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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만 명 접종, 이래서 가능했다

당초 목표보다 200만 명 더 접종... '의심'이 '확신'으로 변하기까지

등록 2021.06.21 18:50수정 2021.06.2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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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경기도 구리시 보건소에서 2차 접종을 마친 시민을 대상으로 '백신접종' 스티커를 신분증에 부착해 주고 있다. ⓒ 이희훈

 
상반기 목표 200만 명 초과 달성. 지난 19일, 코로나19 1차 백신 접종자 수가 1500만 명을 돌파했다. 기존 정부의 상반기 접종 목표 1300만 명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전 국민 중 29.2%(1501만 4819명)가 1회 이상 백신을 접종했고, 인구대비 접종률은 60대 83.1%, 70대 87.3%, 80세 이상 77.9%로 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층을 보호할 수 있는 기틀을 닦았다. 얀센 1회 접종자를 포함한 접종 완료자는 전 국민의 7.9%(404만 7846명)다.  

50세 이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3분기의 대규모 접종은 7월 중순부터 진행되기 때문에, 당분간은 2차 접종 위주로 접종이 진행된다. 다만 사전예약자 수가 예상보다 많아지면서, 물량 문제로 아직 접종을 받지 못한 60~74세 아스트라제네카 사전 예약자 약 20만 명에 대해선 23일부터 다시 사전예약을 진행한다. 이들은 7월 5일~17일 사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게 된다.

지난 5월 초까지만 해도 상반기 1300만 명 목표 달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팽배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60~74세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시작한지 24일만에 1000만 명 이상 접종을 하며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1500만 명 접종을 단시간에 가능하게 만든 원동력은 무엇일까? 

의심이 확신으로 변한 6월... 수급과 인프라 검증

의심이 확신으로 변하는 6월이었다. 정부는 물량을 '예정대로' 제약사에서 받아 공급하겠다고 했고, 실제로 그 약속을 지켰다.


한국처럼 하루에 독감백신을 최대 204만명(지난해 기준)까지 접종 가능한 인프라를 갖춘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백신 수급'이다. 이 부분이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백신 접종도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에서 6월 도입예정이었던 83.5만회 분이 7월달로 미뤄진 것을 제외하고는, 제약사와의 직접 계약을 통해 공급되는 백신은 모두 예정대로 들어왔고, 들어올 계획이다.

기존 물량에 얀센 100만회 분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백신 접종자 수를 계획보다 110만 명 이상 늘릴 수 있었던 것도 목표 초과 달성에 기여했다. 

초기 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속도가 붙지 않았고, 4월 300만 명 접종이라는 1차 목표 달성 이후에 한동안 '접종 휴지기'를 갖는 바람에 불안감이 커졌다. 하지만 이미 대규모 접종이 계획대로 이뤄졌다는 선례가 생기면서, 정부의 접종계획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11월 집단면역 "달성할 것" 47.5%... 2주만에 8.5%p 상승  http://omn.kr/1tsn3)

향후 백신 수급 전망도 밝은 편이다. 3분기부터는 노바백스, 모더나가 한국에서 위탁 생산을 하면서 백신 수급이 더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됐다. 7월에만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얀센, 모더나 1000만회분, 3분기 통틀어서는 8000만회분이 공급될 예정이다. 상반기 목표 초과 달성을 통해 수급과 인프라 모든 측면에서 정부가 계획대로 접종을 할 역량을 갖췄다는 점을 증명한 셈이 됐다. 

잔여백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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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월 18일 오후 전북 군산시 코로나19 백신접종용 최소잔여형(LDS) 주사기 생산시설인 풍림파마텍에서 관계자의 안내를 받으며 일반 주사기와 최소잔여형 주사기를 비교 시연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은 코로나19 접종 현장에서 국내 기업에서 제조한 '최소 잔여형 주사기'(LDS)를 사용하고 있다. 투약 후 남는 주사 잔량을 줄인 주사기로 일반 주사기로 1바이알당 10회를 접종할 수 있었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최소 잔여형 주사기로는 11~12회까지 접종이 가능하다. 

접종 초기 사전예약을 했지만 접종일에 오지 않거나, 최소 잔여형 주사기로 생기는 '잔여 백신'이 못 쓰고 버려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자 방역당국은 예비명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5월 말에는 네이버와 카카오맵을 통해 '당일 신속예약 시스템'을 열어 모바일로 예약을 가능하게 하면서 폐기되는 백신을 최소화했다.

결국 20일 기준 잔여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128만 5510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자가 102만 9836명, 얀센 접종자는 25만 5674명이었다. 

얀센의 경우 실제 한국에 공급된 물량은 101만회였다. 그러나 실제 111만 5864회를 접종했고, 아직 1만 5천회분이 남은 상황이다. 최소 잔여형 주사기와 '잔여 백신 접종' 시스템을 통해 예상보다 10% 이상 더 접종할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잔여백신의 활용이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데 큰 보탬이 됐다.

적절한 시스템 + 적극적인 호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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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 앱을 이용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잔여 백신 조회와 예약이 가능해진 5월 27일 오후 서울 동작구에서 휴대전화로 조회한 인근 병의원 잔여백신 숫자가 0으로 표시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와 함께 지난 5월 27일부터 시작한 '잔여 백신 예약 서비스'는 접종 열풍을 키웠다. 60대 이하 국민들이 잔여백신을 구하기 위해 '광클'을 하고, 예약에 성공한 이들이 백신 접종 사실을 SNS에 인증하는 모습은 국민들의 백신 접종 의향을 고취시켰다. 동시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접종률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문제 또한 불식시켰다.

1일 진행된 예비군 민방위 대원 대상의 얀센 백신 사전예약은 18시간 만에 90만명이 예약하는 등, 백신 접종 의향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일반 국민들의 백신 접종량이 늘어나면서 주변에서 접종한 이들이 늘어나고, 동시에 정부가 발표한 '백신 인센티브' 정책을 통해 모임 활동이나 여행 등을 기대하는 심리가 커진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 60~74세 코로나19 예방접종 예약률 역시 80.6%로, 정부의 목표치였던 80%를 넘겼다.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되찾겠다는 국민들의 열망을 그대로 보여준 수치다. 

중앙사고수습본부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월 31일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인식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에 따르면, 미접종자 중 코로나19 백신을 맞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69.2%였다. 지난 5월 25~27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4월 조사보다 접종 의향이 7.8%p 늘어난 것으로, 점점 접종 의향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1500만명 접종'의 의미에 대해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0세 이상 접종률이 예상보다 높았다는 점과 잔여백신 활용으로 폐기되는 양을 줄였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수 있는 지점"이라며 "8-9월이 되면 백신 물량 때문에 걱정하는 일이 없겠지만, 7월 중순까지 접종이 정체되면서 50대 접종이 밀리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잔여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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