렇게 한국과의 인연이 끝나는 듯했던 요스바니는 작년 12월 무릎부상으로 퇴출된 안드레스 비예나의 대체 선수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었다.

윙스파이커로 나서 서브리시브까지 참여해야 했던 OK저축은행 시절과 달리 대한항공에는 정지석과 곽승석이라는 리그 최고의 윙스파이커 듀오가 있었다. 오른쪽에서 공격에만 전념한 요스바니는 정규리그 12경기에서 53.42%의 성공률로 236득점을 올리며 챔프전에 대비했다. 1차전에서 32득점을 기록하고도 범실 9개를 저질렀던 요스바니는 2차전에서도 15개의 범실을 저질렀지만 39득점을 올리며 대한항공의 승리를 이끌었다.

요스바니에게 한국은 큰 부상을 당해 아쉽게 떠났다가 극적으로 다시 기회를 얻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 곳이다. 따라서 세 번째 입국한 한국에서 챔프전 우승을 따내고 싶은 마음은 더욱 간절할 수밖에 없다. 과연 요스바니는 3차전부터 안정된 플레이를 통해 대한항공의 통합우승 주역이 될 수 있을까. 모든 배구팬들이 알고 있는 요스바니의 남은 시리즈 과제는 역시 '범실 줄이기'가 될 것이다.

3년 만에 돌아온 V리그, 우리카드 역사 쓸까
 

알렉스가 요스바니와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면 우리카드는 훨씬 쉽게 시리즈를 풀어갈 수 있다. ⓒ 한국배구연맹

 
우리카드의 알렉스 역시 요스바니처럼 V리그 경력자로 배구팬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얼굴이다. 지난 2017년 외국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KB손해보험 스타즈에 지명된 알렉스는 2017-2018 시즌 득점5위(832점)에 올랐다. 특히 올스타전 파워어택 콘테스트에서 12m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배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알렉스는 KB손해보험과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2018년 컵대회에서 복근부상을 당하며 1경기 만에 퇴출되고 말았다.

포르투갈 대표팀의 주장을 지내기도 했던 알렉스는 형제 국가대표 선수로도 유명하다. 알렉스의 형인 마르코 페헤이라 역시 V리그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다. 마르코는 지난 2017-2018 시즌 브람 반 덴 드리스 대신 OK저축은행의 대체 선수로 합류해 22경기에서 265득점을 기록하며 만족스런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그리고 '시몬시대'를 마감한 OK저축은행은 2016-2017 시즌에 이어 두 시즌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KB손해보험을 떠난 후 폴란드리그에서 활약하던 알렉스는 작년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 신청서를 제출했고 전체 3순위로 우리카드에 지명됐다. 알렉스는 작년 연말 서브리시브 참여 여부를 두고 신영철 감독과 불화설이 돌기도 했지만 바로 다음 경기에서 깔끔한 셧아웃 승리 이후 감독에게 사과하며 사건을 일단락시켰다. 그 후 알렉스는 신영철 감독의 지시에 따라 왼쪽과 오른쪽을 넘나들며 우리카드의 공격을 이끌었다.

알렉스는 정규리그 36경기에 모두 출전해 득점(903점)과 공격성공률(54.85%) 2위,서브4위(세트당 0.46개)에 오르며 V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활약했다. KB손해보험 시절 두 번 기록했던 트리플 크라운도 이번 시즌 3번(플레이오프 포함)이나 기록했고 두 차례(3, 5라운드)나 라운드 MVP에 선정됐다. 알렉스는 플레이오프와 챔프전 등 단기전에서 공격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음에도 성실하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알렉스는 1차전에서 22득점을 올리며 우리카드의 3-0 승리를 이끌었지만 34득점을 퍼부은 2차전에서는 오히려 우리카드가 2-3으로 패했다. 알렉스 역시 1차전 1개에서 2차전 8개로 급증한 서브범실을 줄일 필요가 있다. 우리카드 역시 알렉스가 남은 시리즈에서 더 좋은 활약을 펼쳐야만 우승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 과연 알렉스는 우리카드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끈 외국인 선수로 구단 역사에 영원히 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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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요스바니 에르난데스 알렉산드리 페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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