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집권여당 No'를 선포한 국민과 마주했다

[주장] 민주당, '당까지 해체할 수 있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등록 2021.06.10 14:26수정 2021.06.1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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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권익위원회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아니나 다를까, 역시 그랬다.

10일 발표된 오마이뉴스의 차기 대선주자 양자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51.2% vs. 이재명 33.7%으로 나타났다. 오세훈 57.5%과 박영선 39.2%였던 지난 서울시장 선거 결과와 동일한 '궤도'다. 단 한 치의 변함도 없다(관련 기사: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윤석열 35.1% 최고치 경신... 이재명 23.1%).

한 마디로 지금 민심은 집권여당은 'NO'라는 것이다. 집권여당에 대한 심판이고 염증이다. 이것은 오늘의 냉엄한, 부동(不動)의 현실이다.

민주당은 이제까지 '보수 야당' 덕분에 존립해왔다

집권 여당으로선 돌파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잘 되겠지라는 관성적인 낙관론은 전혀 근거가 없다.

이제까지 민주당이 존립할 수 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야당의 존재였다. 야당의 무능과 부패 덕분에 민주당은 존립해왔다. 실로 그런 야당이 존재함으로써 민주당은 이제껏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제 민주당은 그런 '고마운' 야당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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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번 '이준석 현상'은, 야당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국민이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을 살려주었던 그런 야당을 제끼고서 국민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그것은 절대로 스스로 기득권을 놓을 생각이 없는, 전혀 반성도 개혁 의지도 없고 게다가 무능하기까지한 기성 정치인에 대한 국민들의 강제 퇴장 명령이다.


민주당은 '당까지 해체할 수 있다'는 각오가 필요한 국면이다. 지금부터라도 기득권에 속하는 기성 다선 정치인들은 그만 입을 다물고, 과감하게 젊은 정치인들을 전면에 포진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파부침주(破釜沈舟), 솥단지를 깨고 배를 가라앉혀 돌아갈 길을 끊어내다

어떠한 위기더라도, 그 뒤에 반드시 기회가 온다. 이번 부동산투기의혹 의원 전원에 대한 민주당의 탈당 조치는 일말의 서광이 보이는 일이다. 파부침주(破釜沈舟). 즉 스스로 솥 단지를 깨고 배를 침몰시켜 가라앉혀 돌아올 길을 끊어내는 이런 태도로 나가야 그나마 차기 대선에서 싸워볼 명분과 모멘트라도 만들 수 있게 된다. 민주당 차기대선주자 경선에서 계속되는 '친문' 논란은 집권여당에 분노하는 국민들의 눈에서 보면 그야말로 우스운 일이다.  

한 가지 덧붙일 말이 있다. '연정'이란 용어를 아직도 흘리고 다니는 호사가가 있다. 아군에 대해서는 철저히 경시하고 배제하면서 적들에게는 환심을 사려 한다. 자기 열등감의 투영이다. 아군에 대해 진즉 그 정도의 애정이 있었어야 했다. 상대방을 덧없이 선망하는 그 시간과 에너지로, 아군의 세력을 폭넓게 지원하고 꾸준하게 키워냄으로써 그 세력과 능력을 확대·강화했어야 마땅했다.
#이준석현상 #민주당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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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이상한 영어 사전>,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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