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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세대' 벨기에 초강세? 이변 꿈꾸는 다크호스 핀란드

[유로 2020 각 조별 미리보기②] B조 덴마크-핀란드-벨기에-러시아

21.06.05 09:27최종업데이트21.06.0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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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기에 골든 제네레이션 벨기에가 사상 첫 유로 대회 우승에 도전장을 던졌다. ⓒ 벨기에 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쳐

  
이번 유로 2020 B조에는 벨기에, 덴마크, 러시아 등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16강 이상의 성적을 거둔 강호들이 밀집해 있다. 벨기에는 역사상 최고의 골든 제네레이션을 앞세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메이저대회 우승을 위한 여정에 나선다. 북유럽의 강호 덴마크는 1992년 때 보여준 깜짝 우승 시나리오를 재현하기 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초대 챔피언 러시아는 3년 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를 만큼 전력이 탄탄하다. 사상 처음으로 유로 본선에 참가하는 핀란드는 B조 최약체로 꼽히지만 유로 2016에서의 아이슬란드를 본보기 삼아 작은 이변을 꿈꾸고 있다.
 
덴마크 : 'Again 1992' 꿈꾸는 다이너마이트
 
덴마크는 잉글랜드조차 제패하지 못한 유로 우승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덴마크는 지난 1992년 유고 슬라비아 대신 대타 자격으로 본선에 출전, 당대 우승후보인 네덜란드, 독일을 물리치고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그래서 덴마크는 유럽의 다이너마이트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
 
또 한 가지 모두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덴마크의 피파랭킹이다. 덴마크는 현재 10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는 독일, 스위스, 크로아티아, 네덜란드보다도 높은 순위다.
 
덴마크는 유로 2020 예선에서 스위스, 아일랜드, 조지아, 지브롤터와 한 조에 속해 4승 4무로 한 차례의 패배 없이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유로 2016에서 본선 진출 실패의 아픔을 털어낸 성과였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대회가 1년 연기되면서 하레이데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 뒤를 카스페르 히울만 감독이 이어 받으며, 덴마크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다.
 
히우만 감독 체제 하에 덴마크는 완전히 새로운 팀으로 변모했다. 피지컬이 좋고 파워풀한 기존 팀 컬러에 세밀하게 빌드업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색채가 더해졌다.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빠르게 전술적 완성도도 높은 것은 호재다. 덴마크는 2020-21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벨기에에 2전 전패를 기록했지만, 강호 잉글랜드에 1승 1무, 아이슬란드에 2승을 거두며 선전했다.
 
지난 3월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지역예선에서는 이스라엘, 몰도바, 오스트리아와의 3연전에서 14득점 무실점으로 모두 승리를 챙겼다. 특히 다크호스로 평가받는 오스트리아를 4-0으로 대파하며 공격력 측면에서 호평을 이끌어냈다.
 
덴마크의 골격은 매우 안정돼 있다. 2선에서 에릭센이 공격을 이끌고, 허리에서 호이비에르-델레이니의 중원 장악력이 뛰어나다. 골문을 지키는 슈마이켈과 크리스텐센-키예르의 센터백 라인도 견고함을 자랑한다.
 
이번 유로 2020 본선에서 우승후보 벨기에와 한 조에 속한 것이 껄끄럽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핀란드, 러시아보단 앞서 있다는 평가다. 또, 덴마크는 조별리그 3경기를 자신들의 홈 구장인 코펜하겐에서 치르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핀란드 : 변방 국가의 사상 첫 메이저대회 나들이
 
지금까지 핀란드는 유럽 내에서 변방 국가 중 하나였다. 역대 월드컵과 유로 본선에 한 차례도 진출하지 못한 핀란드가 새로운 역사를 써냈다. 아르메니아, 보스니아, 리히텐슈타인, 그리스, 이탈리아를 상대한 유로 2020 예선에서 이탈리아에 이어 조2위로 사상 첫 유로 본선행 티켓을 획득한 것이다.
 
핀란드는 지난해 11월 세계 최강 프랑스와의 원정 친선 경기에서도 2-0으로 승리하는 등 이번 유로 2020에서 최대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핀란드의 카네르바 감독는 4-4-2와 5-3-2를 적절하게 혼용하며, 선수비 후역습 축구를 선보이고 있다.
 
