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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편리한 줌? 청각장애인은 다릅니다

비대면으로 듣는 강의와 워크샵, 그리고 온라인 프로그램에서 소외되는 청각장애인

등록 2021.04.30 11:19수정 2021.04.3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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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언어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점이 있으나, 청각장애인은 쉽게 참여하기도 어떤 내용으로 이야기되는가도 알기 어려워 차별적이다. ⓒ envatoelements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비대면 프로그램과 온라인 강의, 워크샵 등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리고 얼굴을 드러내지 않아도 목소리로만 서로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는 '클럽하우스' 애플리케이션도 인기몰이 중이다. 공통적으로 음성언어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점이 있으나, 청각장애인은 쉽게 참여하기도 어떤 내용으로 이야기되는가도 알기 어려워 차별적이다.

줌(ZOOM)과 같은 화상회의 프로그램에 청각장애인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수어 통역사를 섭외하고, 필요한 경우에 속기통역도 의뢰해야 한다. 줌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속기통역을 이용해본 필자의 경험은, '불편' 그 자체였다. 속기통역은 별도의 통역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여 줌 링크를 속기사에게 보내준 후 함께 시청하는 방식인데, 나는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번갈아 가며 봐야 했다. 줌 화면에서 속기 내용과 수어 통역이 함께 보여진다면 원활한 참여가 가능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주로 퇴근하고 나서 저녁 시간대나 평일 오후 시간대 등 프로그램마다 개최 시간이 다 다르므로 수어 통역사나 속기사와의 일정을 협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클럽하우스 애플리케이션도 마찬가지로 음성언어 위주로 진행하기 때문에 청각장애인들은 참여하기도, 교류하기도 어려운 상황인 만큼 '보이는 라디오'처럼 배리어프리 기능을 마련해주어 모두가 차별없이 참여하는 비대면 시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필자가 사용하고 있는 아이폰은 보청기처럼 소리를 증폭해 주는 기능, 그리고 여러 가지 소리를 인식하여 텍스트나 진동으로 알려주는 기능 등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줌, 클럽하우스 등이 이러한 기능을 고려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없이 모두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보완해주었으면 좋겠다.

요즘 백신 접종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가 종식된다면 비대면이 아닌 대면시대로 회귀하겠지만 그 시기가 올 때까지 지금처럼 다양한 워크샵과 세미나에 참여하기 원하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시스템이 하루빨리 세워지기를 바란다.
#코로나 19 #비대면 #화상회의 #통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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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인(청각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다수 매체 인터뷰 등 전반적인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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