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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시 '양성평등기금 폐지' 방침 ... 여성단체 "시대착오"

5대 기금 폐지 ... 통영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등 단체 "기금 존치해야"

등록 2021.04.20 18:35수정 2021.04.21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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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통영시위원회, 어린이책시민연대 통영지회,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 통영교육희망네트워크, 통영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연대는 20일 통영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김윤자

 
"통영시는 시대착오적인 양성평등기금 폐지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여성차별에 기반한 모든 폭력이 근절될 때까지 양성평등기금을 존치하라. 고유목적 기금의 일방적인 폐지를 중단하고 재정위기 타개책을 마련하라."

경남 통영시가 '양성평등기금'을 포함한 5개 기금을 폐지하여 일반회계로 편성하겠다고 하자 여성·시민·노동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통영시는 지난 6일 통영시의회 의원간담회에서 "양성평등기금을 포함한 5개 기금을 폐지하여 일반회계로 편성하고, 국·도비 매칭사업 시부담분 중 200억 부족분에 충당하겠다"고 보고했다.

통영시가 밝힌 양성평등기금 폐지 이유는 "이자 수입이 적고 운용 실적이 낮다"는 것이었다.

민주노총 통영시위원회, 어린이책시민연대 통영지회,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 통영교육희망네트워크, 통영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연대는 20일 통영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통영시의 재정 위기에 대해, 통영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관계자는 "무리한 국·도비 사업추진과 방만한 운영으로 비롯된 것으로 사전에 당초예산 수립과 편성, 이를 제대로 심의하지 않은 시와 의회의 책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책임은 지지 않은 채 5개 기금을 폐지하여 전용하겠다는 발상은 오만한 행정편의주의적인 처사라 할 것"이라고 했다.


"양성평등기금의 이자 수입이 적다"는 주장에 대해, 이 단체들은 "수년 전부터 저금리로 인한 이자수익 감소는 이미 예견되어 있었고 이자로 운용하는 사업비가 바닥날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고 했다.

이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매년 기금을 조금씩 적립하여 이자수익을 확보할 것을 관련단체에서 제안해오던 터였다"며 "운용실적이 낮은 것도 통영시의 안일한 기금운용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상황과 관련해, 이 단체들은 "통영지역사회에 만연해있는 여성에 대한 차별과 성착취 시스템은 너무나 공고하여 시간이 흘러도 나아질 기미가 없는 실정이다"고 했다.

이어 "오랜 세월동안 지역에 뿌리내려져온 성매매 산업은 아직도 굳건히 가동되고 있고 남성들의 먹이사슬에 걸린 어린 청소년들에 대한 성매매는 여전히 성업 중이다"며 "지체장애인에 대한 성폭력도 빈번히 자행되고 있다. 이주여성들에 대한 차별과 폭력은 더 말할 것도 없을 터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기금이 입맛대로 마음대로 갖다 쓰라고 차곡차곡 모아둔 것이 아니다. 어렵게 조례를 제정해서 고유의 목적에 맞게 사용하기 위해 조성해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폐지대상 기금들 중 노인과 저소득민,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을 목적으로 조성된 기금들은, 빈부격차로 인한 저소득층의 고통과 폭발적인 고령화로 인한 노인빈곤세대의 고통, 일상적인 차별과 폭력아래 놓인 여성의 고통 등을 해소하여 통영시민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다"고 강조했다.

재정위기와 관련해, 이들은 "통영시는 그동안 무분별하게 국‧도비 공모사업을 많이 추진해왔다"며 "이로 인해 통영시 자부담분이 갈수록 많아져 가뜩이나 전국 최하위 수준인 통영시 재정자립도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여성·시민·노동단체들은 "양성평등기금은 여성차별에 기반한 모든 폭력이 근절되어 성평등한 사회가 실현되어질 때까지 존치되어야한다"고 했다.

이어 "더욱이 성인지가 최하위 수준인 통영시는 양성평등기금 지원사업을 더욱 확장하여 평등한 사회실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나가야 함이 마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영시에 대해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 등 단체들은 "양성평등기금 폐지결정을 즉각 철회하라", "양성평등기금을 존치하여 평등사회를 앞당기는데 그 책무를 다하라", "양성평등기금 등 기금의 운용개선방안 마련을 위해 민관협의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통영시 #통영시의회 #양성평등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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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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