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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처남은 자기 행적을 셀프 비공개 결정했습니다

[오세훈-박형준 관련 정보공개청구 보고 ①] 2005년 내곡동 측량날 송상호 교수는 어디에?

등록 2021.05.17 07:25수정 2021.05.17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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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박형준 부산시장(오른쪽)이 21일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 간담회를 하기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 오세훈, 부산 박형준... 국민의힘 압승, 더불어민주당 참패.' 4.7 재보선 결과를 압축한 표현이다. 선거는 끝났지만 후폭풍은 있다. 두 후보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이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수사 결과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선거 당시 쟁점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갔느냐 안 갔느냐' 그리고 '박형준 부산시장의 딸이 홍익대 입시에 지원했는지 안 했는지'였다. 필자는 이 쟁점에 대한 답을 경희대와 홍익대가 갖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관련 기사 : 오세훈·박형준 의혹 밝힐 진짜 '스모킹 건' http://omn.kr/1snf2 ). 

4.7 재보궐선거 이후 경희대학교와 홍익대학교에 정보공개청구 신청을 했다. 그 결과를 2회에 걸쳐 공개한다. 이 글은 그 첫 번째로 오세훈 서울시장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 - 기자 말


경희대, 오세훈 처남 송 교수의 근태 자료 공개 거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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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내곡동의 한 아파트 단지(2009년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 ⓒ 권우성

 
지난 4월 13일, 필자는 경희대학교에 2005년 6월 13일 내곡동 토지 측량 당일 송상호 교수(오세훈 서울시장의 처남, 현 경희대 경영대학원 원장)의 근태(연가, 조퇴, 외출 등의 신청과 결재 현황) 관련 복무 현황과 수업 시간표를 공개해 달라고 국민신문고를 통해 정보공개 청구를 신청했다.

경희대는 열흘 뒤인 4월 23일, 이와 관련된 정보 공개를 거부했다. 그러면서 당일 '수업이 없었음'을 확인하는 일부 정보만 공개했다. 경과는 아래와 같다.
 
▲ 2021.04.13. 정보공개 청구(경희대학교) : 
송상호 교수의 '1. 2005년 6월 13일 복무 현황(연가, 결근, 지참 등)과 결재 여부, 2. 당일 수업 여부와 휴강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 공개 청구

▲ 2021.04.23. 비공개(부분 공개) 통보 : 
1. 공개 불가 (2005년 6월 13일 복무 현황(연가, 결근, 지참 등)과 결재 여부)
2. 당일 수업 없음.

▲ 2021.04.29. 정보 비공개에 대한 이의 신청 : 
비공개 사유가 맞지 않고 국민의 알권리를 위하여 공개하여 줄 것을 재차 요구함.

▲ 2021.05.03. 이의 신청 "기각" 결정 통보 :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3장 9조 6항'에 근거하여 정보공개 불가하며, 당시 교내 정보시스템이 보존되어있지 않아 확인 불가
  
4월 13일 제기된 최초 정보공개 신청에 대해서 경희대 경영대학원 측은 4월 23일 "개인의 근태와 관련된 내용으로서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될 수 있는 사안으로 판단되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3장 9조 6항'(해당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성명·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로서 공개될 경우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근거하여 정보공개가 불가"를 통보했다. 다만, '당일 (송상호 교수의) 수업이 없었다'는 점만 공개했다.


필자는 곧바로 이의 신청을 제기했다. 해당 사건은 전국민의 관심사가 된 사안이기에 국민의 알권리를 고려해, 그리고 당사자인 송 교수의 입장에서도 당시의 기록이 공개되는 게 오히려 본인의 알리바이를 증명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는 이유였다. 경희대뿐 아니라 송 교수 본인의 의지만 있으면 밝히지 못할 이유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경희대는 5월 3일 이의 신청을 기각한다는 최종 통보를 보냈다. 1차 비공개 결정을 했던 이유를 글자만 몇 자 바꾸어 그대로 이의신청 기각의 사유로 통보했다.
 

경희대의 최종 비공개 결정 통보. 왜 경희대는 오세훈 서울시장 처남인 송상호 교수의 근태를 확인할 수 있는 복무 결재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까? 정말 없는 걸까? 정보 청구의 대상인 2005년 송교수가 정보청구 여부에 대한 결재권자가 되어 2021년 송원장이 되어 이를 결재하는 것은 코미디가 아닌가? ⓒ 경희대 경영대학원

 
비공개내역 : 상기 귀하께서 요청하신 "1. 당일 복무 현황과 결재내역 "사안은 개인의 근태와 관련된 내용으로서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될 수 있는 사안으로 판단되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3장 9조 6항'에 근거하여 정보공개가 불가하며, 2005년 당시 교내 정보시스템이 보존되어있지 않아 확인이 불가함을 알려드립니다.(경희대 경영대학원-437. 정보공개 청구 이의 신청 기각)
 
