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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학살 주범 박진경, 대표위패 박탈하고 단죄비 세워야"

김영진 경남도의원 자유발언... 남해군민동산에 동상, 창원 충혼탑에 위패

등록 2021.04.13 16:48수정 2021.04.1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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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민동산에 있는 박진경 대령 동상. 박진경은 4.3항쟁 때 학살 주범이다. ⓒ 김영진

 
제주 4.3 학살 주범 박진경(1920~1948)의 위패가 경남 창원 충혼탑에 있고, 남해군민동산에는 그의 동상이 있는 가운데, 경남도의회에서 '위패 박탈'과 '단죄비 건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영진 경남도의원(기획행정위)은 13일 열린 경남도의회 제384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이를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 3일 서울과 제주에서 73주년 제주4.3항쟁 희생자 추도식이 열렸다"며 "당시 제주도민 1/10분이 희생당한 엄청난 사건임에도, 제주라는 특수성 때문에 진실규명과 화해가 늦었지만, 발발 55년 만인 2003년 정부의 첫 공식 사과가 있었고, 이번 정부는 완전한 해결을 약속한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하지만 경남에선 '남의 집 불구경'이다"며 박진경을 거론했다. 현재 박진경은 '경상남도 호국영령 대표위패'로 창원 충혼탑에 있고, 남해군민동산에는 그의 동상이 있다. 남해는 박진경의 고향이다.

이를 언급한 김 의원은 "제주도민이 볼 때 억장이 무너지는 광경 아니겠느냐"고 했다.

박진경은 1948년 4.3 진압부대 연대장 취임사에서 "제주도 폭동사건을 진압하기 위해서는 제주도민 30만을 희생시켜도 무방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민간인과 폭도의 구별이 곤란하다"며 학살을 주도했다.

김 의원은 "초토화 작전에 감탄한 미군정은 부임 한 달도 안 된 그를 대령으로 진급시켰고, 바로 승진 축하연을 마친 날, 숙소에서 잠자던 중에 직속부하 2명에게 암살됐다"고 했다.


남해 동상 앞에는 한때 돌하르방이 세워져 있었다. 김 의원은 "돌하르방은 제주도민의 수호신인데, 도민을 무차별 학살한 박진경을 돌하르방이 지킨다니, 저 광경에 얼마나 기가 찼겠느냐"고 했다.

남해 시민사회단체들은 2000년과 2005년에 동상 철거 서명운동과 토론회를 열기도 했지만, 동상은 그대로 있다.

김영진 의원은 "무자비한 민간인 강경진압으로 직속 부하에게 암살된 박진경은 남해군민동산에 버젓이 거짓 추모비에 동상까지 세웠고, 창원 충혼탑에는 '경상남도 호국영령 대표위패'로 모셔져 있다"고 했다.

그는 "박진경 동상을 철거하든지, 존치한다면 명확한 사실을 명시한 '단죄비'를 세울 것"을 제안했다. 그는 거제포로수용소에 있는 반민족행위자 '김백일 단죄비'를 사례로 들기도 했다.

김영진 의원은 "단죄비를 세우고, 창원 충혼탑에 경상남도 대표위패 자격도 이제는 박탈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지역시민사회단체가 분연히 일어나 거짓을 바로잡고 역사를 바로세우길 바란다"고 했다.
#4.3항쟁 #박진경 #김영진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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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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