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반기문, 찾아온 윤석열에게 "열심히 하면 유종의 미 거둘 것"

윤석열 "제2의 반기문? 비판은 자유니까 존중...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등록 2021.07.15 14:18수정 2021.07.15 16:02
40
원고료로 응원
a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15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반기문재단에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을 예방, 악수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열심히 하시면 유종의 미를 거두지 않을까."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건넨 말이다. 차기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윤석열 전 총장은, 15일 오전 반기문재단을 찾아 반 전 총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9대 대선 당시, 공식 출마선언을 했으나 일주일 만에 불출마 의사를 밝히며 중도 포기했었다.

반기문 "앞으로 많은 난관 있을 것... 계속 열심히 노력하라"

이날 윤석열 예비후보는 "진즉 찾아 뵙고 가르침도 받고 해야 하는데 많이 늦었다"라고 인사했고, 반 전 총장은 "오늘 처음 뵈었는데, 언론을 통해 많이 뵈었기 때문에 아주 오래 안 분 같다"라고 화답했다. 그는 윤 예비후보를 향해 "검찰총장으로 많은 노력을 하셨고, 공정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많이 노력한 것에 대해 치하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대통령 예비후보로 등록하셨던데, 상당히 분망(奔忙)하셨을 텐데도 여기까지 찾아줘서 감사하다"라며 "아마 앞으로 많은 어려움과 난관이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일단 예비후보로 등록하셨고, 국가를 위해서 헌신하겠다는 뜻을 발표하셨으니까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열심히 하시면 유종의 미를 거두지 않을까, 국민 신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계속 열심히 노력하시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비공개로 전환된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 앞에 선 윤 예비후보는 "반 전 총장께서는 '국가안보라는 것은 어느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고, 국민의 모든 것을 앗아갈 수 있기 때문에 한시라도 안보태세를 잘 유지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라며 "'국방도 중요하지만 국가 간 동맹체제가 매우 중요하다' '오랜 전통인 한미간의 확고한 안보동맹을 잘 유지해서, 이걸 기초로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라고 말했다.

그 외에도 "'대북문제와 관련해서도 늘 일관성 있는 원칙과 예측 가능성을 가지고 남북관계를 추진해야 시간이 걸리더라도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UN 사무총장을 하시면서 지구적인 문제, 특히 기후협약을 주도하시며 세계적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셨기 때문에 '국가를 경영할 때도 지속가능한 성장,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유념하고 저개발국 지원을 통해 대한민국의 국제사회에서의 국격을 올려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셨다" 등의 말을 전했다.


그는 반기문 전 총장의 영문 저서인 'Resolved'를 보여주며 "'글로벌 비전을 가지고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헌신하시길 기원한다'고 자필 서명해주셨다"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반기문, 당시 사정 얘기...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a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반기문재단에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예방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일각에서는 윤 예비후보를 반기문 전 총장에 비교한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린다는 점, 특정 정당에 가입하지 않고 제3지대에서 대선 출마를 준비한다는 점, 보수 성향을 띈다는 점 등에서 유사점을 찾는다. 그러나 뚜렷한 비전이나 정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중도 하차한 반 전 총장처럼 윤 예비후보의 대권 도전 역시 성공하기 어렵다는 비판적 전망이 전재돼 있다.

이날 기자들로부터 '지난 대선과 관련한 이야기도 나눴느냐'라는 질문을 받자, 윤 예비후보는 "많이 나누지는 않았다"라며 지속가능한 성장과 기후협약 문제, 탄소중립정책과 탈원전 등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눴다고 설명했다. 정당 밖에서 대선을 준비하는 데 대한 조언도 "따로 없었다"라고 말했다.

반기문 전 총장의 대선 중도하차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는지 묻자, 그는 "당시 사정 같은 이야기를 말씀하셨는데, 당시 갑작스러운 사정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 때문에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라며 "그 외에 특별한 말씀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19대 대선과 다가올 20대 대선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뉘앙스다. 그는 자신을 향한 '제2의 반기문'이라는 비유에 대해서도 "비판은 자유니까 얼마든지 존중하겠다"라고 짧게 답했다.

한편, 윤 예비후보는 국민의힘에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관한 질문도 받았다. '정반대의 전략을 취했는데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윤 예비후보는 "전략이라기보다는, 정치하는 분의 각자 선택을 존중한다"라며 "어느 것이든 정치하는 분들 각자의 상황에 대한 판단과 선택을 존중한다"라고 반복했다. 본인의 입당과 관련해서는 "말씀을 많이 드려서, 제가 그걸 계속 언급하는 건 부적절한다"라면서 여전히 거리를 뒀다.

국민의힘 입당이 늦어져 보수·야권 지지자들이 피로감을 느낀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분명히 손해가 있더라도, 제가 한 번 정한 방향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걸어가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하락세를 겪는데 대해서도 "지지율이란 게 하락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느냐"라며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a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반기문재단에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예방을 마치고 차량에 오르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반기문 #대통령선거
댓글4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3. 3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4. 4 시속 370km, 한국형 고속철도... '전국 2시간 생활권' 곧 온다
  5. 5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