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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의 불쾌 "기자들이 윤석열만 물어, 난 모른다"

윤석열 출마선언 한 날 홍도 차기 대권행보 공식화... "X파일? 윤에게 집중적으로 물어라"

등록 2021.06.29 16:38수정 2021.06.2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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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인뎁스 조사 결과 국민보고 및 미래비전 추진 계획 발표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난 윤석열을 잘 모른다. 제가 93년도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하면서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을 때 윤 전 검찰총장은 대구지검 초임검사였다. 10년 이상 차이가 난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29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 답변이다. 최근 "당 밖 후보군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 달라"는 당의 경고를 의식하면서도 야권 유력 대선주자로 부각된 윤 전 총장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셈이다. 참고로, 홍 의원도 같은 날 오후 전국 818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면접조사(인뎁스 조사) 결과에 대한 국민보고대회를 열면서 차기 대선도전을 공식화했다.

홍 의원은 이날 조사결과 발표 후 이어진 질의응답 마무리 때 "요새 제가 좀 힘든 것이, 제 얘기를 해야 하는데 기자들이 윤석열 얘기부터 묻는다. 그런데 저는 윤석열 X파일을 모른다. 아는 게 있어야 대답하지"라고 말했다.

특히 "(내가) 원론적인 답변을 하면 '윤석열을 디스(disrespect의 준말)했다'고 기막히게 쓴다"며 "난 윤석열을 잘 모른다. 제가 93년도 슬롯머신 사건 수사하면서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을 때 윤 전 총장은 대구지검 초임검사였다. 10년 이상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검찰의 후배고 지난 여름에 무엇을 한지 다 알고 있는 홍준표 후보께서 (X파일을) 가장 정확히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불쾌감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그 사람(송영길) 기가 막힌 게, 알면 지가 더 잘 알겠죠. 여당이고 정부 수사기관 보고도 받고 자료도 다 모아놨다고 주장했잖아"라며 "느닷없이 날 물고 들어가서 쏙 빠지려고 하고, 요새 좀 황당하다. 왜 이런 식으로 판을 짜려고 하는지"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석열 X파일을 만들었다면 자기(여권)들이 만들었을 것 아니냐, 야권에서 (X파일이) 터져나왔다는데 자기들이 만들어서 우리한테 넘겨줬을 것이다. 넘겨받은 분은 '얼싸 좋다' 하고 한 번 얘기해본 거다"며 "X파일은 윤 전 총장한테 가서 물어보시라. 오늘 출마선언했다는 데 거기 가서 집중적으로 물어보시라"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행사 후 기자들을 만나서도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그는 윤 전 총장의 출마선언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윤 전 총장이) 우리 당에 들어와서 당내 경선에 참여하는 것이 옳다. 상호 공정하게 하고 정책 대결도 하고 도덕성 검증도 하고 그렇게 경선 일정에 참여하는 게 좋다"고 답했다.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국정운영이 쉬운 게 아니다'고 했는데 윤 전 총장이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엔 "그건 윤 전 총장한테 가서 물어봐야 한다"고 답했다.


"대기업 중심가, 초고층 개발해야... 왜 세금 들어가는 신도시 정책 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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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인뎁스조사 결과 국민보고대회'에 참석, 행사 도중 이준석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한편, 홍 의원은 이날 "미래를 위한 번영, 기회를 위한 공정, 모두를 위한 안전, 희망을 위한 행복"을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4대 시대정신'으로 규정하면서 자신의 미래 비전을 일부 밝혔다. 기업의 자율성 확대나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중심의 부동산 정책, 사형제도 현실화, 병역 가산점제 주장 등이 눈에 띄었다.

우선, 그는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을 강조하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없어진 일자리만 하더라도 수십만 개"라고 주장했다. 특히 "기본적으로 일자리는 민간(기업)이 만드는 건데 억압하고 간섭하고 갑질해서 민간이 투자의욕을 갖지 못하게 했다"며 "그러니 (기업이) 전부 돈을 벌면 사내유보금으로 쌓아놓고 '이 정권 끝나고 보자' 이런 식으로 해 일자리가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행 종합부동산세가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된다면서 "올해 세금이 30조 더 걷혔다는데 경제성장이나 선순환 덕이 아니다. 국가가 수탈한 것"이란 주장도 펼쳤다. 무엇보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자유시장에 맡겨야 한다"면서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주장했다. 구체적으론 "대도시 중심가는 초고층으로 개발해야 한다. 그래야 직장과 근접해 트래픽(교통량)이 줄어든다"며 "신도시를 만들면 국민세금을 들여서 도로와 철도를 놔줘야 한다. 왜 세금 들어가는 신도시 정책을 써야 하느냐"고 주장했다.

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표 브랜드인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공개 비판했다. 홍 의원은 "기본소득을 제대로 시행하고 있는 곳은 알래스카뿐"이라며 "어쩌다 1번 정도 30만 원 받는다고 가계 살림에 도움이 되겠나. 매달 200~300만 원 주는 세상이라면 이해하겠지만 그렇게 할 수 없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병역 복무에 따른 가산점도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취업 때나 공무원이 될 때 병역 복무에 따른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며 "미국은 군대에 입대하면 시민권을 주기 때문에 자원입대하는 사람이 상당수 많다. 군 복무 후엔 평생 연금도 주는 데 우리나라는 아무런 혜택 없이 군 복무를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윤석열 #국민의힘 #재개발 #병역 가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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