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새내기 대학생, 차기 대통령과 집권 여당에게 딱 한가지만 바란다

[주장]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라

등록 2021.05.17 10:39수정 2021.05.1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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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년 간 전라도에 살았다. 학교뿐만 아니라 주변 어디를 가든 대부분 민주당에 호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1~2년 간 내 생각은 급격히 변해가고 있다. 민주당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게 아니라, 민주당이어도 정책이 잘못되면 비판하고, 국민의힘이어도 정책이 좋으면 칭찬한다. 어느 한쪽도 확실히 지지하지 않는 '중도층'이 되었다. 최근 이런 중도층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차기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핵심으로 보인다. 나는 이 글을 통해 차기 대통령과 차기 집권 여당에 바라는 점 한 가지를 전하고자 한다. 바로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라'이다. 

지난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4주년 연설이 68분 가량 진행되었다. 처음부터 쭉 지켜보면서 놀랐던 건 '반성'이나 '사과'가 보다 '자화자찬'이 먼저였다는 점이다. 

우선 경제 문제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OECD 국가 가운데 코로나 이전 수준의 경제를 가장 빠르게 회복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보란 듯이 해냈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괴리감이 느껴졌다. 코로나19로 얼마나 많은 가게들이 폐업을 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피해를 입었는가. 또한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10.0%로 3달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세계 10위 경제 강국에 진입했다'는 연설은, 국민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워보인다.

그리고 '부동산 문제'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주거 안정은 민생의 핵심입니다. 날로 심각해지는 자산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부동산 투기를 철저히 차단하겠습니다. 실수요자는 확실히 보호하면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언급했다. 내 귀에는 결국 원론적인 다짐으로 들렸다.내가 바랐던 건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사과인데 대통령은 '경제'라는 단어만 무려 48번 언급하며 경제 성과에만 주목하였다.

또한 '장관 임명 문제'에 대해서도 실망스럽다. 청문회에서 도덕적 흠결이 있으면 장관 임명을 반대하던 야당 시절의 모습을 온데간데 없이, 도덕적 흠결과 역량을 모두 고려하여 더 큰 쪽을 따른다는 논리로,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임명 뜻을 굽히지 않았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도 마찬가지이다. 2020년 총선 때 국민은 민주당에 180석을 쥐어 주었다. 그 이유 중 상당수는 민주당이 집권 여당으로서 민생에 더욱 신경써주길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 민주당은 줄곧 '검찰 개혁'을 외쳐왔다. 검찰 개혁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체감 경제가 최악인 상황에서, 검찰 개혁이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당연히 우선적으로 고려했어야 하는 건 경제 개선과 집값 안정이었다. 하지만 검찰 개혁만 주장하다가 민생을 놓치게 되었고 결국 지지율 하락을 불러왔다. 그토록 외치던 검찰 개혁은 초유의 '조국 사태'를 만들어냈고, '윤석열'이라는 대권 잠룡을 만들어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패하고도 민심을 파악하지 못한 채, 당 내부에서 '문자폭탄', '조국 사태' 등의 키워드로 분열하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결국 차기 대통령과 차기 집권 여당이 해야 할 일은 '어떻게 하면 국민의 마음에 공감하고, 국민의 의견을 정책에 잘 반영할 수 있을까?'를 치밀하게 고민하는 것이다. 검찰 개혁, 남북 관계 모두 중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전에 우리나라 국민의 생활에 보탬이 되는 정책이 더 우선시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많은 정치인들은 이러한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듯하다.


한 때 민주당을 지지했던 내가 이렇게까지 비판을 하는 건 민주당에 애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철저하게 반성하고 혁신하여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 국민의 요구를 확실히 파악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2022년에 있을 대선에서도 좋은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 

더 이상 '내로남불'이라는 단어가 민주당과 동의어가 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이제 막 상경해서 자취를 하고 있는, 정치에 관심 많은 20살 새내기 대학생이 현재뿐만 아니라 차기 대통령과 집권 여당에게 큰 것을 바라는 게 아니다. 단지 초심 그대로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결국 중도층을 잡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국민의 요구를 명확히 파악하여 정책에 반영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국민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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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대학생입니다. 평소 글쓰기에 관심이 많아 고등학교 때에도 인문학 글쓰기에 참여하여 상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정치에 관심이 많아 정치 이슈를 기반으로 글을 써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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