필자는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다. 첫 번째, 당시의 수업 시간표를 근거로 당일 월요일에 '수업 없음'을 통보하면서 당시 교내 정보 시스템이 보존돼 있지 않아 복무 결재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도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

또한 '개인의 근태와 관련된 내용은 개인정보이므로 공공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법률 제9조 제6항에 근거하여 정보 공개가 불가하다'는 통보도 이해하기 어렵다. 당일 수업 시간표는 자료도 남아있고 공개도 가능하다면서 어떻게 복무에 대한 결재 기록은 개인정보이므로 공개가 불가하며 남아있지도 않다고 하는 걸까. 사실 근태 관련 복무에 대한 결재 기록이 남아있는데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인지, 근태 관력 복무 결재 기록이 아예 남아있지 않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정보청구 대상이 결재권자, 결과는 비공개... 이건 코미디다

정보공개 청구 과정에서 필자가 청구한 정보공개의 결재권자가 바로 송상호 원장 자신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다시 말해 정보청구의 대상과 결재권자가 같은 것이다. 2021년의 경영대학원장 송상호가 2005년 교수 송상호의 정보공개를 거부했다. 

청구의 대상이 본인이라면 객관적인 결정을 위해 결재권을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거나 대리 결재를 하게 하는 게 행정 절차상 맞지 않을까? 최초 정보공개 청구에 대한 비공개 결정을 통보한 결재권자도, 이의신청 기각 통보도 결재권자는 송상호 본인이다(결재 정보상 전결이나 위임 결재 등의 기록은 없었다).

지금이라도 경희대는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 되레 투명한 공개가 자신에게 쏟아진 비판과 의혹을 해소하고 지름길 아닐까. 

다음은 필자가 제기한 정보공개 청구와 경희대학교의 비공개 결정 전문이다. 

[전문] 송상호 교수(오세훈 서울시장 처남) 근태 정보공개 청구-비공개 결정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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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 wiki commons

 
▲ 2021.04.13. 정보공개 청구(경희대학교)

청구내용 오마이뉴스 김행수 기자입니다.

○경희대학교 송상호 교수(오세훈 서울시장의 큰 처남)의 2005년 6월 13일의 다음 자료를 요구합니다.

1. 당일 복무 현황(연가, 결근, 지참 등)과 결재 여부
: 당일 정상 근무 여부와 휴가, 지참 등 신청 여부와 결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2. 당일 수업 여부와 휴강 여부
: 당일 수업이 있었는지 여부와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자료

1과 2를 확인할 수 있는 학교 자료 또는 본인의 입장 등에 대한 자료를 청구합니다.

당사자 본인이 언론 등을 통하여 이미 당일 오전에 학교에 있지 않고 내곡동에 다녀왔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에 이날의 복무 기록을 공개하는 것이 개인정보 침해에 해당하지 않으며, 이날 연가나 지참, 외출 등 학교의 공식적인 결재가 있었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학교의 결재 없이 학교에 나오지 않은 것이라면 이는 징계 사유(근무지 무단이탈)에 해당할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확인해야할 공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됨.

▲ 2021.04.23. 비공개(부분 공개) 통보

공개내용
1. 공개 불가
2. 당일 수업 없음. (참고 : 2005년 1학기 송** 교수 수업 시간표)연**** (수 20:30 ~ 22:00) / 경**** (목 시간확인불가) / 경**** (화 20:30 ~ 22:00)

비공개내역 : 상기 귀하께서 요청하신 "1. 당일 복무 현황과 결재내역" 사안은 개인의 근태와 관련된 내용으로서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될 수 있는 사안으로 판단되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3장 9조 6항'에 근거하여 정보공개가 불가하며, 2005년 당시 교내 정보시스템이 보존되어있지 않아 확인이 불가함을 알려드립니다.

▲ 2021.04.29. 정보 비공개에 대한 이의 신청

일반적인 경우 근태는 당연히 공개가 금지된 개인정보라서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인데, 해당 사건과 같이 전국민의 관심사가 된 사안에 있어서는 국민의 알권리라는 측면을 고려하여 둘을 비교형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당사자인 송 교수님의 입장에서도 당시의 기록이 공개되는 것이 오히려 본인의 알리바이를 증명하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민의 알권리는 측면 외에 본인 송교수님의 입장(공개 가능/공개 반대)에 따라서 공개 여부가 결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국민의 알권리라는 공익적 측면과 송교수님 본인의 알리바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본인의 입장을 확인하여 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현명한 결정 있기를..

▲ 2021.05.03. 이의 신청 "기각" 결정 통보

- 당일 복무 현황과 결재 여부 사안은 개인의 근태와 관련된 내용으로서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될 수 있는 사안으로 판단,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3장 9조 6항'에 근거하여 정보공개 불가
- 2005년 당시 교내 정보시스템이 보존되어있지 않아 확인 불가

[다음 기사] 
'박형준 딸 입시 의혹' 홍익대 정보공개청구 결과는?
#오세훈 #서울시장 #내곡동 #경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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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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