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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기현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기사 보강: 30일 오후 2시 20분]
"싸울 것은 싸우고, 지킬 것은 지키겠다."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기현 의원(4선, 울산 남구을)의 일성이다. 30일 오전 10시부터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의 결선투표에서 김기현 의원은 66표를 얻어 최종 당선됐다. 상대인 김태흠 의원(3선, 충남 보령시·서천군)은 34표로 고배를 마셨다. 이날 결선투표에는 100명의 국민의힘 의원이 참여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당선된 직후 마이크를 잡고 "부족한 사람을 이렇게 원내대표로 선출해주신 의원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라며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다. 당선된 직후의 마음은 정말 무겁고, 가야할 이 험한 길을 어떻게 가야할지 두려움이 다가온다"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너무나 중요한 역사의 변곡점"이라며 "우리가 다시 상승할 것인가, 침몰할 것인가를 결정할 너무나 중요한 시점에 이 원내대표 직을 맡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는 확신한다. 그리고 자신한다"라며 "우리가 반드시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내고 내년 대선에서 이겨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회복하고 다시 한 번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드는데 저와 의원들이 힘을 합치면 그 결과를 이루어 내리라 믿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늘 승부를 걸며 살아왔다. 그리고 싸우면 이길 것이다"라며 "이기는 방법은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고, 의원들과 하나 되는 소통과 공감"이라고도 강조했다.
또한 "결코 편벽되거나 편향된 모습으로 당을 이끌어가지 않겠다"라며 "제가 꿈꿔왔던, 다시 비주류가 당의 대표가 되고, 그리고 역동성이 넘치는 국민의힘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제가 먼저 헌신하고 앞장서겠다. 서번트(servant: 종)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앞서 소속 의원 101명 전원이 참여한 1차 투표에서는 김태흠 의원 30표, 유의동 의원 17표, 김기현 의원 34표, 권성동 의원 20표를 얻었다. 과반 득표자가 없었기에 당헌‧당규에 따라 김태흠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결선 투표에서 맞붙었다. 바른정당 출신 온건복당파로 분류되는 권성동 의원이 탈락하면서 영남권의 김기현과 친박 성향의 김태흠 두 강경파 의원의 대결이 됐다.
결선투표 직전 정견발표에서 김기현 원내대표는 "소통과 공감의 원내대표가 되겠다"라며 "초선, 재선 의원들의 경우에는 주1회 이상 약속드린 것처럼 현안 토론하고, 필요하면 법적 지원에 대한 법률 지원도 하도록 정례화해서 소통시간을 갖겠다"라고 약속했다. 또한 삼선 이상 중진의원들에게는 "상임위원회가 정상화되면 위원장을 하되, 여의치 않으면 대선 준비를 위한 주요 팀의 위원장을 맡아 실질적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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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기현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함께 경쟁한 김태흠, 유의동, 권성동 의원으로부터 축하받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어 "주요 현안에 대해 격의 없는 대화" "주1회 전략회의" 등을 내세우며 "당의 개혁과 혁신을 주도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청년층에 대한 접근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한다" "약자와의 동행도 인력과 예산을 강화해 활성화하겠다" "호남 출신을 주요 인물로 전면 배치해서 주요 역할을 하도록 배려하겠다" "탈진영 어젠다를 선행적으로 발굴해내고 이슈 선점하며 주도하겠다" 등의 공약도 쏟아냈다.
"통합, 서두르면 설익어... 주변에서 나보고 '활' 같다고 한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당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2개월 가량 당 대표 권한대행도 겸하게 되는 김 원내대표는 대선 승리를 위한 야권 대통합 등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그는 정견발표에서 "우리 당 지지율을 40%까지만 올리면, 바깥의 제반 세력 후보들이 우리 당 중심으로 단일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라며 "그래서 자강이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합보다는 자강에 방점을 확실히 찍은 셈이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7년간 실력으로 승부해왔다"라며 "그동안 쌓은 경험으로 대선 승리를 이끌 플랫폼을 국민의힘이 중심축이 되어 하겠다"라며 '제1야당 중심의 플랫폼 구축'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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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기현 의원(오른쪽)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주호영 전 원내대표와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앞선 토론에서도 그는 "자신감을 가지고 하면, 이길 수 있다는 주인의식이 우리에게 마련돼야 한다"라며 "우리 당이 먼저 자강해야 한다"라고 반복했다. 그는 "당내 잠룡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라며 "우리 당에 후보가 없다는 자조섞인 평을 조심해야 한다"라고 경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장 후보가 될 거라고 생각했느냐"라고 꼬집으며 "우리 당이 저평가된 게 다시 상승했다"라고 지난 선거를 회고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당과의 통합 관련해선 "합당을 위한 합당, 통합을 위한 통합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어떻게 할지 메시지가 와야지, 언제까지 하겠다는 건 어리석다"라면서 "단순히 합당하는 건 안 된다", "너무 서두르면 설익는다"라고 경계했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국민의힘이 주도권을 쥔 채 통합 논의에 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1차 투표 전 모두발언에서도 김 원내대표는, 영남권인 울산 출신임에도 자신이 "소장 개혁파 모임"으로 불리는 '비주류'였다고 강조했다. "소신과 양심을 갖고 정치하려는 게 제 주안점이다"라며 "늘 비주류였지만, 개혁정치의 길을 걷는 것이 제 소명이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개혁적 정치의 길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주변 분들이 저더러 활 같다고 표현한다. 부드러워 보이는데 부러지지 않고, 싸워야할 때, 공세를 취할 때 강력한 힘을 내기 때문"이라며 "싸워야할 때 싸우더라도 응축해서 쏘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경투쟁 일변도로 가기보다는, 유연하게 대응하다가 투쟁에 나설 때엔 강력하게 하겠다는 얘기다.
김 원내대표는 "중도층은 우리가 '얼마나 합리적인 세력이냐'를 보고 판단한다"라며 명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무작정 싸울게 아니라 타협으로도 해나가야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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