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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대신 도지코인 아버지? 일론 머스크는 투기꾼이었나

가상화폐 띄우기 논란...워싱턴포스트 "코미디쇼에 나서는 머스크, 투기꾼들은 가상화폐에 돈 부어"

등록 2021.05.08 17:59수정 2021.05.0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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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가 2023년 스페이스 X의 최초 달 관광객으로 선정된 마에자와 유사쿠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스페이스 X

 "Cryptocurrency is promising, but please invest with caution!(가상화폐는 유망하다, 하지만 투자할 때 주의하라)

이제는 테슬라 CEO보다 가상화폐 아버지라는 명함이 더 어울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7일 트위터를 통해 또다시 가상화폐 투자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가상화폐는 유망하다"는 그의 말에 코인 시장은 또다시 들썩였다. 일론 머스크 스스로 아버지라 지칭했던 '도지코인'은 특히 더 그랬다.

장난으로 만든 도지코인, 일론 머스크가 말하자 급등

가상자산 정보업체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8일 정오 기준 도지코인 가격은 779.84원이다. 24시간 동안 가격 상승률이 114.42원으로 하루만에 100%가 넘는 급등세를 보였다. 최근 24시간 거래량도 30% 이상 늘었다. 도지코인의 시가총액은 100조를 넘어섰다. 모두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올린 뒤 나타난 현상이다. 일론 머스크의 "유망하지만, 주의하라"고 했는데, 투자자들은 "유망"에 베팅했다.

사실 누구도 도지코인이 이렇게 주목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지난 2013년 IBM 출신 개발자 2명이 만든 도지코인은 비트코인을 위시한 암호화폐 시장을 풍자하는 장난감처럼 만들어졌다. 도지코인은 최초 만들어진 2013년부터 2020년까지 가격에 큰 변화가 없었다.

아무도 관심이 없던 도지코인에 일론머스크가 관심을 보였던 시점은 지난 2019년 4월. 그는 당시 트위터에 "Dogecoin might be my fav cryptocurrency. It's pretty cool.(도지코인은 마음에 드는 가상화폐다, 쿨해보인다)"는 글을 남겼다. 지난 2020년 12월에도 "One word: Doge(한 마디, 도지)"라고 트윗을 올렸고, 올해 2월부터 도지코인을 집중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아래는 그가 도지코인을 언급한 내용이다.

-2월 4일 Dogecoin is the people's crypto(도지코인은 사람들의 암호다)
-2월 8일 Ð is for Ðogecoin! Instructional video.(Ð는 도지코인)
-2월 15일 If major Dogecoin holders sell most of their coins, it will get my full support. Too much concentration is the only real issue imo. (만약 도지코인 소유자가 코인을 팔아도 나는 지지할 것이다. 너무 많이 집중되는게 단점이다.)
-2월 22일 Dojo 4 Doge
-2월 24일 (도지코인 이미지를 올리며)Literally(말그대로)
-3월 2일 Doge meme shield, legendary item (도지 방패는 밈, 전설적인 아이템)
-3월 6일 Doge spelled backwards is Egod(도지, 거꾸로 하면 E하느님)
-3월 14일 Doge day afternoon, Why are you so dogematic, they ask(도지데이, 그들은 왜 도지에 열광하냐고 묻지.)

 

일론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언급한 트위터 ⓒ 트위터

 
일론 머스크는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농담처럼 도지코인을 끊임없이 언급했다. 그러면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도지코인은 올해 2월부터 급등세를 탔다.


지난 2월 24일 기준 도지코인(1개당) 가격은 59원이었다. 2월 이후 3개월간 10배가 넘게 올랐다. 4월 14일에는 110원으로 올라갔고, 4월 17일에는 345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4일에는 543원, 8일에는 한때 800원선을 넘기도 했다. 도지코인 트위터 소개글도 "Elon Musk thinks we're pretty cool(일론 머스크는 우리가 꽤 멋지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적혀있다.

일론 머스크의 방송 출연, 외신들은 "투기 조장하나"

머스크는 한국시간으로 9일 오후 12시30분 미국 NBC에서 방송되는 SNL(새터데이나이트라이브)에 출연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달 28일 트위터에 "The Dodgfather, SNL MAY 8"이라며 SNL 출연 소식을 공지하기도 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이날 SNL에서 일론 머스크가 어떤 언급을 할지 주목하고 있다.

머스크의 이런 행보에 대해 외신들의 시선은 대체로 곱지 못하다. 일론 머스크가 투자가 아닌 투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 언론들의 시각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7일 "코미디쇼에 투자자(일론 머스크)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투기꾼들은 휘발성 주식(가상화폐)에 돈을 쏟아 부을 것"이라고 일침했다. CNN도 "머스크가 SNL 출연을 홍보하자 코인은 30% 이상 상승했다"며 "지금까지 머스크는 그가 원하는 모든 것에 대해 심각한 고려 없이 트위터에 말해왔다"고 우려하면서, SNL출연진 일부도 머스크를 반기지 않는다고 했다.

일론머스크가 SNL에 출연해 어떤 말을 할지, 도지코인 가격은 어떻게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분명한 사실은 있다. 일론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산 뒤 트위터에 한 줄만 적으면 떼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이다.
#일론 머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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