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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의 전 보좌관이 "억장 무너진다"고 한 까닭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양수 "산불 현장서 웃으며 이임식" 질타에 "진실 다르다" 반박

등록 2021.05.06 16:06수정 2021.05.0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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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내가 억장이 무너진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를 20년 넘게 보좌한 이진수 전 보좌관이 6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행정안전부장관 재임 당시 강원도 산불수습 현장 대책회의에서 장관직 이임식을 진행했다는 질타가 있었고, 김 후보자가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이자 전 보좌관이 전후 사정을 설명하고 나섰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산불수습 현장 대책회의에서 (김부겸·진영) 두 분이 서로 장관 자리를 넘겨주면서 저렇게 웃으면서 사진을 찍습니다"라며 "국민의 불행을 위로하러 간 장관이 폐허가 된 현장에서 굳이 이취임식 행사를 열어야 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적절치 못한 처신에 대해서 지적해 주신 이 위원님 감사드린다"고 낮은 자세를 취했다. 다만 "제가 달리 장관 이취임식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고성 현장은 아니고 옥포 현장, 아마 거기 행정사무소에서 서로 이른바 재난복을 주고받는 장면인 것 같다"라며 "그것도 위세를 과시하는 것으로 비쳤다는 위원님의 지적을 받아들이겠다"라고 답했다.

"진실은 그렇지 않다"는 전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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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5일 김부겸 당시 행정안전부장관(왼쪽)이 진영 후임 행정안전부장관에게 업무를 인계하며 악수하고 있는 모습. 장소는 강원 강릉 옥계면사무소에서 열린 산불 수습현장대책회의다. ⓒ 연합뉴스

  
그러나 이진수 전 보좌관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나는 1999년부터 김 후보자의 측근이었다. 그래서 오전(청문회)에 나왔던 질의의 답을 대충 안다. 후보자 성정이 '음전(말이나 행동 따위가 곱고 점잖다)'하여 다 말을 안 하고 있다"라며 "진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전 보좌관은 "(장관 이임식 전날인) 4일 밤 불이 났다. 양간지풍을 타고 미친 듯 불티가 날아다니는 걸로 악명 높은 봄철 강원도 산불이다. 장관은 자려고 누웠다가 일어나 바로 강원도로 향했다. 퇴임을 앞두고 있어 행안부 운전비서를 부르지 않고 의원실 비서가 차를 몰았다"고 밝혔다.

또 "(5일) 아침에 장관이랑 통화했더니 '도저히 이임식 할 분위기 아니다. 그냥 여기서 임기 마칠란다'고 했다. 난 이임사를 최종 손보아 행안부 홈페이지에 올리게 하고, 행안부 외청과 산하기관마다 일일이 함께 일하는 동안 고마웠다는 말과 이런저런 당부 사항을 적어 기관에다 보내주라는 장관의 지시를 이행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산불수습 현장대책회의에서 후임자였던 진영 행안부장관에게 민방위복을 건네면서 지휘권을 인계한 것은 미리 준비한 '연출'이 아니라 현장에서 즉석 아이디어로 진행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해당 자리에 있던 행안부 공무원들도 자발적으로 강원도로 향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그는 "이임식은 취소했다. 비서실, 기조실, 대변인실이 전부 달려와 울상을 지었다. 허탈하게 앉아 있는데 기조실 김OO 과장 이하 비서실 식구들까지 '도저히 이렇게는 못 보낸다. 강원도 가자' 해서 퇴근하고 바로 차 2대로 고성으로 달려갔다"고 했다. 이어 "밤 12시가 다 된 시간이었다. 큰 불은 대충 잡고 잔불 정리 중이라고 소방청장이 보고했다. TV에는 전국에서 달려오는 소방차들이 고속도로에 장사진을 이뤘다는 뉴스가 계속 떴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무엇보다 이 전 보좌관은 "(산불) 다 꺼진 거 확인하고 마지막 전체회의 주재하기 직전 진영 신임 장관이랑 지휘권을 인계하기로 했다. 누군가의 아이디어로 민방위복을 건네주는 걸로 이취임식을 퉁 치는 걸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때 찍은 사진을 이양수 의원은 꺼내 들고 '어떻게 화재 현장에서 이취임식을 할 생각을 했나, 그것도 웃어 가면서'라고 언성을 높인다"라며 "그런데 후보자는 '네. 죄송하다'는 소리만 한다. 내가 억장이 무너진다"라고 적었다.
#김부겸 #이양수 #강원도 산불 #행정안전부 장관 #국무총리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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