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잠수사 "후회 없다, 다시 그런 일이 있어도 갈 것이다"

416해외 연대 주최로 세월호 의인 김관홍 잠수사 5주기 추모식 열려

등록 2021.06.21 09:20수정 2021.06.21 10:03
0
원고료로 응원

김관홍 잠수사 5주기 온라인 추모식 ⓒ 416해외연대

 
5년전 "뒷일을 부탁한다"며 우리 곁을 떠난, '세월호 의인' 고 김관홍 잠수사 5주기 추도식이 20일(한국 시간) 416해외연대 주최로 온라인 줌미팅으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고인과 함께 2개월여 동안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참사 희생자 수습 활동을 벌인 김상우 잠수사가 이야기 손님으로 초대되어, 고인과 민간잠수사 그리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후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지 않았으면 후회했을 거고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나도 갈 것입니다. 그것은 국가나 정부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이기 때문입니다."

김상우 잠수사는 '그때의 일을 후회하지는 않는가'라는 참석자의 질문에 단호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세월호의 희생자들을 죽음에 몰아넣고 구하지도 않았던 '국가'는, 지난 7년간 세월호 참사에 대해 그러했던 것처럼, 이들 잠수사에 대해서도 철저한 외면과 무시로 일관해왔다. 심지어 '국가'는 다른 잠수사의 죽음마저도 이들 민간 잠수사의 책임으로 몰아부치기까지 했다. 그 가운데, 이들 잠수사들은 당시에 생긴 트라우마와 후유증으로 온전한 삶을 누리지 못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들에 대한 지원을 하기 위한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김관홍법)은 고인의 죽음 이후 4년 가까이 지난 지난해에 겨우 성립되었다.

하지만  이 법안도 잠수사들을 참사 관련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는 등의 문제점을 안은 채로 통과되어, 애초 취지에 맞는 법안 개정을 21대 국회에서 준비중이라고 한다. 김상우 잠수사는 "당시 해수부와 해경에서는 산재에 맞는 치료, 보상을 한다고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2014년 이후에도 치료가 중지, 재개를 반복해 제대로 트라우마와 후유증을 치료한 기회가 없었다"고 증언했다.

김 잠수사의 증언에 따르면 지금도 25명의 잠수사 중에 10명 정도가 잠수병, 트라우마 등을 앓고 있음에도, '국가'는 그 잠수병마저도 세월호와의 관련성을 입증할 수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해 주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이들의 적지 않은 수가 잠수사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  
 

김관홍 잠수사 5주기 추모식 웹자보 ⓒ 416해외연대

 
"형, 우리 정말 쓰고 버림받은 건가요?"

생전의 김관홍 잠수사가  자신들의 현실을 비관하며 김상우 잠수사에게 한 말이다. 고인은 "국가의 부름에 목숨 걸고 달려가서 일을 했는데, 정부는 왜 우리를 이렇게 내버려두는 건지"라며 울먹였다고 한다. 이들은 참사 현장에 달려간 이후 줄곧, 자신들에 대한 정부의 차가운 시선과, 아이들을 구조하지 못했다는 자책이라는 이중 삼중의 정신적 압박에 시달려왔다.

김 잠수사는 "구조가 아닌 시신수습을 했기 때문에 가족분들에게 미안하다. 그런 작업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하고 자신들의 지금의  현실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강조했다. 93년 서해 페리호 침몰 사건에도 잠수사로 구조 활동에 참여했다는 김 잠수사는 "당시에도 해경은 제대로 구하지 못했고, 그 때도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해놓고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며 온전한 진상규명 없이는 재발방지 약속이 공허함을 강조했다.  
 
아이들을 부모님에게 데려다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모든 세월호 잠수사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힘내셔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되는 날까지 함께 걸어요
  힘드셨을텐데 이렇게 말씀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민간잠수사 분들의 지속적인 치료를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참석자들은 채팅창을 통해, 민간잠수사들에 대한 고마움과 앞으로도 함께 하겠다는 응원의 마음을 보냈다.


이날 사회를 맡은 독일 베를린의 권오복씨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잠수사들이 치료를 위해 고개를 숙이고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과 같은 상황이 아닌가"라고 지적하고, 이런 상황을 나아지게 하기 위해 오늘의 모임이 힘이 되고 시작이 되도록 앞으로의 활동에도 더 많은 이들이 함께 힘을 모아줄 것을 부탁했다. 416해외연대를 비롯한 동포들은 지금도 매주 월, 수, 금요일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온라인 피케팅 활동을 1년 이상 이어오고 있고, 앞으로도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이 이루어지는 날까지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다.

4.16해외연대, 고 김관홍 잠수사 5주기 추모식 유튜브 영상 링크(https://youtu.be/HYH2cybjMbI)
 

김상우 잠수사 ⓒ 416해외연대

#김관홍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416해외연대 #김상우 잠수사 #세월호 잠수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일본 나고야의 장애인 인형극단 '종이풍선(紙風船)'에서 일하고 있음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그래서 부끄러웠습니다"... 이런 대자보가 대학가에 나붙고 있다
  3. 3 [단독] 김건희 일가 부동산 재산만 '최소' 253억4873만 원
  4. 4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5. 5 [동작을] '이재명' 옆에 선 류삼영 - '윤석열·한동훈' 가린 나경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