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더미 속 시신들, 미얀마 두 노인의 참혹한 사연

1천여 명 사는 마을 전체 불타, 주민들 "쿠데타 세력 습격에 대부분 대피했지만..."

등록 21.06.17 11:30l수정 21.06.17 11:31l소중한(extremes88)

미얀마 쿠데타 세력이 지난 15일 마궤(Magway)구 낀마(Kinma)마을을 습격한 뒤 마을 전체에 불을 질렀다. 이로 인해 미처 피난을 떠나지 못한 노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 페이스북 'Myanmar Today'

  

미얀마 쿠데타 세력이 지난 15일 마궤(Magway)구 낀마(Kinma)마을을 습격한 뒤 마을 전체에 불을 질렀다. 이로 인해 미처 피난을 떠나지 못한 노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 페이스북 'Myanmar Today'

   
차마 그대로 전할 수 없는 위 사진은 미얀마 현지에서 보내온 것이다. 쿠데타 세력이 마을 전체에 불을 질렀고, 미처 피하지 못한 노인들이 잿더미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설명과 함께.
 
미얀마 중서부에 위치한 마궤(Magway)구 낀마(Kinma) 마을 주민들은 지난 15일 이후 지옥과 다르지 않은 삶을 이어가고 있다. 쿠데타 세력이 굴복하지 않은 이들을 탄압하는 과정에서 약 250가구 1천여 명이 사는 마을을 습격했고 급기야 마을 전체에 불을 질러버렸다는 게 주민들의 증언이다. 
 

미얀마 쿠데타 세력이 지난 15일 마궤(Magway)구 낀마(Kinma)마을을 습격한 뒤 마을 전체에 불을 질렀다. ⓒ 페이스북 'Myanmar Today'

 

미얀마 쿠데타 세력이 지난 15일 마궤(Magway)구 낀마(Kinma)마을을 습격한 뒤 마을 전체에 불을 질렀다. ⓒ 페이스북 'Myanmar Today'

 
주민들의 터전은 완전히 잿더미가 돼 버렸다. 다음 날(16일) 사진에 담긴 마을은 참혹하고 처참하단 표현으로도 설명하기에 모자란 모습이었다. 그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도 있었다. 16일 기준으로 2구의 시신이 발견됐는데, 이들 모두 노인이었다.
 
주민들이 전한 노인들이 희생된 이유는 더욱 안타깝다. 쿠데타 세력의 갑작스런 습격에 마을 전체가 피난을 떠났지만,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그 대열에 합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쿠데타 세력이 마을에 불을 지를 줄 몰랐던 주민들은 노인들 곁에 충분한 식량과 식수를 남겨둔 채 집의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나왔다고 한다.
 

미얀마 쿠데타 세력이 지난 15일 마궤(Magway)구 낀마(Kinma)마을을 습격한 뒤 마을 전체에 불을 질렀다. ⓒ 페이스북 'Myanmar Today'

 
한 동안 주민들은 불타버린 마을에조차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여전히 쿠데타 세력이 마을 주변에 머물며 일부 주민을 체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6일 늦은 오후부터 마을에 돌아온 일부 주민들은 잿더미 속에서 그나마 쓸 수 있는 집기들을 찾는 등 수습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거의 모든 집이 불타버려 몸을 뉘일 곳조차 없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쿠데타 세력의 습격 가능성이 남아 있어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현지에서 전해온 마을 주민들의 증언이다.
 
"쿠데타 세력이 쳐들어왔을 때 우리 가족은 때맞춰 대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거동이 어려운 할머니는 집안에 남기로 했다. 저녁 식사와 다음 날 아침 식사, 그리고 건조식품을 두고 우선 떠났다. 그러나 우리 집이 불길에 휩싸인 것을 보았다."
 
"하루, 이틀만 버티면 병력들이 물러갈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그들은 마을 전체에 불을 질렀다. 산 사람을 불 질러 죽이다니 이러한 악행이 또 어디 있나?"
 
"집이 완전히 불타버렸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다. 일단 마을 주변에서 지내야할 것 같다."

 

미얀마 쿠데타 세력이 지난 15일 마궤(Magway)구 낀마(Kinma)마을을 습격한 뒤 마을 전체에 불을 질렀다. ⓒ 페이스북 'Myanmar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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