물론 핀란드가 B조에서 가장 최약체로 분류되는 것은 사실이나 5년 전에도 비슷한 팀 컬러의 아이슬란드가 북유럽 돌풍을 일으키며 8강 신화를 일궈낸 바 있다. 아이슬란드는 피지컬의 우위를 바탕으로 끈끈한 수비와 투지, 일사분란한 조직력으로 강팀들을 차례로 무너뜨렸다. 핀란드 역시 못 하라는 법은 없다.
 
핀란드가 사고를 치려면 유로 2020 예선에서 10골을 폭발시킨 골잡이 푸키의 활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덴마크, 벨기에, 러시아 모두 공격적인 전술로 1승 제물인 핀란드를 상대할 게 분명하다. 푸키가 상대의 틈을 잘 비집고 들어간다면 승산은 충분하다.
 
벨기에 : 역대급 황금 세대 앞세워 첫 우승 도전
 
FIFA랭킹 1위. 벨기에 축구 역사상 최고의 황금기다. 과거 유로 1980 준우승과 1986 멕시코 월드컵 4강 이후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한 벨기에는 최근 메이저대회에서 잇따라 좋은 성적을 거두며 다시금 신흥 강호로 떠올랐다.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 유로 2016 8강으로 가능성을 보인 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 체제 아래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 진출에 성공하며 꽃을 피웠다.
 
2018-19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는 스위스에 2-5 대패를 당하며 잠시 주춤했으나 유로 2020 예선에서 10전 전승을 기록, 손쉽게 본선에 진출했다.
 
이후에도 벨기에는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2020-21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잉글랜드, 아이슬란드, 덴마크와 한 조에 속해 5승 1패로 조 1위를 기록, 4강 토너먼트에 올랐다.
 
벨기에는 이번 대회에서 프랑스와 더불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는다. 그럴만도 한 것이 포지션 곳곳에 스타 플레이어들이 포진해 있다. 에덴 아자르, 루카쿠, 메르턴스가 전방에서 공격을 이끌고, 허리에서는 데 브라위너, 틸레망스가 중심을 잡는다. 공격 지향적인 마르티네스 감독의 전술 운용으로 인해 왼쪽 윙백은 공격지향적인 토르강 아자르 혹은 카라스코가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벨기에의 가장 큰 약점은 노쇠화 된 수비진이다. 제이슨 데나이어가 스리백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전성기에서 내려온 좌우 스토퍼 얀 베르통언, 토비 알더베이럴트의 많은 나이가 걸림돌이다. 특히 마르티네스 감독의 전술이 워낙 공격 지향적이라 수비진들의 부담이 크게 가중될 수밖에 없다. 국가대항전과 같은 단기 토너먼트에서는 수비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주축 수비수들의 나이가 이미 30줄을 넘은데다 팀 내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아자르, 데 브라위너, 루카쿠 등도 30대 언저리에 걸쳐있다. '골든 제네레이션'을 구축한 벨기에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기회는 실질적으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러시아 : 3년 전 월드컵 8강 포스 재현할까
 
러시아는 유로 초대 대회 챔피언이다. 과거 소련 시절 1960년 개최딘 유로에서 전설적인 골키퍼 레프 야신을 앞세워 정상에 올랐다. 황금기는 이때가 유일하다.
 
이후 러시아는 유로 2008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 체제 아래 4강에 오르며 깜짝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후 두 차례 연속으로 유로 대회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편 것은 가장 최근 메이저대회인 2018 러시아 월드컵. 자국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러시아는 8강에 진출했다.
 
러시아는 지난 3년 동안 기대만큼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유로 2020 예선에서는 비교적 쉽게 본선 티켓을 획득했지만 같은 조에 속한 벨기에를 상대로 각각 0-3, 1-4로 크게 패했다. 뿐만 아니라 2020-21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는 세르비아에 0-5 대패를 당하며 수비 약점을 노출했다.
 
이에 체르체소프감독은 포백을 버리고 스리백 전술을 기반에 둔 3-5-2 포메이션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세메노프-지키야-쿠드리아쇼프로 구성된 스리백이 본선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맹위를 떨친 체리셰프, 골로빈의 성장세가 더딘 것이 못내 아쉽지만 알렉세이 미란추크, 아르템 주바는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민첩성과 테크닉, 킥력을 갖추고 있어 러시아에 부족한 창의성을 불어넣을 2선 자원이다. 또 높이와 파워에서 두드러진 장점을 지닌 주바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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