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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청년들 "미얀마 민주항쟁 청년들, 난민 지위 인정하라"

난민 지위 인정까지 난항... 우리 정부, 6684건 중 52명 인정

등록 2021.06.23 17:34수정 2021.06.2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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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얀마 청년들로 구성된 연대단체 '기후-노동-인권악당 막아내는 청년학생 공동행동'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군부 박해를 피해 온 미얀마 시민 4인의 난민 지위 인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취업 등 제한이 많은 '인도적 체류 허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난민' 지위 인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권우성

 
"그들이 한국에 오게 된 것 자체에, 우리나라의 책임도 있음을 지적한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 선 청년정의당 소속 변현준씨의 말이다. 이날 변씨는 한국의 청년·학생들과 재한 미얀마 청년들로 구성된 연대체 '기후·노동·인권악당 막아내는 청년학생 공동행동(공동행동)'이 마련한 미얀마 쿠데타 난민 4인의 난민자격 승인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여전히 포스코를 위시한 한국기업들은 미얀마 군부의 자금줄이 되고 있다. 미얀마 시민들을 학살하는 총탄과 무기의 자금줄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나몰라라하고 있다. 아무리 애타게 돈의 흐름을 멈추라 외쳐도, 그들은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반복하고 있다. 그사이 미얀마 시민들의 죽음은 이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변씨는 "국민연금은 포스코의 주요 주주"라면서 "한국 정부 역시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제 앰네스티가 지난 2020년 9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미얀마에 설립된 미얀마포스코C&C는 미얀마 군부가 소유한 기업인 미얀마이코노믹홀딩스(MEHL)와 합작법인 두 곳을 운영 중이다. 미얀마포스C&C는 군부가 소유한 부지에서 임대계약을 맺고 건물을 올리기로 했다. 미얀마포스코C&C의 지분 30%를 MEHL이 가지고 있다.

앞서 10일, 20~30대로 구성된 미얀마인 여성 4인은 인천국제공항에 들어와 우리 정부에 난민 신청서를 제출했다. 미얀마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최초의 난민 신청이다. 

이들 4인은 한국을 경유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들어가는 항공권을 끊고 국내에 입국했다. 당초 인천국제공항에서 9시간 대기한 후 두바이로 향해야 했지만 '정치적 박해'를 이유로 난민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현재 출입국외국인보호소에 머물러 있다.
 

미얀마 유학생의 호소 "난민 신청한 시민들을 보호해주세요" 기자회견에 참석한 미얀마 유학생이 지난 3월 3일 미얀마 제2도시인 만달레이에서 열린 쿠데타 반대 시위 도중 군경의 총격으로 사망한 19세 여성 치알 신이 입었던 'Everything will be OK'(다 잘 될 거야)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다. ⓒ 권우성

 
미얀마 청년 4인, 난민 지위 인정받을까?

공동행동은 "미얀마 쿠데타 상황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하루빨리 미얀마 시민들에 대해 난민 지위를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해당 시민들에 대해 난민 지위 인정이 아니라 인도적 체류 허가에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인도적 체류의 경우 취업이 원칙적으로 제한되는 기타(G-1) 체류 자격만이 주어진다. 문제는 언제쯤 정확하게 시민들의 항쟁이 승리해서 쿠데타가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법무부가 이들에 대한 난민 지위를 긴급하고 신속하게 인정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난민 인정이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한국은 1992년 UN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난민협약)에 가입한 이후 1994년부터 난민심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난민인권센터가 지난 3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사람은 재정착 인원을 제외하고 52명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6684건의 난민 신청이 있었던 걸 고려하면 극히 미비한 수준이다. 

1994년 이래 우리사회가 지난해 말까지 받아들인 난민은 총 1084명으로, 난민 요건은 충족 못하지만 강제추방 시 생명·신체의 위협을 받을 위험이 있어 체류를 허락하는 '인도적 체류 허가자' 2370명을 더해도 3400여 명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7만 1032건의 난민신청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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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얀마 청년들로 구성된 연대단체 '기후-노동-인권악당 막아내는 청년학생 공동행동'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군부 박해를 피해 온 미얀마 시민 4인의 난민 지위 인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취업 등 제한이 많은 '인도적 체류 허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난민' 지위 인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미얀마 유학생이 지난 3월 3일 미얀마 제2도시인 만달레이에서 열린 쿠데타 반대 시위 도중 군경의 총격으로 사망한 19세 여성 치알 신이 입었던 'Everything will be OK'(다 잘 될 거야)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다. ⓒ 권우성

 
그만큼 한국에서 난민 인정이 까다롭다는 뜻이다. 이날 공동행동은 '이란 소년'으로 알려진 김민혁군의 사연을 언급하며 "김민혁군은 친구들의 도움으로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지만 똑같은 이유로 한국에 온 민혁군 아버지는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다 몇 년이 지난 얼마 전에야 난민 인정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이란 소년 김민혁군은 아버지와 함께 지난 2010년 한국에 입국했다. 국내에 들어온 뒤 종교를 바꿨다. 이란의 무슬림 율법에서 개종은 최대 사형까지 선고 받을 수 있는 중죄이기 때문에 박해 가능성을 이유로 난민 신청을 했다. 하지만 민혁군 아버지는 2016년과 2018년 난민신청에서 모두 거절당했다. 

난민법에서 '난민'이란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인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박해를 받을 수 있다고 인정할 충분한 근거가 있는 공포로 인하여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보호받기를 원하지 아니하는 외국인"으로 정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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