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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중 '강제 로그아웃'... 대학생들은 불안에 떱니다

코로나 이후 온라인 비대면 수업 보편화 됐지만... 불안정한 인터넷 연결 때문에 가슴 졸여

등록 2021.04.30 20:50수정 2021.05.0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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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에서 이용하는 와이파이 기기 ⓒ 김신영


[기사 수정 : 2일 오전 10시 31분]

"기숙사 와이파이 잘 되니?"

기숙사에 들어가기 전 먼저 입사한 룸메이트에게 물어본 질문이다. 평소였다면 잘 되면 좋고, 잘 안 되면 휴대전화의 데이터를 사용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 온라인 학습 시대. 당장 며칠 뒤 실시간 강의가 있는 나에게는 그 문제가 아주 중요했다.

그 전에는 데스크톱을 이용했다. 네트워크 문제가 없진 않았지만 적어도 와이파이 고장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나마 안정적인 랜선 연결도 가끔 문제가 생기는데 와이파이 연결을 믿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바일 테더링을 이용할 수는 있었지만 사용량이 제한되어 있고, 속도도 느려서 계속 쓰기는 어려웠기에 걱정이 앞섰다. 대학교에 와서 이런 것까지 걱정해야 하나 회의감이 들었고 온라인 수업이라는 방식에 대해서도 약간의 불만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온라인 수업의 장점은 분명히 있다. 인터넷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강의를 들을 수 있고, 기간이 넉넉하다면 개개인의 일정에 맞추어 자유롭게 시간표를 조정할 수 있다.

몇몇 기능에 제한이 있지만 pc가 아닌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도 충분히 학교 일정을 수행할 수 있다. 고등학교 때 정해진 시간표대로 살다가 이제 막 대학에 온 나에게 이런 엄청난 자유도는 환영이었다.

하지만 한 가지 단점이 나에게 온라인 학습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심어주었다. 도입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위의 상황처럼 막상 겪어보니 큰 단점으로 느껴졌다. 바로 '불안정성'이다.

아슬아슬한 연결고리

온라인 학습 시대에 안정적인 인터넷 연결 상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동영상 강의를 정상적으로 재생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충족되어야 하는 조건이다. 과제를 제출할 때, 모르는 용어를 검색할 때 등 수많은 상황에서 인터넷이 쓰인다. 랜선을 직접 연결하거나 와이파이, 모바일 테더링 등을 이용해 온라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간단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우리 학교는 실시간 강의에 줌(ZOOM)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수업 중 가끔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하다는 알림이 뜬다. 그럴 때마다 아예 화면이 멈추는 것은 아닌지, 프로그램이 꺼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어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다.

화면과 소리가 '지직' 거려 강의 내용을 잘 듣지 못할 때도 많다. 화면 출력 속도가 점점 느려지면서 소리와의 간격이 10초 이상 떨어져 버린 날도 있었다. 수업에 집중할 수 없었고, 교수님께서도 수업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셨는지 결국 그날 마쳐야 할 수업량의 절반 정도를 다음으로 미루셨다.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인터넷 연결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대학교는LMS(learning management system, 온라인으로 학생들의 성적과 진도, 출석 등을 관리)와 같은 학습 관리 시스템과 각 대학의 웹사이트를 이용하여 온라인 학습을 진행한다. 이렇게 사용하는 프로그램과 웹사이트의 상태도 중요하다.

최근에는 인터넷보다 웹사이트 자체의 문제로 오류가 빈번히 일어난다. 로그인이 안 되거나 2차 본인인증을 위한 문자와 메일이 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 비디오가 재생되지 않아 한참을 헤멘 적도 있다.

공지사항을 통해 확인한 장애가 발생한 이유는 다양하다. 서버 사용량 증가로 인한 일시적인 용량 부족, 일부 데이터 누락, 작업 수행 중 웹 방화벽 설정 변경 등, 심지어 웹사이트 업체 측 관리자의 실수까지 장애의 원인으로 파악되었다. 학생들이 이런 작은 요소들을 파악하고 대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시간이 넉넉하게 주어진 강의를 듣거나 과제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큰 문제가 없다. 대부분의 오류는 일시적이고 다른 날로 미뤄도 되기 때문이다. 기한이 짧을 때 문제가 된다.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몇 시간 정도로 제한되어 있는 경우가 그렇다. 그 시간이 지나버리면 출석이 아닌 지각으로 처리된다. 과제 제출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강의 재생 중 오류가 발생한 모습 ⓒ 김신영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시험이다. 비대면 시험의 경우 대부분 각 대학의 웹사이트를 통해 시험을 본다. 그날, 그 시간대만큼은 안정적인 접속이 꼭 필요한 것이다. 학생들은 인터넷 연결 상태를 걱정하고 주변 학생들에게 어떤 연결 방법을 이용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한다.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는지 결국 이번 시험 기간 중 우려했던 일이 발생했다. 대학교 커뮤니티 앱에 인터넷 연결상태가 좋지 않아 시험 중간에 자동으로 로그아웃되어 버렸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온 것이다. 시험지는 풀다가 만 상태로 제출되어 버렸다.

줌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시험도 있다. 카메라를 통해 시험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독하는 방법이다.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함이지만 가끔 기준이 까다로울 때가 있다. 프로그램을 나가거나 잠깐이라도 끊기면 0점으로 처리하거나 아예 F(Fail) 성적을 부여한다는 기준도 보았다. 불안정한 연결 상태가 학생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운에 기대야 할까

문제는 이것이 학생이 해결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인터넷이 문제일 때는 랜선과 네트워크를 점검한다. 임시방편으로 모바일 테더링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와 달리 웹사이트 자체의 오류는 취할 수 있는 행동이 정말 없다. 학생들은 새로고침을 연속해서 누르거나 시험을 볼 동안 아무 이상이 없길 기도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제공하는 와이파이의 사용을 피하고 인터넷 연결 상태를 상시 점검하라고 권고하였다. 시험 전 '온라인 시험 응시 유의사항'을 숙지할 것도 당부하였다. 학교도 연결 문제 자체를 해결할 방도가 없는 것이다.

현재 온라인 학습의 오류를 처리하는 방법은 제각각이다. 학교마다 지침이 다르고 지도자에 따라서도 다르다. 온라인으로 학습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일인데 마땅한 대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손해를 입은 상황에서 노력한 것에 대한 최소한의 결과라도 보장받을 수 있는 대책 말이다. '서버 장애 상황에서 이런 조치를 취하면 재시험의 기회를 부여한다'와 같이 전국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가진 방안이 필요하다.

인터넷과 여러 과학 기술의 발달로 코로나 시대에서도 학습할 기회가 주어졌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공부할 수 있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컴퓨터 기술, 통신 기술도 계속해서 발전하면서 서버 환경이 빨라지고 안정되고 있다.

그러나 불안정성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상황이 안정되면 대면 수업을 실시하여 더이상 이런 문제를 걱정하지 않게 되었으면 한다. 다음 세대들은 지금 일상적으로 느끼는 이 불안감을 모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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