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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교수 "기본소득, 진보 포퓰리즘 아냐... 보수의 아이디어"

"현재 기본소득 지지 경제학자 성향 보수와 진보로 다양”

등록 2021.06.08 18:16수정 2021.06.0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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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 박정훈

   
여권 내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을 두고 야권과 전방위적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정면 반박에 나섰다.
  
이 교수는 지난 7일과 8일 서울대 경제학부 게시판과 자신의 SNS에 '기본소득제도를 지지하는 보수 성향의 경제학자들도 많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보수 진영이 제기하는 '기본소득은 진보 진영의 포퓰리즘'이란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 교수는 "각 개인별로 정부에 내는 세금과 정부로부터 받는 돈을 계산해 볼 때 선별복지나 기본소득 사이의 차이가 거의 없고, 오히려 기본소득이 복지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행정적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맨큐 교수의 논리를 제시했다.

이어 "기본소득제도를 처음 제안한 사람은 보수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시카고 대학의 프리드먼(M. Friedman)"이며 "현재 기본소득을 지지하고 있는 경제학자들의 성향도 보수와 진보로 다양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을 진보진영의 대표적 어젠더로 보는 것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별복지나 기본소득, 근본적 차이 없어" 

이 교수는 미국의 대표적 보수 경제학자인 맨큐가 서적 'Combating Inequality(불평등 전투)'의 공동 저자로 참여해 기본소득제도를 적극 지지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에 따르면 맨큐는 정책A(선별 복지)와 정책B(기본소득)의 비교 분석을 통해 선별복지나 기본소득 방식이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개인별로 정부에서 받는 돈과 정부에서 내는 돈을 뺀 금액을 계산해 보면 소득 수준이 어떻든 간에 A정책이나 B정책의 결과는 거의 같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예를 들어 부자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한다 하더라도 그만큼 세금이 늘어나기 때문에 선별 복지나 기본소득 간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끝으로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방식은 말도 안 되는 진보진영의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는 사람이 많다"며 "그러나 보수의 아이콘인 맨큐는 선별적 지원을 하는 것보다 오히려 전 국민에게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이 낫다고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맨큐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점과 관련한 그의 논리는 반박하기 힘들다"라고 덧붙였다.


"기본소득 국민의힘 정강정책 1조1호... 비판하려면 정책 바꿔야"

해당 글이 게시된 서울대 게시판에는 기본소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학생들의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WXXXX' 아이디의 작성자는 "기본소득제가 재정에 큰 부담을 줄까 염려돼 그동안 우호적이지 않았다"며 "맨큐의 논리를 부정하기 힘든 것에 동의한다. 학계에서의 수준 높은 논의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가장 필요할 것 같다. 그것이 지식인으로서의 책무라고 생각한다"는 댓글을 남겼다

'앱XX' 아이디의 학생은 기본소득의 현실적용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기본소득제에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아이디 'CXX' 작성자는 "프리드먼이 기본소득도 주장했다는 건 조금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최근 기본소득을 놓고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경제전문가인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윤희숙 의원 등과 설전을 벌였다. 유승민 의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을 '사기성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윤희숙 의원도 "국민의힘 정강정책의 기본소득은 이재명 지사의 보편기본소득처럼 모든 국민에게 똑같은 액수를 나눠주자는 뜻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재명 경기지사는 7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주요인사들이 기생충, 사기 등 극한 언사로 기본소득을 비난하고, 기본소득의 보편성에 반하여 세금 내는 상위소득자는 배제하고 소득하위자만 골라 일하지 않는 사람에게 더 많이 수백 수천만원을 주겠다는 '안심소득', '공정소득'을 주장한다"며 "보이는 것과 실체, 말과 행동이 다르면 정치불신이 생긴다. 돼지국밥 팔면서 설렁탕 비난하려면 '설렁탕 전문' 간판부터 먼저 내리는 게 예의 아니겠냐"고 비판했다.
#이재명 #유승민 #경기도 #기본소득 #윤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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