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소설만 벌써 네 번째, 난 이렇게 썼다

[책이 나왔습니다] '사랑, 그 이름'부터 네 번째 출간작 '수호천사'를 내기까지

등록 2021.04.22 16:58수정 2021.04.22 16:58
0
원고료로 응원

최성모의 4번째 로맨스 소설 '수호천사' ⓒ 최성모

 
무엇이든 시작이 어려운 법이다. 열심히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을 해도 왜 이렇게 글 쓰는 걸 시작조차 하기가 두려운지 모르겠다. 글을 쓰시는 분들은 대체로 하루 중 아주 많은 시간을 글쓰기에 몰입하신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런 분들에 비하면 아주 짧은 시간만을 글쓰기에 사용한다. 바빠서도 아니고, 시간이 없어서도 아니다. 그냥 오늘 생각하고 떠오르는 게 최상일까, 라는 생각을 한다. 

오늘 보다 내일 더 좋은 아이디어와 문장이 떠오를 수 있다고 나는 여긴다. 때문에 최대한 몰입을 해서 글을 짧게 쓴 다음에는 과감히 노트북의 전원을 꺼 버린다. 지금까지 이렇게 글을 썼는데 나름 성공작도 있고 실패작도 있다. 


텀을 둬서 글을 쓰면 체력적으론 매우 효율적이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을 때 글을 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생각했던 글의 흐름이 갑자기 생각이 안 나는 웃지 못할 일도 생긴다. 하지만 그렇게 꾸역꾸역 한 작품씩 쓰다보니 e-Book으론 4번의 작품 출간을 한다. 정말 감사하게도 4월 22일 출간한 로맨스 소설 <수호천사>로 독자들을 찾는 설레임을 다시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연애 경험이 그다지 별로라서 로맨스 소설을 쓰는 데 매우 애를 먹는다. 하지만 연애 경험과 상관없이 로맨스 소설을 쓰는 방법을 그동안 조금 터득했다. 대체로 글을 쓰시는 분들은 그 팁을 아실 것이다. 두세 가지 몰입할 수 있는 상황만으로 그 소설을 시작하게 되고, 결국은 마무리 짓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첫번째 로맨스 소설 <사랑, 그 이름>은 버스안에서 어떤 숙녀분과의 사연이 출발점이다. 버스 안에서 앞자리에 앉은 한 숙녀분이 있었다. 그 여자분은 머리를 올리고 있었는데, 잔머리가 난 뒷모습이 꽤 아름다웠다. 그런데 대뜸 그 숙녀분이 올린 머리를 풀어버리는 것이었다. 머리로 뒷모습을 감춰버린 그 상황을, 나는 마치 검은색 커튼이 쳐지는 상황으로 연결지어졌다. 그게 로맨스 소설 <사랑, 그 이름>의 출발점이었다. 

두번째 로맨스 <러브헌터>는 20대 중반에 바다에 갔을 때를 떠올리며 시작한 글이다. 그때 나는 방황하는 청춘이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청춘의 방황이라, 럭비공처럼 이리저리 허우적댔다. 그 시절, 그때, 조금 어두워진 바닷가를 거닐려고 나왔는데 조약돌에 글씨를 새겨주는 아저씨를 발견했다. 그때 나는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한 조약돌에다 '17년 후엔 최고의 모습으로'란 글자를 새겨달라고 요청했었다. 

<러브헌터>에 나오는 그 뜬금없는 '17년 후엔 최고의 모습으로'란 글귀는 글쓴이가 지어낸 게 아니고, 실제로 글쓴이가 한 행동이다. 정말 뜬금없지만, 나는 그때 그런 글귀를 써 달라고 요청한 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잊기에는 너무 괴짜같은 행동이었지만, 그런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을 만들고 경험하는 게 글쟁이의 숙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 번째 로맨스 소설 <에덴동산>의 시작은 어디였을까. 로맨스와 SF와의 연결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어렸을 적 보진 못했지만, TV 영화소개 프로그램에서 본 영화의 한 장면이 시작이었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그렇지만, 갈증에 목말라하는 여자를 위해 남자가 자신의 침을 내어주는 신이 출발점이다. 어렸을 적 그 장면은 나에겐 너무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거 같다. 그래서 그 키스신을 출발점으로 나는 글을 써 내려갔다. 

그리고 이번에 쓴 <수호천사>는 한 다큐멘터리가 시작이었다. 상대성 이론에 관련된 다큐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자세히 기억나지 않고, 기억날 리 없는 상대성 이론에 의하자면 만약 기차가 빛의 속도로 달리면 기차 안의 1주일은 바깥세상의 50년이 된다는 그 다큐멘터리가 출발점이 됐다. 한 편의 다큐멘터리로 또 한 편의 로맨스 소설을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내 경우에는 대체로 황당하고 우연한 경험이 로맨스 소설의 주요 출발점이 됐다. 시작은 정말 반이다. 임팩트 있는 경험과 소중한 추억들을 꺼내어 보면, 로맨스 소설은 어느덧 반은 완성된 셈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은 사랑을 할 것이다. 자신의 기억 속에 저장돼 있는 추억들을 소환해 한 글자씩 써 내려가면 그 누구도 로맨스 소설의 작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느덧 네 번째 로맨스 소설을 완성하게 됐다.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고, 또 독자들에게 호된 질책도 받았다. 기분이 좋을 리 없는 상황이지만, 그런 질책들이 더 성숙한 글을 쓰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고, 책을 읽고 그냥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리플까지 달면서 작품을 평가해 주는 건, 그 내용이 어떻든 간에 내가 쓴 작품만큼 소중하게 다가온다.    

인생에서 최초이자 또 최후의 가치는 당연히 사랑이라 믿는다. 사랑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곤 한다. 그런데 한편으론 모두가 그런 사랑을 꿈꾸면서 자신을 희생하는 데 조금 야박한 면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사랑을 갈망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사랑을 말로, 또는 글로 표현하는 기쁨을 누렸으면 한다. 그 사랑을 표현함에 있어서 서툴더라도 그것을 글로 나타내는 건 색다른 매력이 있으니까 말이다. 
덧붙이는 글 제 개인 블로그에도 게재합니다. https://blog.daum.net/sonakbiro
#사랑 #로맨스소설 #작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3. 3 [단독] 윤석열 장모 "100억 잔고증명 위조, 또 있다" 법정 증언
  4. 4 "명품백 가짜" "파 뿌리 875원" 이수정님 왜 이러세요
  5. 5 '휴대폰 통째 저장' 논란... 2시간도 못간 검찰 해명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