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돌봄 수요 파악하고 자원 연결해야"

[아동돌봄 현장 전문가 인터뷰 ④]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 김미아 센터장

등록 2021.05.14 09:50수정 2021.05.1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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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돌봄 이슈가 사건과 사고와 얽혀 주목 받고 있다. 안타까운 아동학대 사건이 연일 끊이지 않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 돌봄은 뒷전으로 밀리거나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한 부모 혹은 맞벌이 부모가 아동 돌봄을 도맡으면서 빚어지는 크고 작은 어려움도 많다. 현장에서 일하는 전문가를 만나 아동 돌봄의 현재를 짚어보고, 해법을 모색해본다. [기자말]
이번 글에서는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 센터장이자 마을돌봄조정관으로 활동 중인 김미아 센터장과의 이야기를 간추려 전한다. 김 센터장은 오랜 기간 돌봄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만큼 그간 지역에서 돌봄기관의 역할을 되짚고, 앞으로 고려해야 할 지점을 살펴볼 수 있다.
 

인터뷰 중인우리동네키움센터 김미아 센터장의 모습 ⓒ 희망제작소

 
돌봄 대상을 구분하면서 발생한 사회적 낙인

IMF 당시 경제 위기에 따른 대량 실직과 가정 해체로 인해 결식아동이 급증한 현실을 마주하면서 한국 사회는 아동 돌봄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기존에 마을 공동체에서 공부방 형태로 운영되던 기관들이 지난 2004년 아동복지시설 '지역아동센터'로 법제화되었다. 지역아동센터는 현재 전국에 약 4300개소, 서울 지역에 430개소가 운영 중이며 법적 근거에 따라 국가적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아동돌봄 정책 초기에는 지역아동센터든 공부방이든 아동 대상을 제한을 두지 않고 돌봄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경제적 조건과 상황을 증명해야만 아동 돌봄을 제공하는 쪽으로 정책의 방향이 바뀌었다.

한 가정에서 아동 돌봄 기관의 지원을 받으려면 넉넉하지 않은 가정의 현실을 증명하기에 지나치게 일방적인 행위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정책적 방향은 지역아동센터에 사회적 낙인을 찍었고, 지금까지도 사회적 낙인을 없애기 위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마을돌봄조정관의 역할은? 동 단위의 권역별 돌봄 생태계 구축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갈수록 아동 돌봄 수요는 늘어났다.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방과 후 누구나 돌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다함께돌봄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서울시의 다함께돌봄 정책은 '우리동네키움센터'라는 이름으로 지역 내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역할을 맡고 있다.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와 마을돌봄조정관은 권역별 돌봄 생태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권역은 동 단위를 뜻하며, 아이들이 도보로 15분 이내 돌봄을 받을 수 있는 반경이기도 하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는 동 단위의 권역의 아동 돌봄 수요를 파악해 지역사회의 돌봄기관과 연계하는 연계·조정·협력 네트워크 역할을 맡고 있다.

우리 동네 돌봄 수요를 파악하고, 자원을 연결하고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는 돌봄 기관을 효과적으로 연계하기 위한 밑 바탕으로 돌봄 수요를 파악하는 역할이 핵심이다.

돌봄 기관이 부족한 지역은 없는지, 돌봄 기관이 많다면 지역사회와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즉,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와 협력해 돌봄 수요를 구체적으로 파악한 뒤 아동과 가정의 상황에 따라 지역 돌봄 기관을 연계해 안내한다. 이 과정에서 사례 관리는 물론 돌봄 공백을 사전에 발굴할 수 있다.

또 지역 내 자원을 발굴하고 연계하는 과정을 이어간다. 지역 내 돌봄 수요를 파악한 내용을 바탕으로 돌봄 아동의 욕구와 지역 자원을 결합한 사업을 추진한다. 동네공작소, 목공, 마을미디어 등의 문화 기관과 함께 아이들이 원하는 워크숍이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돌봄 기관 매칭을 제공한다.

마을 돌봄 생태계를 위한 협력

앞선 돌봄은 이전 인터뷰에서 언급됐던 지역아동센터에서도 일정 부분 가능했다. 하지만 지역아동센터가 개인의 선택에 기댔다면,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와 마을돌봄조정관은 적극적으로 연결을 추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와 마을돌봄조정관은 지역 초등학교부터 교육지원청, 어린이집 연합회, 지역아동센터 협의회, 다문화 지원센터,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등 행정, 공공, 민간 영역을 가로질러 협업 지점을 넓혀가고 있다. 현재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협업이 더디지만, 최대한 빠르게 돌봄 협의체 구성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는 아직 초기 과정인 만큼 돌봄 시간(오전 8시~오후 8시)에 따른 식사 제공 및 인력 배치 등의 문제가 남아있다. 이러한 과정이 마을 연계와 마을 돌봄에 의미를 남길 수 있도록 실천해야 한다.

지역 내 돌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새로운 제도를 만들거나 기관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 돌봄 기관에 대한 존중, 나아가 다른 돌봄 주체와의 협업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 단순히 아이를 돌봐주는 기관이 아닌 돌봄, 육아 공동체, 동반자 관점에서 돌봄이 필요한 모두가 안전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

아동돌봄, 더 나은 돌봄을 위한 한 걸음

아동돌봄 관련 현장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형태와 운영 방식을 지닌 돌봄 센터들이 다소 중복적으로 돌봄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돌봄 대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기관 간 연계가 원활하지 않은 현실적 한계를 엿볼 수 있었다.

부모들이 지역에서 관계 맺기가 어려운 현실에서 모든 역할과 책임을 감당하면서 예기치 못한 위기에 직면했을 때, 과연 우리 사회가 적절한 지원을 하는 지 되짚어봐야 할 시점이다. 사회로부터 부모가 고립되거나 아동이 방치되지 않도록 돌봄기관의 개방과 이를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관계 형성을 주목해야 한다.

※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마다 프로그램 및 운영 방향이 다를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해당 글은 희망제작소 홈페이지(www.makehope.org)에 게재되었습니다.

#아동돌봄 #지역돌봄 #희망제작소 #복지사각지대 #우리동네키움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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